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국내에 개봉된 '모텔선인장'이란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극히 제한된 여관방에서 모든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된 영화였다. 이번 낙타(들)이란 영화도 모텔의 주배경이 된다. 그리고 이번에는 두 남녀 주인공 이외에는 등장인물도 없다.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뉴커런츠 부문)을 수상하는 등 작가로서의 가능성은 인정받았던 그가 4년만에 '낙타(들)이란 흑백 디지털 영화을 들고 다시 부산을 찾았다.

- 이번 영화의 제작기간이 짧았다는데

굉장히 짧았다. 지난 3월에 이 영화을 하기로 결정했고, 3개월 준비하고 12일만에 촬영을 마쳤다.

- 12일만에 촬영한 것은 제작비와도 연관이 있었는가

그렇다, 제작비와 관계도 있었고 티저털 영화이기 때문에 순간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시나리오도 없었기에 즉흥성을 위해선 타이트한 촬영일정이 필요했다.

- 등장 인물이 두 남녀 외에 없는데

중년부부의 하룻밤 불륜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다른 인물의 등장은 필요가 없었다.

- 디지털로 만든 이유는

일단 저예산으로 제작 할수 있었고, 디지털만이 가지고 있는 현장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지털 영화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 낙타하면 사막의 황폐함의 느낌이 든다. 그리고 (들)이란 의미는 무엇인가?

제목의 낙타는 큰 의미가 없다. 이전 영화가 '사막'이었는데 그 연장선에서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들)의 의미는 한 사람이 아닌 우리들이 될 수 있기에 그렇게 했다.

- 지난 영화 모텔선인장에서도 그러했고 이번 영화도 모텔이 등장한다. 모텔의 의미는?

내가 불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텔에 대해서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다. 모텔이란 것이 소우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인생의 함축적인 의미를 표현할 수 있는 장소라 생각되어진다.

- 영화를 흑백으로 만든 이유가 있는가?

오래 전부터 흑백영화에 관심이 있었다. 그리고 중년남녀의 하룻밤을 애기하는 데 흑백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 해외 영화제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여러 영화제에서 초정하겠다는 제안이 있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좀 지루해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도 지루한 영화다. 하지만 영화을 관객들을 괴롭히려고 만든 게 아니다. 지루하지만 영화를 묵묵히 지켜봐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 이번 영화제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과 감독으로 참여한 작품 두 개를 들고 나왔는데 영화제에서 두 영화 상영에 모두 참석했을텐데 느낌의 차이는 있는가?

물론이다. 내가 감독으로 참여한 작품을 상영하는 곳에 갈 때가 훨씬 더 긴장감이 있고 떨렸다. 프로듀서로 참여한 영화는 무언가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감독에게 잘못을 미룰 수 있지 않은가?

- 영화제 후 일반극장 상영계획은 잡혔나

아직 잡히지 않았다. 영화제 후 여러 사람들과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은 있는지

항상 계획은 많은데 그 계획을 현실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여건이 가능한 프로젝트부터 촬영할 것이다.

- 낙타(들)이란 영화가 '사막'의 연장선으로 3부작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그리고 다음 작품에도 모텔이 등장하는가

'사막'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 맞고 3부작으로 제작할려고 한다. 아마 다음에도 모텔은 등장할 것이다.
2001-11-16 00:17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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