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록신의 강림이 승부를 뒤집었다.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순조로운 첫 출발을 알렸다. 코트디부아르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펼친 일본(감독 자케로니)과의 조별리그 C조 1차전 경기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경기장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자연스레 그라운드는 촉촉이 젖었다. 코트디부아르의 간판스타 디디에 드로그바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초반 일본의 기세가 돋보였다. 일본이 경기를 주도했다. AC밀란에서 몸담고 있는 혼다가 원맨쇼를 펼쳤다.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던 혼다는 전반 16분에 전매특허 왼발 슈팅으로 기어코 선제골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선제골을 넣은 일본은 더욱 강하게 코트디부아르를 몰아쳤다. 반면, 이른 시간에 기습적인 실점을 내준 코트디부아르는 일부 선수들의 감정이 곤두서는 모습이 보이는 등 흔들렸다. 전반 20분 일본은 추가골 사냥에 아쉽게 실패했다. 우측면에서 우치다가 수비수를 따돌린 뒤 회심의 왼발 슈팅을 날려봤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전반전은 팽팽한 흐름 속에 일본의 1-0 리드로 마무리되었다. 이어진 후반전에서 코트디부아르가 반격에 나섰다. 반면에 급할 것 없는 일본은 전반과 비교해서 수비 라인을 한층 내리면서 다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상황이 녹록치 않자 코트디부아르는 후반 16분 일찍이 승부수를 띄웠다. 디디에 드로그바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낸 것.

일전에 말 한 마디로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멈추면서 일명 '드록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드로그바의 투입은 잠시 뒤에 그대로 적중했다. 투입 직후 위협적인 돌파를 시도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이어간 드로그바 덕에 일본 수비진에 흠집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19분 마침내 코트디부아르는 동점골을 뽑는 데 성공했다. 보니의 감각적인 헤더 슈팅이 빛났다.

보니는 우측면에서 오리에가 올려준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아, 몸을 던지는 감각적인 헤더로 일본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코트디부아르는 2분 뒤인 후반 21분 순식간에 역전골까지 뽑는 데 이르렀다. 이번에도 같은 루트로 득점이 연결됐다. 마찬가지로 오리에가 우측에서 크로스 연결한 볼을 이번에는 제르비뉴가 깔끔한 헤더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말 그대로 드록신의 효과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선제골을 뽑고 경기를 리드하던 상황에서 순식간에 두 골을 내주며 뒤지는 입장이 된 일본은 우왕좌왕하며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이후 쫒아가려는 일본의 반격과 지키려는 코트디부아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펼쳐졌고, 결국 모든 시간이 흘러 이날 경기는 코트디부아르의 2-1 역전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한편, 이날 극적인 역전승으로 승점 3점을 따낸 코트디부아르는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고, 반면에 일본은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경기를 놓치며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트디부아르는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데 브라질리아 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일본은 에스타디오 다스 두 나스 경기장에서 그리스와 오는 20일 각각 예선 2차전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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