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이의 방.

장군 장, 영화로울 영. ‘물을 헤치고 영화롭게 된다’는 뜻의 이름이었지만 정작 널리 불린 것은 성과 이름 한 자를 붙인 ‘심장’이란 별명이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심장 같은 아이였다. 코와 입, 두상을 빼다 박은 아들이 태어났을 때 엄마는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심장 같은 아들, 엄마의 전부였던 장영이는 참사 4일 만에 돌아왔다. 안아보고, 비벼보고, 뽀뽀도 해봤지만 아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장영이의 큰 키와 긴 다리는 아빠 붕어빵이었다. 아빠는 그런 장영이가 자랑스러웠다. 장영이도 아빠를 살뜰하게 챙겼다. 편도암을 앓고 있는 아빠가 병원에 가는 날이면 장영이는 종종 따라왔다. 그런 장영이가 바다에 갇혔다는 소식을 들은 날, 아빠는 병상을 박차고 학교로 달려갔다. 자신의 고통보다는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있을 아들 생각에 가슴이 더 아팠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희망을 놓지 않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아빠는 이제 장영이 때문에 거리를 서성인다.
장영이는 평소 사진을 잘 찍으려고 하지 않았다. 아들의 예쁜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간직하고 싶었던 엄마는 몰래 한두 장씩 사진을 찍곤 했다. 그렇게 찍은 사진 몇 장만 남기고, 아들은 먼 길을 떠났다. 엄마는, 아빠는, 심장이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