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묵이의 방

18세 강승묵의 방이다. 승묵이는 음악이 하고 싶었다. 어릴 적 가슴에 담았던 꿈이 고등학생이 되어서까지 이어졌고, 서울예대와 버클리음대 입학을 바라보며 음악인의 삶을 원했던 외길 인생 소년이다. 악기를 처음 접한 건 7살 때다. 엄마 따라 드럼을 배웠는데, 어린 마음에도 쿵쿵, 딱딱! 하는 리듬이 좋았다. 신나기도 하고 자신이 치는 대로 소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무척 재밌었다. 다른 악기도 사용해보고 싶었다. 피아노, 통기타, 하모니카를 배웠다. 좀 커서는 편곡도 하고, 음악 공부도 열심히 했다. 바이올린도 연주해보고 싶어서 사 두었는데, 고2 수학여행 이후로 영영 켜보지 못했다.

감성이 풍부하고 새로운 기획을 하는 것을 좋아했던 승묵이는 평소 소설이나 만화책도 많이 읽었다. 그림 그리는 것이나 만들기도 좋아했다. 예술가로서 표현해내야 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을 잘하기 위해 자기만의 감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리라. 거실과 공부방에 놓인 책장에는 그동안 승묵이가 섭렵해나간 것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좋아하는 것을 읽고, 쓰고, 그리고, 만들고, 음악으로 표현하고……. 내적으로 자신을 성장시키면서 나만의 것을 만드는 삶. 어른도 성취하기 어려운 자유로운 삶을 어린 승묵이는 자연스럽게 살아냈다.


열여덟 살은 어른의 모습과 어린이의 감성이 공존하는 나이다. 음악인은 어른의 성숙함과 어린이의 감성이 공존하는 사람이다. 열여덟 살, 음악인을 꿈꾸었던 승묵이는 이 둘을 다 갖추었던 사람이다. 승묵아 그거 아니? 물속에서도 소리가 들린단다. 물을 통해서도 소리는 퍼져나간단다. 그러니 네가 세상에서 친구들과 했던 것처럼 그곳에서도 새로운 친구들과 밴드도 만들고 좋아하는 음악도 하면서 재미나게 지내면 좋겠다. 어느 날 바다에 갔다가 두근두근 심장으로 들리는 음악이 있다면 승묵이가 그런 거라고 생각할게. 꼭 그렇게 믿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