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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근 '절필선언'을 한 뒤 '국민후보 지키기 시민운동'을 주도했던 시사평론가 유시민씨가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에 발벗고 나섰다. '개미군단'을 주축으로 할 개혁 국민정당이 어느 정도 국민들의 호응을 얻게 된다면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 진행되는 신당 창당 논의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유시민씨는 27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국민후보 지키기 시민운동을 발전적으로 정리하고, 노무현 후보를 중심으로 한 개혁정당을 만들기 위해 신당을 만들어 민주세력의 총결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밝힌 '(가칭)정치혁명과 국민통합을 위한 개혁적 국민정당'의 밑그림은 반(反)부패·국민통합형·참여민주주의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미래형 정당이다. 현재 유시민씨를 비롯해 이용철 변호사, 유기홍 희망 네트워크 실행위원장 등이 포함된 실무기획단이 '개혁 국민정당' 공론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고, 29일(목요일) 저녁 7시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국민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유씨는 "개혁적 국민정당은 강령과 정책은 민주당의 것을, 정당의 조직과 문화는 민주노동당의 것을 수용한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며 "자발적 당비를 납부한 창당 발기인을 10만명 정도 모집해 추석을 전후로 법적 효력을 갖는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개혁 국민정당은 이번 대선 뿐만이 아니라 2004년 총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개혁적 국민정당 추진위 실무기획단은 여의도 대하빌딩 707호에 사무실을 얻어 활동하며, 신당 창당과 관련한 홈페이지(www.vision2002.org)를 오는 30일 연 뒤 곧장 시민 발기인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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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유시민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8월초 절필선언을 한 뒤 지방 강연 등을 다니며 분주하게 활동한 걸로 알고 있다. 강연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지금의 정치 현실을 어떻게 보고 있나.
"많은 사람들이 왜 정치개혁이 안 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또한 정치개혁의 주체가 될 정당을 개혁하는 게 우선적인 과제라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기존 정당은 정치개혁을 할 능력이 없다. 새로운 세력이 나서서, 지금 정당과는 다른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다들 인정한다. 그런데 문제는 '정치는 더럽다' '정당은 더럽다'는 관념의 벽을 직접 스스로 깨뜨릴 자세가 부족하다.

이걸 돌파해야 하는데, 예전보다는 이런 논리에 대해 호응이 커졌다. 새로운 정당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내 강연에 모인 사람들은 노무현 후보 지지층이 많고, 다들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이다. 국민후보 지키기 시민운동에서 벌였던 서명운동은 이제 정리할 때가 됐다. 지금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쳐서 3만여 명 정도가 참여해주었다. 짧은 기간에 이같은 열띤 호응에 감사드린다. 지금은 서명운동을 매듭 짓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서 현실적인 힘을 갖는 운동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 새로운 정당을 추진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정당이며, 왜 지금 신당을 만들려고 하는가.
"비유적으로 말하면, 정강·정책은 민주당의 것을, 정당의 구조와 문화는 민주노동당의 것을 합쳐 놓은 정당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민주당은 대중적인 정강·정책을 갖고 있는데, 이걸 실현할 수 있는 구조나 문화가 안돼 있다. 민노당은 당의 인적 구성이나 운영방식이 매우 선진적이고 민주적이다. 부패가 없고 참여 민주주의를 구현해 나가고 있는 정당이다. 그러나 강령 면에서 노동자의 이익을 선차적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에 대중화 하는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사람들은 강령·정책 면에서는 대중적이고, 구조와 문화에 있어서는 선진적인 정당을 원한다. 이 정당은 정강·정책보다 그걸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더욱 중요하다. 현재 추진중인 신당은 4가지 면에서 기존 정당과 차별화 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첫째, 내부에 부패구조가 없는 정당이다. 그렇게 하려면 당원들이 돈을 내고 활동해야 한다. 지금처럼 지구당 위원장한테 돈을 뜯고, 지구당 위원장은 정당에 돈을 뜯는 부패구조로는 개혁정당이 될 수 없다. 말 그대로 '클린 파티(Clean Party)'다.

둘째, 국민통합형 정당이다. 어떤 지역의 이익이나 지역의 표, 특정한 계급·계층의 요구를 우선적으로 내세우면 곤란하다. 당 내부에 지역적인 표 결집을 도모하려는 경향성이 없어야 한다. 당의 정치적 지향을 중심으로 유권자를 모아야 전국적인 정당을 만들 수 있다. 지금의 정당들은 실제로는 특정 지역의 몰표를 계속 확보하려 하고 있고, 그런 지역 표를 얹고 얹어서 집권을 하려고 한다.

셋째, 참여 민주주의형 정당이다. 당의 모든 중요한 의사 결정은 당원들에게 물어서 결정한다. 각종 후보자 공천 등은 철저히 당비를 내고 의무를 행사한 당원들의 뜻에 기초해서 결정을 한다. 물론 민주당이나 한나라당도 그런 제도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천할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없다.

넷째, 미래형 정당이다. 인터넷 등 사회의 기술적 변화를 수용하는 정당이다. 인터넷을 통해 당비를 내고 가입해 활동하는 사이버 당원도 오프라인 당원과 마찬가지로 활동할 수 있는 동등한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당원을 지구당에서 관리하는 게 아니라 중앙당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전면적으로 인터넷과 결합해야 한다. 이러면 지구당 조직 없이도 당을 운영할 수 있다.

이런 네 가지 조건을 구비한 정당이 만들어지면, 이 정당이 어떤 강령·정책을 채택하고 국민들에게 다가갈 지는 자동적으로 나오게 돼 있다. 정강·정책 노선은 부차적인 문제다. 당의 기본 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게 시급하다. 이런 정당을 만들어보자, 못 만들 이유가 있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취지는 좋지만, 과연 현실성이 있느냐는 반론이 제기될 텐데.
"현실성이라는 건 많은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믿고 참여하면 되는 것이고, 안 될 거라고 생각하고 참여 안하면 안 되는 것이다. 지금 만들려고 하는 신당은 기존 정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실성이 있는 것이다."

- 이같은 구도라면 젊은층은 흡수할 수 있겠지만, 나이든 층을 포기하는 것 아닌가.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겠지만, 인터넷 베이스라고 해서 기존 오프라인 조직을 해체하자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오프라인 조직에다 인터넷 베이스를 합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권리와 의무를 동등하게 부여하면서."

- 현재 신당 추진과 관련해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지난주 목요일(22일)에 대표성이 없는 실무기획단에서 '정치혁명과 국민통합을 위한 개혁적 국민정당' 제안서를 만들었다. 실무기획단에는 현재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나는 공보담당 기획위원이고, 총무담당은 이용철 변호사, 조직담당은 유기홍 희망네트워크 실행위원장이 맡고 있다. 나머지는 여러 지역과 부문에서 활동하는 인사들로, 40대가 주축이다. 이 모임은 신당 창당을 공론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이번주 목요일(29일) 저녁 7시에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신당과 관련한 국민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최초의 미래형 신당을 공론화하는 장이 될 것이다."

- 신당이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초단기적으로 올해 대선 때 개혁정부가 수립될 수 있도록 노무현 후보를 당선시키는 일이다. 이건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 아니다. 방법론으로는 민주개혁세력의 총결집을 통해서 이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2004년 총선 때까지 정당 개혁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이 하거나 함께 할 수 있는 정치권의 모든 세력을 묶어서 할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예측 가능한 미래 목표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민주당에서 현재 전자정당(e-party)을 추진중이고, 시민네트워크 '정정당당'도 있는데 이들과의 관계 설정은.
"관계 없다. 민주당이 전자정당을 한다고 하는데, 누가 거기에 참여하겠느냐. 지금 민주당의 상황을 보면 희망이 없다. 희망이 있어야 가입을 하지. 그리고 '정정당당'은 사단법인으로 간다. '정치야, 놀자'라는 컨셉이지 사실상의 당은 아니다.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실질적인 정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 이와 같은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사실상 민주당과 충돌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

"(민주당과의 충돌이) 있을 수 있다. 일정 부분 이해관계를 함께 하기도 하지만 대립하는 측면도 있다. 어느 쪽이 전면에 나서는냐에 따라 시나리오가 달라진다. 민주당과의 관계는 이론적으로 볼 때 세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첫째, 밖에서 새로운 정당의 틀을 만들고 민주당이 여기에 합류하면서 노무현 후보를 중심으로 민주개혁 세력이 총단결하는 것이다. 이것은 김영배 창당추진위원장이 말한 신설 합당 시나리오와 같다. 과거회귀적 지역연합에서 정책과 노선을 중심으로 한 미래형 신당으로 내용이 바뀌는 것이다.

둘째, 민주당과 통합이 안돼서 따로따로 가는 것이다. 노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머물러 있고, 신당은 대선에서 국민후보인 노 후보를 지지한다. 형식은 97년 DJP연합과 똑같지만 내용은 다르다.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다. 민주당도 당헌·당규는 이미 참여민주주의형으로 가 있다. 연대에 합의하면서 통합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셋째, 민주당 다수파가 지역연합 쪽으로 달려가는 경우다. 가능성이 낮지만 만약 현실화한다면 매우 불행한 사태다. 노후보가 여기에 동참할 리 없다. 우리가 추진하는 신당은 이미 노후보를 민주개혁세력을 대표하는 국민후보로 인정하기 때문에 노 후보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대선을 치른 다음 2004년 17대 총선까지 기성 정당과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진 새로운 정당을 건설할 것이다.

어느 쪽으로 가느냐는 민주당에 달렸다. 우리는 민주당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맞게 대응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어떤 경우든 독자적인 신당을 만들지 않고는 주체적으로 대응할 수 없으니까 신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신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노 후보 진영, 민주당 창당추진위원회, 민주당 의원들과는 열린 자세로 솔직한 대화를 할 것이다."

- 민주당에서는 이같은 신당 창당 움직임을 알고 있나.
"민주당에서도 이런 흐름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식 접촉은 없었다. 목요일에 국민토론회를 하면 다들 알게 될 것이다. 발제는 손혁재 박사와 내가 하고, 토론자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 김원웅 한나라당 의원, 문태룡 자치연대 기획단장, 김재규 전 부산민주공원 관장, 문용식 나우콤 대표이사 등이다. 민주당내 개혁파 의원들이나 반노-비노쪽에서도 어느 정도 알 것이다. 그 쪽에서는 웃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국회의원 한 명도 없으면서 당을 만든다고 하니까. 민주당이 진지하게 협상 상대로 대해줄 지는 의문이다."

- '노사모'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려고 하나.
"신당의 1차 창당 발기인을 최소 10만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1차적인 조직 대상은 노 후보를 좋아하고, 정치개혁 좋아하고, 정당개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재의 민주당은 싫고, 민주당 스스로의 개혁 역량이 의심스럽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시민들이다. 노사모도 이런 뜻에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본다. 효과적으로 조직한다면 10만명을 모으는 게 꿈이 아니다.

지금 나는 어둑어둑한 들판에 서 있는 심정이다. 마른 풀이 얼마나 있는지 잘 모른다. 이 불을 지르면 어느 정도 퍼져 나갈지, 전 들판을 태울지 발 밑에만 조금 타다가 꺼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정치개혁, 정당개혁, 개혁정부 수립을 원하는 유권자들 많고, 불을 지르면 타오를 자세가 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이런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 이것은 직접 해보면 알게 될 일이다.

현재로서는 모든 걸 준비하고, 불길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실무기획단은 최초의 불을 지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빠른 시일 안에 대표성을 가진 분들로 창당추진위를 만들고, 발기인대회를 거쳐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울 것이다. 이 과정을 추석 전후한 시점까지 할 계획이다.

우리는 명망가 집단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기존 정치인 집단에서 보면 '우스운 놈들'이라고 생각할 텐데, 그래도 우리는 이런 것이 가능할 정도의 기술적·정치적 조건이 형성돼 있다고 본다. 실패할 위험이 없는 새로운 시도는 없다.

대중 흐름으로 자리잡으면 오프라인의 여론주도층이 많이 합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 개혁파 의원들이 초기에 협력하거나, 지역에 영향력 있는 무소속 정치인들이나, 심지어 한나라당 안의 개혁파 정치인들까지 관심 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일정한 방향을 합의해 제시하고, 스스로 참여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다. 전형적인 역발상이다. 21세기 첫 '정치벤처'라고 생각한다. 물론 백일몽으로 끝날 수도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왜 '노무현'인가.
"노무현은 국민경선이라는 대중적 승인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후보다. 정치적 정통성과 명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이걸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노 후보는 개인의 퍼스낼리티, 정치적 지향이나 과거 이력으로 볼 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미래형 정당과 잘 어울리는 지도자다.

우리가 노무현 개인을 숭배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는 노 후보가 어려운 민주당내 여건에서도 자기 가치와 원칙을 붙들고 가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걸 우리가 인정해 주는 것이다."

- 대선을 치르려면 돈이 적잖이 들텐데, 신당에서 대선자금 마련이 용이하겠나.
"돈은 별로 안든다. 10만명에 1만원씩이면 10억원이다. 또한 활동은 인터넷 베이스로 한다. 우리는 자판기 조직을 만들 생각이 없다. 이 당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발기인으로 돈을 내야 하고, 자기들이 지역별로 모임을 구축할 때 자립을 원칙으로 한다. 모든 비용을 지역 단위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10억원 정도면 당을 2개도 만들 수 있다. 비싼 호텔에서 밥 먹고 사람들이나 조직을 돈으로 움직이려고 하니까 돈이 많이 드는 것이다."

- 김영배 민주당 신당추진위원장이 최근 민주당 밖에 신당을 만들고, 민주당이 거기에 합류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우리가 반노-비노쪽의 방식을 벤치마크한 거다. 아, 저런 방식도 있구나. 우리가 아마추어인데 당 창당에 관해 뭘 알겠느냐. 민주당 창당추진기구에서는 신당의 내용과 형식, 방향 등 모든 게 열려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우리의 신당이 10만명 정도를 모으면, 이한동 한 사람보다야 100배의 무게가 나가는 것 아니냐."

- 민주당내 중도파 의원들의 움직임도 중요한 변수일텐데.
"국회의원들은 지역 표를 계산하는 게 습관이 돼 있다. 호남·영남·충청 표가 몇 표인지…. 민주당에서 이한동을 불러들인다, 국회의원 한 명 있는 민국당까지 신당 참여 대상에 넣고 있고, 자민련까지 껴안을 생각이라고 하는데, 지역표 생각하니까 그런 것이다. DJ 지지자라고 해서 무조건 호남사람을 지지하나. 충청도 사람이라고 무조건 이인제씨를 지지하나. 도대체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할 생각을 해야지.

97년과 대선 때와 지금은 다르다. 97년에는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들이 웬만한 것들은 다 이해해 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잡아야 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자기들은 그게 급하겠지만.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개혁, 정당개혁, 국민통합, 부패청산, 빈부격차 해소, 남북관계 진전 등이다.

밤낮 충청도, 영남, 호남 몇%라는 계산만 하고 있다면 이런 과제를 어떻게 감당하겠느냐. 국민들은 이런 국가적 과제, 정치·사회적 과제를 잘 해결할 수 있어 보이는 집단이 집권하길 바라고 있다. 이런 걸 다 도외시하고, 2004년에는 어떤 지역기반을 가진 당이 좋을까라는 데에만 관심이 모아지면 국민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다. (민주당 중도파) 그 분들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선택의 기회를 하나 더 드리는 것이다. 정치는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은 그 분들의 몫이다."

- 이런 취지의 신당이라면 굳이 민주당을 견인할 게 아니라 민노당을 변화시키는 게 빠른 것 아니냐. 노선도 비슷하고.
"민주당이 일반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정당이라면, 민노당은 노동자 계급의 요구를 먼저 내세우는 정당이다. 그래서 시민사회와 당장 결합하기는 어렵다. 민노당은 그런 정당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대중정당으로 가느냐, 계급정당으로 남느냐는 문제는 민노당 스스로 결정할 문제다.

민노당은 자기 길을 가라. 우리가 민노당의 장점을 배워가겠다. 민노당은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정당이다. 정당의 베이스인 당원들이 도덕적으로 건강하고, 당의 운영이 민주 모범적이다. 이게 민노당의 강점이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가 민노당을 개조하겠다는 건 건방진 얘기다. 민노당에게 우리와 같이 하자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다. 우리는 시작하는 사람들이고, 민노당은 10여 년의 전력이 있는 정당이지 않느냐."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이같은 신당 창당이 노무현 후보의 약점인 '탈DJ'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것 같다.
"탈DJ, 탈호남은 이 당의 성격상 그냥 주어지는 것이다. 반부패가 탈디제이 아니냐. 내부 부패구조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곧 탈디제이이고, 국민통합형 국민정당이 탈지역이다. 참여민주주의는 패거리 정치에 반대하는 것이고, 인터넷 베이스는 낡은 정당 이미지를 벗는 것이다. 탈DJ가 목적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잘 하면 탈DJ 등은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탈DJ를 위해 당을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그건 신장개업형 정당이다. 우리는 신장개엽형 정당이 아니라 재건축하자는 것이다.

나는 좋은 정치를 바라고 깨끗한 정당을 원한다. 사람들에게는 그런 욕구가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당원으로 가입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쪽 팔리게 생각했다. 그런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깨끗한 정치를 위해 새로운 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한 그런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정당은 영원히 나올 수 없다. 심리적인 장벽에 우리 모두가 갇혀 있는 것이다. 그 울타리를 허물지 않으면 좋은 정치로 갈 수 없다."

- 신당 창당 등의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혹자는 '유시민이 정치입문을 거창하게 한다'거나 '나중에 한 자리 노리고 저러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을 텐데.
"그렇다. (정치입문을) 세게 하는 거다. 당을 만들며 가는 거니까. 진짜 책임있게 하려면 '인생을 걸고 이 일을 하는 거'라고 해야 맞다. 그런 말을 내가 아직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

나는 다른 일이 더 좋다. 글 쓰고 하는. 그런데 좋은 정치를 바라는 욕망은 강하다. 나처럼 비슷한 욕망을 가진 사람이 나서서 이 일을 해주면 나는 열심히 돕고 지지성원 하는 걸로 끝내고 싶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아무도 안하고 있다. 할 수 없이 내가 나서서 하는 것이다.

미안한 얘기인데, 사실 '내가 하고 싶어요'라고 말 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나도 한 자리 해보게, 나도 5년 후에 대통령 한 번 해보게, 이렇게 말해야 책임있는 거다. 그걸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나쁜 게 아니다. 좋은 거다. 그 좋은 걸 내가 못하는 게 미안하다.

공동책임이 무책임처럼 돼 있는 상황이다. 나도 공동책임을 지고 있는 한 사람이니까, 나라도 나서서 내 몫을 하겠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공동책임을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나서 준다면 '나 하나 빠지면 어떻겠느냐'는 게 용납되지 않겠는가. 그런 상황이 빨리 오길 바란다. 그런 상황이 올 때까지는 내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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