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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운명이 걸렸다, 총선 시뮬레이션 결과 공개

[슬로우리포트] 연동형이냐 병립형이냐, 정치 덕후를 위한 선거법 논란 분석

23.11.30 13:27최종 업데이트 23.11.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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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쟁점은 세 가지다.
- 완전 연동형으로 갈 것인가 말 것인가.
- 연동형으로 간다면 위성 정당을 막을 것인가 말 것인가.
- 병립형으로 돌아갈 것인가 말 것인가.

이게 왜 중요한가

-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는 남은 3년을 식물 정부로 보내야 한다.
- 조선일보는 총선에서 지면 윤석열(대통령)이 임기와 상관없이 물러나야 한다고 엄포를 놨다. 손절 직전의 상황이다.
- 민주당도 절박하다.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야 이재명 체제로 다음 대선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은 미니 대선 같은 성격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이기는 쪽이 정국의 주도권을 갖고 지는 쪽은 정치생명이 끝난다.
- 단순히 몇 석 더 차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과반이 되느냐 마느냐, 선거의 판도가 뒤바뀌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 한국 민주주의의 방향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담고 있는 이슈다.

지난 총선을 보면 그림이 보인다

- 아래 그림이 지난 총선 결과다. 300석 가운데 47석이 비례대표 의석수다. 비례대표 의석수만 놓고 보면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 17석과 19석을 나눠 가졌고, 정의당은 5석을 확보했으며,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이 각각 3석을 획등했다. 

 

21대 총선 의석 분포. ⓒ 슬로우뉴스

 
 

21대 총선 의석 분포 ⓒ 슬로우뉴스

 
  - 만약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이 금지됐고 민주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이 원칙대로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다음은 홍은주(영남대 교수) 등의 시뮬레이션 결과다.

- 민주당이 6석으로 줄고 미래통합당은 15석으로 준다. 정의당이 12석으로 늘어나고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도 8석과 6석으로 늘어난다.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금지했을 경우 시뮬레이션 ⓒ 슬로우뉴스

 
  - 만약 47석을 모두 연동형으로 배분하고 위성정당을 금지했다면? 민주당은 한 석도 얻지 못하고 미래통합당은 13석에 그친다. 정의당이 15석으로 늘고 국민의힘과 열린민주당도 10석과 9석을 나눠 갖게 된다. 
 

21대 총선에서 47석을 모두 연동형으로 배분하고 위성정당을 금지했을 경우 시뮬레이션 ⓒ 슬로우뉴스

 
  - 만약 47석을 병립형으로 배분했다면?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18석씩, 그리고 정의당과 국민의당, 열린민주당이 5석과 3석, 3석에 그쳤을 것이다. 21대 총선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
 

21대 총선에서 47석을 모두 병립형으로 의석을 배분했을 경우 시뮬레이션 ⓒ 슬로우뉴스

   

내년 총선은 어떨까

- 결국 룰에 달렸다.
- 민주당이 만든 시뮬레이션에서는 준연동형으로 가면서 위성정당을 포기할 경우 국민의힘이 20~35석을 더 가져가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 11월 27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각각 47%와 36%로 나타났다. 정의당은 3%에 그쳤다.
- 다음은 편의상 정당 지지율에 비례해서 지역구 의석을 확보한다고 가정하되 정의당과 이준석 신당, 조국 신당이 각각 지역구에서 1석씩, 정당 지지율은 5%로 놓고 계산한 시나리오다. 이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지역구에서 104석과 136석을 확보하게 된다.

[시나리오 1] 국민의힘만 위성정당을 만드는 경우

- 만약 47석을 모두 연동형으로 배정하는데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다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된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의 비례 의석은 34석이 되고 민주당은 0석이 된다. 정의당과 이준석 신당, 조국 신당이 4석씩 나눠 갖는다.

 

정당 지지율 국민의힘 36%와 민주당 47%를 반영한 시나리오. 국민의힘만 위성정당을 만들 경우 시뮬레이션. ⓒ 슬로우뉴스

 

시나리오 1의 변수

- 그러나 실제로 국민의힘만 위성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은 만들지 않을 경우 민주당 정당 투표는 100% 사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비례대표 후보를 내더라도 당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 위성정당을 만들든 안 만들든 지역구에서 민주당을 찍은 유권자 가운데 상당수가 정당 투표에서는 조국 신당이나 이준석 신당 또는 정의당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
- 만약 민주당 정당 투표의 절반이 빠져나가고 정의당 등이 고루(13%씩) 나눠 받는다고 가정하면 국민의힘의 비례 의석은 23석 정도로 줄고 정의당과 이준석 신당, 조국 신당은 8석 정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시나리오 2] 둘 다 위성 정당을 만드는 경우

-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둘 다 비례 대표를 내지 않고 위성정당을 만드는 경우 정당 지지율이 같다고 보면 국민의힘 위성 정당이 18석, 민주당 위성정당이 23석을 가져가게 된다. 정의당과 이준석 신당, 조국 신당은 2석에 그친다.

 

정당 지지율 국민의힘 36%와 민주당 47%를 반영한 시나리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위성정당을 만들 경우 시뮬레이션. ⓒ 슬로우뉴스

 

[시나리오 3] 병립형으로 가는 경우

- 만약 병립형으로 가면 국민의힘이 17석, 민주당이 22석을 확보하게 된다. 정의당과 이준석 신당, 조국 신당은 각각 2석으로 줄어든다.

 

정당 지지율 국민의힘 36%와 민주당 47%를 반영한 시나리오. 47석을 병립형으로 배분할 경우 시뮬레이션. ⓒ 슬로우뉴스

 

[시나리오 4] 둘 다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 경우

-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비례 의석을 한 석도 못 얻는다. 정의당과 이준석 신당, 조국 신당은 15~16석씩 나눠 갖게 된다.

 

정당 지지율 국민의힘 36%와 민주당 47%를 반영한 시나리오. 연동형으로 가되 어느 정당도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 경우 시뮬레이션. ⓒ 슬로우뉴스

 
중간 결론

-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연동형으로 가는 게 유리하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게 유리한 상황이다. 연동형으로 간다면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이번 선거가 연동형으로 치러진다면 이준석 신당과 조국 신당이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선거법이다

- 현행 선거법이 2019년 민주당과 정의당이 당시 자유한국당을 배제하고 만든 법이라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아무 고민 없이 위성정당을 만들 것이고 민주당도 은근슬쩍 묻어갈 가능성이 크다. 연동형의 취지에도 어긋나고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 지난 총선 때 자유한국당은 미래한국당을 만들고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거대 양당 입장에서는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손해 보는 구조다.
-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는 거대 양당의 의석 점유율이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높았다. 다당제로 가자는 취지에서 준연동형을 도입했더니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군소 정당의 입지가 더 좁아졌다는 이야기다.

 

민주화 이후 9차례 총선에서 의석 분포. ⓒ 슬로우뉴스

 

몇 가지 변수

-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반발이 크다. 선거법을 그대로 두고 위성정당을 내는 게 의석수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국민들과 약속을 저버렸다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연동형 실험은 실패였음을 인정하고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만 위성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이 만들지 않으면 국민의힘이 가볍게 절반을 넘길 수도 있다는 게 최병천의 주장이지만 과장된 전망이라는 반박도 있다.
-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위성정당의 피해가 훨씬 큰데 연동형만 고집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 의석을 헐어서 진보정당을 키워주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당내 다수가 병립형 회귀로 돌아섰다는 이야기다.
 

이탄희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추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학영, 이탄희, 윤준병, 김두관 의원. ⓒ 남소연


-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위성정당 금지법을 발의했다. 선거 이후 2년 안에 지역구 다수 정당과 비례 대표 다수 정당이 합당할 경우 국고 보조금을 절반으로 깎는다는 내용이다. 이탄희 의원은 민주당 의석을 늘리는 것보다 선거 연합을 구축해 민주+진보 진영의 파이를 키우는 데 관심이 있다. "정치공학과 표 계산으로는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이재명은 합니다'를 보여줄 시간"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 선거법 개편은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도 있지만 여야 합의 없이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이 크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끝이다. 명분을 살리되 주고받을 건 받고 여야 합의의 모양새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 깊게 읽기

- 지난 총선 때는 지역구 의석이 253석이고 비례대표가 47석이었다. 비례 의석 가운데 17석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단순 배분하고 나머지 30석은 50%의 연동률을 적용해 배분했다.
- 30석 배분 방식이 좀 복잡한데 국회의원 정수에서 무소속과 정당 득표율 3% 미만 정당의 의석을 뺀 뒤 여기에 정당 득표율을 곱하고 지역구 당선자 수를 빼서 반으로 나눈 숫자가 의석수가 된다. 지역구 당선자 수만큼 빼기 때문에 지역구에서 의석수가 많을수록 불리한 방식이다. 준연동형은 지역구에서 의석수를 많이 받지 못했더라도 정당 투표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얻으면 비례 의석을 배분한다는 취지였다.
-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건 위성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몰아주기 위한 꼼수였다. 결과적으로 양당제가 더욱 강화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 결과적으로 21대 총선의 준연동형+병립형은 20대 총선의 병립형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를 만들었다. 위성정당 때문이지만 애초에 비례성 강화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 지난 총선 때 30석과 17석을 나눈 게 특례 조항이었기 때문에 만약 선거법 개편이 없다면 내년 총선은 47석을 모두 연동형으로 배분하게 된다.
- 민주당도 병립형을 검토하고 있지만 성격이 다르다. 비례 의석을 47석에서 60석까지 늘린 뒤 3개 권역에 따라 20석씩 배분하는 걸 전제로 병립형으로 가자는 입장이다. 호남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나올 수도 있지만 영남에서 민주당 의원이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의석수를 그대로 두고 병립형으로 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호남에서 만들 의석보다 영남에서 내줄 의석이 더 클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의힘은 군소 정당 의석이 늘어나는 걸 원치 않는다.
-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민주당에 약세지만 전체 득표율로는 민주당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병립형 비례 방식이 나쁠 게 없다고 본다.

모두가 다른 말을 한다

- 조선일보는 의석수보다는 민주당 위성정당을 견제하는 데 더 신경 쓰는 모양새다. "선거법을 방치하면 최미겸(최강욱과 윤미향, 김의겸) 같은 극단 성향의 국회의원이 쏟아질 수 있다"고 병립형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끌다가 현행대로 선거를 하면 가장 큰 이득은 민주당이 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사표를 줄이고 비례성을 강화해 양당·진영 정치 해소에 기여하는 법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정작 사설 제목은 "꼼수 위성 정당 막아야"다. 병립형 회귀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 한겨레 논조는 좀 더 복잡하다. 준연동형제를 그대로 두되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을 비중있게 전했다. 문제는 게임의 룰을 바꾸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 때 막을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현행 제도가 유지된다는 가정에 따라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내고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내지 않는다면 15∼20석 차이로 제1당을 국민의힘에 내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제3지대에서 세력을 모으는 금태섭 변호사는 한국일보 기고에서 민주당은 원칙에 맞게 비례대표 후보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만든 짜놓은 판이니 이제 와서 뒤집지 말라는 의미다. 국민의힘이 위성 정당을 만들면?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다.
- 만약 권역별 병립형으로 가면 대구·경북에서 민주당 의원이 당선되고 호남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당선되는 아름다운 그림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양당제 구조를 깬다는 연동형의 취지에서 크게 벗어난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진보당과 2024정치개혁공동행동이 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병립형 선거제 개악 반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 민주당이 병립형 회귀를 고민하는 건 민주당 지지 세력 가운데 일부가 이준석 신당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 여론 조사에서 이준석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국민의힘보다 민주당 이탈률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뉴스토마토 조사에서도 지지정당이 민주당이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17.9%가, 국민의힘이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13.9%가 신당을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비례 47석을 유지한 채 3개 권역별 병립형을 도입하면 영남에선 민주당이, 호남에선 국민의힘이 비례대표 수혜자가 된다. 진보정당은 민주노동당 이후 20여 년 시도해 온 제3의 길을 아예 포기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심상정 의원은 연동형으로 가되 비례 의석을 늘리자는 입장이다.
-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국민의힘이 버틴다고 병립형으로 회귀하면 민주당은 자살골을 넣는 것"이라며 "현행 준연동형제로 총선을 치르고,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든다면 민주당은 진보 진영 전체와 손을 잡는 연합정치로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변수, 이준석과 조국

- 지난 총선에는 안철수의 국민의당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나중에 미래통합당과 합당하긴 했지만 제3정당 역할을 했다. 더불어시민당은 위성정당이었지만 열린민주당은 위성정당이라기보다는 비례 정당 성격이었다.
- 내년 총선에도 이준석 신당이 국민의당 역할을 하고 조국 신당이 열린민주당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홍은주는 논문에서 "연동형 비례 대표제에서 위성정당과 비례대표 전문 정당이 등장하면 병립형 선거와 유사한 결과가 도출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 병립형으로 가되 의석수를 늘리는 방안도 가능하다. 만약 병립형 의석을 84석까지(전체 의석수를 337석으로) 늘릴 경우 미래통합당이 호남과 제주에서 4석을 확보하고 민주당도 대구 경북에서 3석을 확보한다. 다만 이 경우 지역주의가 완화되는 효과는 있지만 군소정당의 의석 확대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 홍은주 논문의 결론은 전체 의석의 10%가 조금 넘는 비례 의석으로는 연동형이든 병립형이든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표다.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정당 지지율이 충분히 의석 수에 반영돼야 한다는 게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다. 그림은 참여연대가 정리한 역대 총선의 사표 비율. ⓒ 슬로우뉴스

 

전망

- 국민의힘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연동형으로 가면서 국민의힘만 위성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은 만들지 않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 분위기로 봐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
- 민주당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동의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고 국민의힘과 결탁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가능성은 살아 있다.
- 이탄희의 위성정당 금지법은 국민의힘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위성정당 금지법을 통과시키면 대통령도 이 법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정의당이나 이준석 신당, 조국 신당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연동형으로 가되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둘 다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위성정당 금지법이 통과돼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 최악의 시나리오면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그대로 가면서 둘 다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연동제의 취지를 짓밟고 국민들과 한 약속도 저버리는 결과다.
-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것도 양당 체제를 강화하는 안 좋은 시나리오다. 거센 반발과 정치 냉소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결론

-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온갖 분석과 전망이 난무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누가 이기고 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민주주의의 원칙에 부합하느냐를 보면 된다.
- 연동형이냐 병립형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비례대표 수가 적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비례 의석을 파격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비례성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개혁은 요원하다는 이야기다. 지금 국회에서 오가는 논의에는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비례 의석을 늘리는 방안은 아예 빠져 있다.
- 김형철 성공회대 교수는 "국민이 던진 표의 절반 가까이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정당이 받은 득표-의석 간 불비례성에 의해 국민의 표심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비례성을 보완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석이 전체 의석의 25% 이상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금은 16%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 박영득 충남대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5년 주기로 번갈아 가며 전 정권 탓을 하고, 상대 정파를 악마화하고, 시급한 문제가 산더미 같이 쌓여 있어도 싸워서 이겨봐야 아무 쓸모도 없는 문제를 두고 유치하게 다투는 것을 정치랍시고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지쳐버린 시민이라면 선거제도 개혁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 안용흔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해법은 시민들의 대표성 강화를 통한 다당제로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고 명실상부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선거제도 개혁이 추진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 전망은 암울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병립형 회귀로 합의할 가능성도 있고 적당히 뭉개다가 선거 막판에 각각 위성정당을 낼 가능성도 있다. 일단은 이재명 대표의 결단과 정치력에 달렸지만 근본적으로 연동형 강화와 비례 의석 확대라는 큰 방향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