동수의 방.

'애어른'이었다. 동수는 아침 6시면 혼자 일어나 조용히 학교 갈 준비를 했다. 맞벌이로 피곤한 엄마가 잠을 설칠까봐 아침까지 다 먹고 난 뒤에야 엄마에게 인사를 했다. 조르는 법을 모르고, 늘 여동생에게 양보하는 듬직한 아들이었다. 엄마는 그런 동수가 늘 자랑스러웠다.
귀여운 구석도 있었다. 동수의 유품은 '포켓몬 카드'다. 어린 시절 즐겨 본 만화 속 캐릭터가 그토록 좋았는지 동수는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포켓몬 카드를 버리지 않았다. 양쪽 귀퉁이가 닳을 정도로 자주 갖고 다녔다. 로봇에도 푹 빠져있었다. 동수는 학교에서 로봇동아리 활동을 했다. 가족여행을 마다할 정도로 열심이었다. 그렇게 함께 웃고 떠들던 동수와 친구들은 이제 몇 장의 사진으로만 남아 있다.
동수가 떠난 뒤, 엄마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동수가 고등학생이 되고서는 매일 밤 10시 45분쯤 집에 왔어요. 지금도 그 시간만 되면… 저도 모르게 계속 현관문을 바라보게 되네요." 엄마는 오늘도 밤 10시 45분이면 현관문을 바라본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동수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