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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한 고려대 학생이 던진 물음에 조용했던 대학가가 술렁입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종북몰이' 광풍에도 조용하던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하나둘씩 '안녕하지 못하다'고 응답합니다. 더 이상 '안녕한 척' 하지 않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물결처럼 번지는 대자보 속 고민과 아픈 마음, <오마이뉴스>가 전합니다. [편집자말]
우리의 세상에서 여러분들은 안녕하십니까?

고려대에서 10일 오전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손글씨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그 전날 진행된 하루만의 파업으로,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4000여 명이 직위해제 되었다며 글쓴이는 자보의 서문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글쓴이는 묻습니다.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기만 하면 이미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당연히 안녕하게 인생을 살 것 같았습니다.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해도 세상이 돌아가는 것은 정치인들 사이의 일일 뿐이라고,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나만 잘 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간혹 들려오는 정치적 이슈들은 그냥 한두 마디 비난을 하며 금세 잊어버렸습니다. 촛불이나 용산 사건도 그냥 그렇게 흘려보냈을 뿐입니다. 그렇게 공부만 열심히 해서 원하던 대학에 입학했는데 왜인지 해가 가면 갈수록 숨이 막힙니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내가 당장 입고 먹고 자며 발 딛고 삶을 살고 있는 곳이 내가 무관심했던 바로 그 세상이었습니다.

지금도 어쩌면 스스로를 안녕하다고, 혹은 앞으로는 반드시 안녕해질 것이라고 자기위안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가 안녕하지 못하다고 인정하는 일은 굉장한 어려움과 어쩌면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의 '세상 사는 이야기'와 '세상 만드는 이야기'가 과연 정말로 다른 이야기인지, 그리고 우리는 누군가가 이에 대해 물을 때 어떤 답변을 들려줄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뒤돌아봐야겠습니다.

국가기관이 대선에 불법 개입한 것이 명백한데도 대통령에게 사퇴하라는 말 한 마디로 국회의원의 제명이 추진되고 있고,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단 며칠의 파업에 지금까지 임직원의 1/4에 가까운 7000명이 넘게 직위해제 당한 그런 세상은,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리고 만들어온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인지 말입니다. 과연 그들은 소설 책에 나오는 것과 같은 하나의 이야기 속의 사람들일 뿐이며 나는 여전히 안녕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말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 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세상에서 여러분들은 안녕하신가요?

10 은수

14일(토) 3시에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민영화 저지 3차 범국민대회", 5시에 같은 장소에서 "철도민영화지지 시국촛불대회"가 있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함께 갑시다. 우리가 만드는 세상입니다.


태그:#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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