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걷구 줍구 담구) 죽도 플로깅 활동에 참여한 어린이플로깅을 통해 운동효과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 자원봉사, 새로운 관심, 주변에 긍정적 효과 등의 효능감을 높일 수 있어서 특히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참여는 권장할 만 하다.
최수경
과거 쓰레기 줍는 사람을 넝마주이라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돈이 되는 쓰레기를 주워 고물상에 파는 사람들이었는데, 넝마가 탐하는 쓰레기는 사실 엿장수의 엿과 맞바꿀 수 있는 물건들이었다. 넝마주이는 주로 다리 밑에서 거주하고 행색이 초라하다 보니 대중의 기피 대상이었다.
그러나 사회적 배제와 차별을 받던 업종인 쓰레기 줍기가 플로깅이라는 환경운동으로 정착한 것은 어쩌면 닥쳐진 지구의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귀결이다. 쓰레기가 폐품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나고, 다시 재활용 자원으로 격상되게 된 것은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자연과 환경이 주는 건강함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섬 클린 활동에 나서는 여행상품에 신청자가 쇄도하고 있다. 특히 직장인 청년들로 이루어진 여행 상품의 경우, 1박 2일 동안 수거한 쓰레기의 양이 섬 주민이 한 달간 수거한 쓰레기의 양과 같았다(하나뿐인 지구, 2016.3.25. EBS). 연로한 주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곳에 오래도록 쌓여 방치된 해양쓰레기들을 치워준 청년들이 고마워 주민들은 맛있는 저녁상을 내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해안가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죽도 플로깅 참가자들본격적으로 해안가 쓰레기를 수거하는 동안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 참가자들은 쉴 틈 없이 수거작업에 열중했다.
최수경
플로깅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더 좋은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으로서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새로운 관심 영역을 통해 본인의 발전을 이끄는 자기 계발의 의미도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동기 역시 참여 효능감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여가적 동기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단순히 여가의 의미로써 플로깅에 참여하고 있지 않았다(플로깅 참여자들의 참여 동기가 참여 효능감과 자아존중감 및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 2022 채수원, 김진국).
▲죽도 플로깅 기념 작품바다 플로깅 후 파도에 닳은 돌멩이와 유리조각 뒤에 자석을 붙여 현관에 걸어놓았다
최수경
플로깅을 마친 참가자들이 손에 받아 든 것은 제로웨이스트 선물이었다. 제로웨이스트란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 및 판매까지의 과정에서 재활용을 극대화하고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개념이다.
코코넛 껍질과 대나무로 만든 야자솔, 친환경 원료로만 사용해 맨손 설거지가 가능한 설거지 바, 코코넛 수세미, 라텍스 고무장갑, 천연 수세미를 잘라 만든 비누받침과 수세미, 강화 산 소창 행주 등. 제로웨이스트 상품들은 우리가 쓰레기를 줍는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었다. 가족 나들이의 선택이 어렵고 숭고했던 친환경운동을 세계가 응원하는 일상의 실천 문화로 바꾸어 놓았다.
석유로 만든 폐플라스틱은 다시 석유로 재생되고 있다. 도시유전사업이라 불리는 열분해유의 생산이다. 폐비닐, 폐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원이 된 세상. 그렇다면 우리는 주저 없이 지구를 구하는 신 넝마주이가 돼야 하지 않을까.
▲플로깅 후 제공된 제로웨이스트(Zero-Waste) 제품들쓰레기를 줍는 경험과 연동해 쓰레기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이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다.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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