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의 방

장주이의 방이다. 주이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해야 할까. 엉뚱하지만 발랄하고, 타인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만 터프하고, 솔직하다 못해 화끈한 아이가 주이다. 엄마 뱃속 태아 시절에는 머리둘레가 작아 부모님의 걱정이 컸다고 하는데, 태어나서는 아무 걱정 없이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아주 단단한 아이로 잘 컸다. 주이의 책상을 보면 재미있는 것이 책은 별로 없는데, 기타와 3리터짜리 10년 산 매실주가 눈에 들어온다는 점이다. 여학생 방에 대한 고정관념의 시선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좀 독특하다.

기타는 중학교 때 잠깐 좋아해서 치기 시작했는데, 독학으로 연주를 했다고 한다. 그 흥미가 길지는 않아서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자주 손이 가지 않던 아이템이다. 매실주는 무슨 이유로 장식을 해놓았는지 궁금하다. 주이의 성격을 통해 짐작했을 때, 위풍당당한 느낌의 대범한 사이즈가 마음에 들었을 것 같다.


이 문짝의 상흔은 주이가 오빠와 싸우다가 발로 차서 생긴 것이다. 으뜸이와 에이미가 매일 투닥거리는 프로그램 <흔한 남매>의 주인공들이 이 집에 살고 있었나보다. ‘현실 남매’ 관계를 잘 보여주는 리얼리즘 사진 같다. 한때 태권도 승급 심사에서 상을 휩쓸었던 주이가 그 기술을 오빠와 싸울 때 써먹었다. 그래도 오빠에게 직접 쓰지 않고 방문에다 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당시 주이는 진지했겠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웃음이 난다.


급식 식단표를 식권처럼 잘라 꼭 필통에 넣고 다니던 주이. 필터 없이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냈던 주이가 꿈꾼 직업은 장교다. 멋지게 제복을 입고 각 잡고 호령하는 주이를 상상해보자. 정말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