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륨을 조금 높여보세요. <태권 브이> 주제가가 나옵니다. [편집자말]
@IMG1@무려 20년의 세월이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시절 동안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는 친구를 애타게 기다렸다. 70~80년대 유년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태권 브이>는 잊을 수 없는 영원한 추억의 친구였다. 지난 76년 김청기 감독에 의하여 국내에 첫 탄생된 이후, 필름 분실과 재발굴, 디지털 복원 작업이라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 2005년 10월 11일, <태권 브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의 밤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수많은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IMG2@"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유년 시절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친숙한 주제가가 울려퍼지며 오프닝 크레딧과 함께 <태권 브이>가 두 팔을 뻗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위용을 드러내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성이 수영만 하늘에 울려퍼졌다. 어렵게 소실된 필름이 발굴된 이후, 약 3년간 무려 1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어 추진되었던 <태권 브이> 복원 사업은 이로써 성공적인 결과물을 배출하기에 이르렀다. 험난하고 까다로웠던 디지털 공정의 수고를 반영하듯, 새롭게 선보인 로보트 태권브이는 예전의 빛바랜 필름에서 디지털 색보정을 통해 보다 선명한 색감과 음향 효과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IMG3@<태권 브이> 부활의 여정, 이제 다시 시작이다 특히 이날 시사회장에는 10월 중순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 2천명이 넘는 관객들이 운집하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아이와 함께 입장한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지만, <태권 브이>에 대한 애착과 향수를 간직한 마니아 팬들이나 젊은 애니메이션 동호회원들도 다수 참석했다. 세대는 저마다 달라도 공통점은 <태권 브이>에 대한 애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어른들에게 유년 시절의 향수를, 지금의 유년 세대에게는 아버지 세대의 감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존재로 <태권 브이>는 가치를 갖는다. 일부 관객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옛 추억을 더듬으며 <태권 브이>의 장면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즐거운 장면에서는 환호를 지르기도 하며 영화 간간이 <태권 브이>의 주제가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과 따라부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IMG4@어쩌면 <태권 브이>보다 더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는 바로 깡통 로봇. 상영된 영화에서 오랜만에 깡통 로봇의 정다운 얼굴과 목소리가 등장하자 일부 관객들은 박장대소하며 반가움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시사회장에는 <태권 브이>의 창조자이기도 한 김청기 감독도 참석했다. 김 감독은 이날 몰려든 관중들과 새롭게 탄생한 <태권 브이>의 모습에 감격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날 공개적으로 <태권 브이> 탄생 30주년을 맞이하는 2006년에 새로운 버전의 <태권 브이>를 부활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먼 길을 돌아 <태권 브이>가 다시 날아올랐다. 이제 한국 애니메이션의 전성기였던 과거를 현재로 계승하는 임무가 남아 있다. 안타깝게도 <태권 브이>의 출발은, 일본 만화 <마징가 제트>의 모방이라는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애니메이션의 역사가 일천한 한국에서 과거 <태권 브이>는 희망의 상징이자 새로운 도전을 위한 출발점이 되었다. 이제 과거의 향수를 딛고 서서 새로운 출발선에서 다시 도전을 시작할 때다. @IM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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