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한대수>를 찍은 장지욱은 20대 중반의 젊은 감독.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답변으로 관객의 웃음을 이끌어내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만들었다. "첫 상영때에는 한대수 씨도 모셨었는데 개인 사정으로 먼저 서울에 올라가시며 무척 아쉬워하셨다"고 전했다. 공동 감독한 이천우 감독도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 어떻게 한대수 씨의 다큐를 찍을 생각을 했나. 나이도 젊은데.
"보시다시피 난 젊다.(웃음) 스매싱 펌킨즈 내한공연 리뷰를 찾으러 웹서핑을 하다가 한대수 씨의 홈페이지를 발견했고 다큐를 찍을 수 있는지 메일을 보냈다. 다음날 바로 오라고 하시더라. 비누랑 소주 광고로만 쓰지 않으면 된다고 하시며.(웃음) 아버지가 한대수 씨를 좋아하셔서 많이 듣고 자랐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인이고."

- 미국에서의 삶은 왜 언급하지 않았나.
"우선 비자 문제와 '화폐문제' 때문에.(웃음) 어차피 그의 삶을 모두 보여주는 건 나로선 불가능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음악에 관한 것만 찍자고 생각했다.

- 인간 한대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나이는 얼마 안 되지만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분이라고 말하고싶다. 담배 피고 여자 꼬시는 것 등등(장내 폭소). 워낙 다재다능하시고 영감으로 가득 찬 분이셔서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

- 중간에 술 한 잔 하며 찍은 부분에 대한 에피소드는?
"그건 내게 주시는 노래였다. 여자문제로 고민상담을 했더니 "여자는 문제야~" 하는 노래를 지어주신 거다.(웃음)"

- 제작비와 기간은?
"나도 잘 모른다. 테잎 사면 찍고 카메라도 빌려 찍고 해서. 나중에 디지랩 다니시는 이천우 씨께서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시며 도움을 많이 주셨다. 기간은 1년 반."

(옆에 있던 관계자)"한대수 선생님은 '화폐 25만원 들었다'고 하신다."

- 영화를 보고 난 한대수 씨 반응은?
"아주 좋아하셨다. 그래서 기뻤는데 사실 개인이 자기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이는게 쉽지 않잖은가. 상처받을 수도 있고. 한대수 선생님도 어떤 부분은 찍지 말라고 가리고 그러셨다. 결과적으로 그래서 더 좋은 작품이 나왔지만.(웃음) 대상을 해치지 않았다는 게 가장 기쁘다."

- 한대수 씨의 사진에 관한 이야기는 왜 뺐나.
"좀 있으면 개인 사진전을 하시니 거기 가서 보시는 게(웃음.) 워낙 다재다능하셔서. 다 담기가 어려웠다."

- 대상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것 같다. 그를 보고 영감 받았다면.
"시각이 넓어졌달까. 말씀해주시고 전해주시는 게 많아 바로바로 받아들이기가 벅찰 정도였다."

- 음악 삽입 의도와 추천음반은.
"각 장면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음악을 넣었다. 음반은 모두 추천. 구하기 힘든게 흠이다."

- 주제를 대중문화로 잡은 이유는.
"사회적 시각을 가진다면 대상을 도구화하는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 자신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고 싶었다. 내가 사회적 시각을 잘 모른다는 점도 있고(웃음)."

- 어떤 작업을 구상 중인가.
"아직 학생이라 졸업하는 게 목표다(웃음)."
2001-11-14 13:26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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