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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는 대자보들 "“우리는 안녕하지 않습니다”"
 응답하는 대자보들 "“우리는 안녕하지 않습니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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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고 있다. 지난 10일 한 대학생이 교내 게시판에 붙인 '안녕들 하십니까'란 대자보에 대학생과 시민들의 대자보, SNS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응답'하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안녕하지 못하다"며 철도노조 파업,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무한경쟁 문제 등 오늘날 한국사회의 현실을 두고 안타까움과 아픈 마음을 공유하는 모습이다.

시작은 지난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주현우(27)씨는 이날 파업을 시작한 철도노조 조합원 약 4000명이 직위 해제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밤새 고민했다. 10일 오전, 그는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직접 손으로 쓴 대자보를 붙여 사람들에게 물었다.

"안녕들 하십니까?"

주씨는 당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전혀 안녕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 역설적으로 묻고 싶었다"며 "앞으로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무엇이 문제이고 뭘 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관련 기사 : "사람이 죽어가는데... 어찌 다들 이리 안녕하신건지").

그리고 불과 며칠 만에 '함께 고민하겠다'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주씨가 대자보를 붙인 날, 뒤이어 많은 대자보가 같은 게시판에 등장했다. '정대후문 게시판'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생겨났다.

다른 대학에서도, 페이스북에서도... "안녕들 하십니까"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지지 확산 고대 경영학과 주현우 학생이 교내 게시판에 붙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화제인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앞에 서 다른 학생들이 지지 대자보를 들고 서 있다.
▲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지지 확산 고대 경영학과 주현우 학생이 교내 게시판에 붙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화제인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앞에 서 다른 학생들이 지지 대자보를 들고 서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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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생들만 '응답'하고 있는 게 아니다. 13일 오전에는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09학번이라는 최종학씨가 "성균관 학우 여러분은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대자보를 교내 게시판에 붙였다. 그는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 시험공부를 하다가 '안녕들 하십니까'란 글을 읽고 아무렇지 않은 듯 또 펜대를 잡았다"며 "그런데 얼마 후 860명의 철도노동자들이 또 직위 해제됐다는 속보를 접했다"고 글을 시작했다.

"문득 처음 성균관을 들어설 때가 생각납니다. …(중략)…잘못된 현실에 맞서고 이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중략)…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습니다.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은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되곤 했습니다.

과연 내가 믿고 있는 생각이 맞는 것인지 스스로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략)…복학하고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안녕한 사람으로 지내고자 노력해 왔었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지기만 합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용기를 내 어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답하고자 합니다. 저는 오늘부터 다시 안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안녕하지 않겠습니다."

서강대와 서울대, 중앙대, 한양대도 '응답'할 예정이다. 주현우씨는 13일 "이들 대학에서도 곧 대자보를 붙인다는 연락을 페이스북으로 접하거나 지인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2010년 "오늘 나는 대학을 거부한다"던 '김예슬 선언' 때처럼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조금씩, 조용히 대학가로 번져가는 모습이다.

주씨의 글에 뜨겁게 반응하던 누리꾼들도 모이고 있다. 12일 페이스북에는 '안녕들 하십니까'란 커뮤니티가 생겼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외치려 합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는 이 커뮤니티에 '좋아요'라고 공감을 표시한 사람들은 13일 오전 11시 40분을 기준으로 벌써 2810명에 달한다.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은 14일 오후 3시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모여 서울역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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