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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 성낙선
서울 Y여고 학생 300여 명이 14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교 재단의 진아무개 교사 파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진 교사는 지난해 12월 인터넷에 학교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학생이 퇴학 처분을 당하자 이 학생의 '퇴학 철회'를 요구하는 등 학교측과 대립해왔다.

진 교사는 재단 측으로부터 '무단 결근' '불성실 수업'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 '집단 행동 유도' '선거부정 개입' '동료 교사 인장 도용' '학습지도안·교과협의록 작성 거부' '인터넷을 통한 학교관리자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파면당했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학교 측의 징계 사유가 "학교의 일방적 주장이거나 사실 왜곡이며, 전교조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하고 있는 일상적 활동이어서 이는 전교조 분회장에 대한 보복성 징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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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전날에 이어 14일 학교 본관 앞에 모여 "부당 파면 철회하라" "할 말 한 게 죄가 되나요" 등의 피켓을 들고 학교 측에 진 교사 파면 철회를 요구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본관 앞에 모인 학생들은 호소문을 통해 "자신들은 학교의 주인으로서 선생님을 지켜야 할 권리가 있다"고 외쳤다.

시위는 약 10여 분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학생들이 외친 호소문 내용 일부.

"저희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원합니다. 입 있는 사람은 말하세요. 진 선생님의 파면을. 눈 있는 사람은 보세요. 보입니까? 교감 선생님의 행동이. 귀 있는 사람은 들으세요. 학생들의 외침을.

교감 선생님, 저희들은 이 학교의 주인입니다. 저희는 선생님을 지켜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중략) 진 선생님이 없으면 저희들도 없습니다. 진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 한 학생이 '호소문'을 선창하면 학생들 모두가 한 목소리로 따라했다.
ⓒ 오마이뉴스 성낙선

한편 전교조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Y여고가 교육청 감사로 2002년 1억원에 가까운 불법 찬조금을 걷은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은 바 있으며, 2003년에도 총 3455만원의 불법 찬조금을 걷은 사실이 밝혀져 관련자 전원이 경고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또 Y여고 측의 회계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뚜렷한 이유도 없이 학생들의 등록금을 22억원이나 남겨 보관해 왔으며, 작년 서울시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학생들에게 돈을 걷어서 교육환경 개선과 학생 복지사업에 지출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을 받고도 시정 없이 이 돈의 일부를 학교 건물 증축공사에 불법 전용했다"고 비난했다.

전교조는 이 학교의 전교조 분회장이 학교측으로부터 파면을 당하게 된 데에는 결국 지금까지 학교 비리에 소극적으로 대처해온 교육청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고, 서울시 교육청에 Y여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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