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다큐멘터리네트워크'를 설명하는 김동호 집행위원장
ⓒ 임순혜
10월 11일 부산 조선호텔에서 가진 '제1회 아시아 다큐멘터리의 밤'에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 영화제가 10주년을 맞아 다큐멘터리나 실험영화 등 소위 비주류 영화의 활성화 방안으로 아시아 다큐멘터리 활성화 방안을 모색, '아시아 다큐멘터리 네트워크(Asian Documentary Network)'라는 포괄적 개념의 펀드를 만들어 운용한다고 밝혔다.

아시아 다큐멘터리 네트워크는 기존의 운파펀드와 영산펀드 외에도 올해부터 새롭게 펀드를 제공하는 동서아시아펀드, 경성펀드, 협성르네상스 펀드, 유니코리아펀드가 추가되어 총 6개의 펀드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다큐멘터리 제작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이들 펀드는 아시아의 다큐멘터리 문화의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 다큐멘터리 네트워크는 다큐멘터리의 지원 취지를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한편 보다 효율적으로 펀드를 운용하기 위하여 부산국제영화제의 책임하에 '아시아 다큐멘터리 네트워크' 산하에 각 펀드의 지원작들을 적합하게 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후 펀드 운용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하고, 상시적으로 펀드 지원 주체의 존재를 대내적으로 인식 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밝혔다.

▲ 운파펀드 수상자 하준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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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집행위원장의 아시아 다큐멘터리 네트워크 소개에 이어 아시아 다큐멘터리 펀드 수상자 시상식이 이어졌다.

와이드 앵글에 상영된 한국 다큐멘터리 중 최우수작을 선정, 운파장학재단에서 2천만원을 수여하는 '운파펀드'에는 한국의 하준수 감독의 <꼬레엥 2495>과 한국의 김태일 감독과 일본의 카토 쿠미코 감독이 공동 연출한 <안녕 사요나라>가 선정되었다.

<꼬레엥 2495>는 프랑스에 보관 중인 외규장각 문서 반환 문제를 충실한 자료와 논리를 바탕으로 꼼꼼히 기록해, 제국주의에 의한 문화 침탈의 실상과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전해 주고 있다. 특히 실증적 다큐멘터리의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이유로 선정됐다.

▲ 김태일감독을 대리하여 수상하는 김동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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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사요나라>는 야스쿠니 신사로 대변되는 국가 폭력의 실체를 드러내면서, 평화를 위한 한국과 일본의 공동 활동을 담고 있다.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폭력에 저항하는 양심적 시민들의 교류를 통해 국가 간의 갈등을 뛰어 넘는 지혜를 제공하는 영화로, 단순한 환기가 아니라 현실의 역동적 변화로서 다큐멘터리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 영산펀드를 수상하는 공미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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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대학교에서 한국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에 1천만원을 수여하는 '영산펀드'에는 공미연 감독의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가제)>가 선정됐다.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가제)>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한국인의 의식을 지배하는 배타적 민족주의가 기억과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발견하려는 다큐멘터리. 상황과 사건보다 한국인의 관념의 저변을 담아내려는 야심 찬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 '동서아시아펀드'를 수상하는 두하이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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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학교에서 아시아 프로젝트에 2천만원을 수여하는 동서아시아펀드에는
중국의 두 하이빈 감독의 <바위언덕>이 산정됐다.

두 하이빈 감독은 <철길 따라>(2001) <아름다운 남자>(2005) 등 중국의 개방의 그늘과 사회적 편견에 관심을 보여왔다. <바위언덕>은 베이징 북동부의 탄광의 광부를 1년여에 걸쳐 관찰한 다큐멘터리로 개방 이후 중국의 빈부격차, 도농간의 갈등 등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이 있고 진지한 시각을 보여주었다.

▲ '경성펀드'를 수상하는 태준식 감독
ⓒ 임순혜
경성대학교에서 한국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에 1천만원을 수여하는 '경성펀드'에는 한국의 태준식 감독의 <필승 연영석>이 선정됐다.

<필승 연영석>은 게으르고 자유분방하지만 누구보다 끈질기게 저항의 노래를 불러온 노동가수 연영석의 일상을 담은 인물 다큐멘터리. 주제와 명분을 앞세우지 않고 인물의 구체적인 관계와 사소한 행동에 집중함으로써, 기존의 사회성 다큐멘터리의 한계를 돌파하는 작품이다.

▲ '협성르네상스펀드'를 수상하는 김진열 감독
ⓒ 임순혜
협성르네상스에서 한국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에 1천만원을 수여하는 '협성르네상스펀드'에는 한국의 김진열 감독의 <진옥 언니, 학교 가다>가 선정됐다.

<진옥 언니, 학교 가다>는 1999년 <여성 장애인 김진옥씨의 결혼이야기>를 만들었던 김진열 감독이 6년이 지난 오늘 또 다른 난관에 직면한 여성 장애인의 삶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다. 일회성 관찰이나 뜨거운 고발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지속적이고 따뜻한 관찰로서의 다큐멘터리의 가치를 되새기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참석못한 최현정 감독을 대리해 유니코리아펀드를 수상하는 배급사 필름 메신저의 최윤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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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션패션에서 한국다큐멘터리프로젝트에 1천만원을 수여하는 '유니코리아펀드'에는 한국의 최현정 감독의 <먼 나라에서 온 편지>가 선정됐다.

<먼 나라에서 온 편지>는 고 이응노 화백의 조카이며 함께 화가의 길을 걷던 이희세씨의 프랑스 망명 생활을 그린 인물 다큐멘터리. 객관적 관찰기라기보다 관찰 대상자의 이념적 성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연출자의 고민과 탈 이념 시대를 살아가는 노 민족 운동가의 번민이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야마가다영화제에 참가하고 있는 김태일 감독의 '운파펀드'를 대리 수상한 김동원 감독은 "다큐멘터리는 그동안 사회 진보와 인권을 수호해 왔다"고 밝히고 "아시아네트워크펀드가 아시아의 다큐 문화를 발전 시키고 아시아 각국의 인권과 평화를 지키는 데 유효하게 쓰였으면 한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 전체수상자와 펀드 대표들
ⓒ 임순혜
2005-10-12 17:1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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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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