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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한 고려대 학생이 던진 물음에 조용했던 대학가가 술렁입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종북몰이’ 광풍에도 조용하던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하나둘씩 '안녕하지 못하다'고 응답합니다. 더 이상 '안녕한 척' 하지 않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물결처럼 번지는 대자보 속 고민과 아픈 마음, <오마이뉴스>가 전합니다. [편집자말]
아니요, 안녕 못합니다.

"이 미친 세상에 너만은 행복해야해"라는 가사처럼 미쳐 돌아가는 세상입니다. 시베리아의 찬 바람이 부는 연말에는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라는 인사 대신 "부자되세요"가 최고의 인사가 되어버린 지 오래인 세상입니다.

자신에 대한 착취를 넘어서서 시민, 국민, 인민 전체에 대한 착취를 행하려는 국가와 자본에 대해 저항하는 이들에게는 탄압의 칼바람이 몰아닥치는 세상입니다. 그제에 이어 어제도 천명이 넘는 사람이 직위해제를 당했습니다. 직위해제, 절대로 해고는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파업하고 있는 철도 노동자들께 이를 전해드린다면 기뻐할까요. "나 안 짤리는거지?" 하면서 기쁘게 파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하루하루 힘들게들 모두 살아가는 이 세상 속에서요?

고작 하루 만에 4천명을 직위해제 시키고, 파업 이틀 만에 천명을 더 직위해제 시키고 주동자들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엄포를 놓고 있는 세상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시지만 저한테는 "파업하는 놈들은 싹 다 목을 날려버리겠다"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결국 세상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에게 권리가 보장되면 파업이나 한다고 안 된다는 사람이 집권당 국회의원인 나라입니다. 근로기준법, 그 기초적인 권리밖에 담기지 않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어언 4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쌍용차, 콜트콜텍, 현대차 비정규직… 수없이 많은 노동자들은 그 기본적 권리도,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기본권들마저도 인정받지 못하고 차디찬 곳에서 여전히 싸우고 있습니다. 이 미친 세상에 여러분은 안녕하신지요? 행복하신지요?

바보들의 세상에서는 정신차리고 있는 사람이 바보가 됩니다. 이 땅에 살기 위해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투쟁하는 사람들이 소수가 되어버리는 세상은 결국 극히 일부, 극소수를 제외하고 모두가 억압받는 세상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 미친 세상에서, 전 결코 안녕하지 않습니다, 아니 못합니다.

정치외교 09 춘희


태그:#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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