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만이의 방

영만아, 우린 네가 “너라서 좋아!” 영만이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영만이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다. 기도와 식도가 붙어 있는 ‘기관지 식도루’라는 병을 가지고 태어나, 세상에 나온 지 5일 만에 큰 수술을 받아야 했던 영만이였지만 늘 지금을 소중히 여기고 미소를 잃지 않아 주변에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파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온순하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어떠한 일에도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지도 않았고, 걱정도 없이 늘 밝고 실실 웃는 얼굴로 마냥 어린아이 같이 순수하고 사춘기도 없이 지난 예쁘기만 했던 아들. 학교도 너무 재미있고 친구들도 너무 좋다며 매일매일 행복하다고 했던 아들.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언제나 엄마에게 애인 같고 친구 같았던 아들.” (참고문헌 한겨레신문 <잊지 않겠습니다> 中 ‘그리운 날, 네 옷에 얼굴을 묻고 네가 걷던 그 길을 바라본단다’)

과학을 좋아했던 영만이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를 연구하는 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또한 매우 영리했던 형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세계의 여러 나라와 국기 등에도 관심이 많았고 형제는 <세계의 국기와 국가>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보고 또 보곤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각 나라와 국기에 관련된 퀴즈 맞추기에서 1등을 해 유쾌한 얼굴로 엄마에게 자랑을 한 적도 있다. 자라면서는 언제 몸이 약했냐는 듯이 운동도 즐기고 심지어 잘 하기까지 했던 영만이, 랩을 즐겨 듣고 키네틱 플로우의 ‘몽환의 숲’을 멋지게 불렀다는 영만이… 이렇게 다양한 관심사와 재능을 가진 영만이가 이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다.

영만이가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TV프로그램 <텔레토비>의 뚜비 인형이 아직도 영만이의 방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며 영만이가 얼마나 정이 깊은 아이였는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영만이를 아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영만이가 남긴 물건들까지도 ‘영만이가 영만이어서 참 좋았다고, 참 고마웠다고’ 말하고 있는 것만 같은 영만이의 방이다. (참고문헌 416 구술증언록 <그날을 말하다> 2학년 6반 제4권 ‘영만 엄마 이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