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나만의 특종' 기사 공모에 많은 뉴스게릴라들이 글을 보내 주셨습니다. 3주 남짓한 시간 동안 50여건의 '나만의 특종'이 올라왔습니다.

특이한 점은 '특종'이긴 하지만 낙종해도 좋으니 다음에는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는 겁니다. 내년에는 나쁜 특종은 없어지고 행복한 특종은 매일매일 생겨나 특별할 것이 없는, 그런 2006년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응모 기사 중에서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받은 기사 7개를 당선작으로 선정했습니다. 당선된 뉴스게릴라 7분에게는 각각 상금 10만원씩이 지급됩니다. 감사합니다.

"네 아부지, 고래 잡으셨다"- 김명섭 기자

이른 아침 걸려온 어머니의 전화. "니 아부지 고래잡으셨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이른 아침에 고래라니요. 하지만 우리의 김명섭 시민기자는 2.6t 남진호 선장인 아버지를 인터뷰하러 고향 속초로 갑니다. 고래를 잡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묘사하는 아버지의 구수한 입담이 돋보였던, 모든 사람이 취재원임을 보여주는 특종이었습니다.

학부형 되고, 선거 떨어지고, 머리 빠지고...- 김용국 기자

몸에는 살이 붙고 담배는 끊지 못하고, 아이는 커서 학교에 가고 부부싸움을 잘하는 법을 알게 되고... 당신의 모습과 똑같다고요?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은 같은 경험을 공유한다고 하지요. 30대 중반의 김용국 시민기자가 뽑은 2005년 나만의 10대 뉴스에 공감하십니까. 또래 남자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고민을 보여주는 기사였습니다.

내게도 비자금이 생기다!- 김정혜 기자

2001년 8월 만원으로 시작한 통장이 드디어 백 만원을 넘어섰습니다. 도무지 돈이 모이는 것 같지 않던 가난한 내 주머니에도 볕들 날이 온 겁니다. 2005년 7월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순간을 김정혜 기자는 한동안 잊지 못할 겁니다. 부디 그 돈으로 여행도 가고, 공부도 해서, 2006년의 또다른 특종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처음으로 맞선을 보았습니다- 박병순 기자

삼십대 중반의 남자가 난생 처음 맞선을 보았습니다. 그것도 부모님의 성화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로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몰랐다는 박병순 기자는 '예쁜 그녀'에 대한 마음을 오마이뉴스를 통해 수줍게 고백했습니다. 과연 이 기사는 그녀의 마음을 뒤흔든 특종이 되었을까요?

아뿔싸, 쥐가 아니라 능구렁이네!- 윤희경 기자

뱀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이 기사를 읽을까 말까 고민하셨을 겁니다. 그래도 요즘 보기 힘든 능구렁이를 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클릭하세요. 북한강가에 사는 윤희경 기자는 구렁이 한 마리와 두 번이나 마주쳤습니다. 한 번은 감자밭에서, 또 한 번은 집에서. 죽이지 않고 놓아주는, 기자의 너그러운 마음이 읽혀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머니, 그 에어컨 사실은 상품이 아니라..."- 정민호 기자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또 거짓말을 낳고 결국 걷잡을 수 없게 되죠. 경품으로 에어컨을 받았다고 하기가 민망해 "글 써서 받았다"고 한 것에 시작된 거짓말은 정민호 기자를 곧 책을 낼 예비 작가로 만들고 맙니다. 거짓말 수습에 괴롭긴 해도 어머니를 웃게 했다는 사실에 마냥 뿌듯했다고 하니, 이런 '거짓말' 특종도 할 만하죠?

"아이고! 젊은이, 머리에서 피가 나!"- 최윤석 기자

최윤석 기자가 카메라 들고 돌과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집회를 쫓아다닌 지 이제 10년. 잔뼈가 굵어질 무렵이던 올해 말 결국 뒤통수가 깨지고 피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헬멧을 쓰고 안전하게 다니라지만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내년에는 이런 특종이 나지 않기를, 격렬한 시위 때문에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없기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