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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2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Y여고 비리 척결과 관선이사 파견 쟁취를 위한 제1차 서울교사대회'를 열고 진웅용 교사 파면에 항의하는 등 그동안 Y여고 사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교육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진 교사는 지난 해 4월 이후, 학교와 교감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는 이유로 퇴학 조치를 당한 학생의 구명을 위해 힘써 왔으며, 그 후 이 학생이 복교한 이후에는 교감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는 등 계속해서 학교측과 갈등을 빚어왔다.

▲ 경찰의 통제선 안쪽으로 도열한 집회 참가 교사들. 교육청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성낙선
21일 집회에서 서울지부 유승준 지부장은 "학교측이 다른 학교에서도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빌미삼아 진 선생을 파면한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진웅용 교사 파면에 끝까지 맞서 반드시 진 선생을 복직시키겠다"고 말했다.

유 지부장은 또한 "Y여고 비리를 묵인해온" 교육청을 겨냥해 "유인종 교육감의 인사청탁 비리문제를 끝까지 파헤쳐 유 교육감이 임기 내 무사히 임기를 마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Y여고의 회계부정 등은 교육청이 책임지고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Y여고 전교조 분회원들은 '비리 척결 결의문'을 통해 "사립재단 이사장과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죄상이 폭로될까 두려워 교사들의 눈과 귀와 입을 틀어막고 노예의 삶을 강요한다"며 "노예의 삶을 거부하는 전교조 조합원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하여 부패에 협력할 것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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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도깨비방망이, 교육청은 솜방망이

▲ 교육청은 지난 6월 특별감사를 통해 이 학교가 계속해서 학부모들로부터 찬조금을 걷어온 사실을 적발, 주의 조치했다.
ⓒ 성낙선
이어서 분회원들은 "왜 사립재단은 두려움 없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가?"라고 묻고, "그들의 지도감독기관인 교육청, 교육부가 바로 저들의 호민관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매년 2,3억씩 학생들의 등록금을 이유도 없이 남겨 22억 원을 축적한 Y여고 재단에 아무런 행정적 제재를 가하지 않았으며, 그 중 16억4천만 원을 부당하게 전용하여 건물을 짓는 불법행위에 허가를 내주었다"며 교육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분회원들은 "교육청이 Y여고에 관선이사를 파견하는 날까지", 그리고 "진웅용 선생님을 교단에 돌아오는 날까지 쉼없이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한편, 진 교사 파면과 관련하여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과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사립학교법으로는 실질적으로 교육청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진 교사 파면 사실을 통고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Y여고로부터 진 교사 파면을 통고 받기는 했으나 (학교측이 징계 사유를 적도록 되어 있는) 징계의결서를 제출하지 않아 징계 사유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 교사들은 Y여고가 이 학교 전교조 분회장 진웅용 교사를 파면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성낙선
그는 "(학교에) 서류 보완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징계의결서를 첨부해 다시 서류를 보내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립학교에 서류 보완 등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의 사립학교법으로는 (진 교사 파면에 부당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교육감이 그 부당성을 지적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 어디까지나 교원 임면권은 사립학교 이사회 관할로, 그 점이 공립학교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공립학교의 경우에는 교원 인사권이 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에 교원을 징계해야 할 경우 교육청 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 절차를 받게 되어 있다"고 말하고 "(현재의 법으로는) 사립학교 교사 파면과 관련하여 시 교육청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교사가 학교측으로부터 파면을 당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져도 관할 교육청이 그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파면 사유조차 제대로 통고받지 못하는 현실을 놓고, 교사들은 집회에서 "사립학교 통제가 어렵다고요? 그렇다면 우리 교사들은 어디 가서 얘기하라는 겁니까?"라며 울분을 토했다.

Y여고 교사들은 22일 진 교사 파면과 관련하여 성명서를 발표하고, 학교가 진 교사 파면을 철회할 때까지 검은 색 리본을 패용하는 등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1일 집회에는 약 300여 명의 교사가 참석했으며, 교사들은 "비리사항 묵인하는 서울시 교육청은 각성하라" "16억 4천 회계비리 관선이사 파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는 22일에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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