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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9일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 제안 국민토론회에 참석한 '개미군단'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개미와 공룡의 싸움'이다."
"우리는 '고래를 삼킨 새우'가 될 것이다."

개혁적 국민정당(www.vision2002.org) 실무기획단의 유시민(43) 공보담당 기획위원이 강연이나 인터뷰 때 즐겨 쓰는 비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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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만 개미군단 정당 ' 은 혁명적 사건


지난 8월 29일 창당 제안 국민토론회를 연 뒤 국민정당 실무기획단은 인터넷을 통한 발기인 모집과 더불어 오프라인에서의 조직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오전 현재 온라인을 통해 가입한 국민발기인이 1만3000명을 넘어섰고, 창당 후원금은 2억여 원이 모였다. 가파른 상승세는 아니지만 꾸준한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국민정당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오는 17일 전국 추진위를 결성하고 이달 안에 정당으로서 법적 지위를 갖는 창당준비위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개미군단 정당은 혁명적 사건"

현재 민주당 안에서 개혁적 국민정당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가장 높은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 후보다. 개혁 성향의 친노(親盧) 의원들은 물론 최측근 참모들조차 국민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선뜻 밝히길 꺼려하는 상황인데도, 노무현 후보는 호감 차원을 넘어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 9월초 노 후보는 '인터넷 국민브리핑'의 주제를 개혁적 국민정당으로 선택했다. 애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주제를 이야기하려다 참모들이 만류해 국민브리핑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그가 국민정당에 얼마나 큰 애착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 측근에 따르면, 노 후보가 사석에서 "다른 사람들이 기존 정당이나 신당을 만들어 민주당과 합당하려고 하는 건 정상이고, 내가 국민정당과의 통합을 이야기하는 건 비정상이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또한 "앉아서 (개혁의) 열매가 맺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결실을 맺도록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같은 노 후보의 결연한 의지는 국민정당을 주제로 한 국민브리핑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그는 이날 대담에서 "개혁신당과 민주당 간에 대화가 잘 돼서 통합한다면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 프로그램하고 잘 들어맞는 것 아니냐"며 속내를 내보였다. '통합신당의 바람직한 성격'에 대해서도 "대중적·국민적 기반을 튼튼히 하는 개혁 지향적인 정당"이라고 못박았다.

한 발 더 나아가 노 후보는 국민정당의 실험을 "1만원의 당비를 낸 10만명의 당원은 한국 정치사의 획기적인 새로운 변화"라며 "(이런 실험이 현실화된다면)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는 혁명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면(裏面)이 없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노무현의 스타일에 비쳐봤을 때 국민정당에 대한 그의 생각은 확고한 듯 보인다.

형식은 DJP, 내용은 역(逆)DJP

창당 제안 토론회에서 다소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국민정당이 이번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후보 지지 문제는 최종적으로 당원 투표에서 결정하겠다"는 전제 조건을 달긴 했지만 실무기획단 내부에서는 이미 '노무현 지지'를 암묵적으로 합의했고, 실제 국민정당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대다수는 노무현 지지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민정당 안에서 제기될 가장 뜨거운 쟁점은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노 후보 지지를 전제로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대략 3가지. 민주당과의 통합, 민주당과의 연대, 각개 약진 등이다.

▲ 개혁적 국민정당 실무기획단 홍보담당 기획위원인 유시민씨.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민정당쪽이나 노 후보 모두 '민주당-국민정당 통합'을 내심 바라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 대선후보 자리를 볼모 삼아 당권을 쟁취하기 위한 각 계파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반(反)부패·국민통합·참여 민주주의·인터넷 기반 등 '민주당의 전면 개혁'을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는 국민정당의 요구가 쉽게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설령 통합을 추진한다고 해도 심각한 당내 투쟁이 예상돼 쉽사리 결론을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민주당과 국민정당 간의 연대다. 이변이 없는 한 늦어도 9월말이면 노 후보가 대선후보로서의 법적 지위를 확고히 하는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고, 이때 공동 선대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안에서 신당창당추진위의 해산과 선대위 조기 구성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선대위 구성은 전적으로 후보의 몫이고, 일단 선대위가 출범하면 실질적인 당 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국민정당에서는 공동 선대위를 통한 민주당과 연대할 경우에도 양당의 지향점이나 대선 공약 등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 후보가 여러 차례 '개혁적인 변화'를 강조했기 때문에 연대가 결렬될 정도의 이견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유시민 위원은 97년 대선 때 DJP연합을 전례로 꼽았다. 유 위원은 "형식적으로는 DJP연합이고, 내용적으로는 역(逆)DJP연합"이라고 풀이했다. 서로 다른 정당에서 공동의 대선후보를 밀되, 후보의 컬러를 보수가 아닌 개혁쪽으로 견인한다는 것이다. 국민정당쪽에서는 후보 체제가 확정되고 선대위가 구성되면 민주당내 분란이 지금처럼 혼란스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현과 국민정당의 상호 신뢰

노 후보와 국민정당쪽이 상호 신뢰를 높여가는 것도 연대의 가능성을 높게 예측하게끔 대목이다. 주변에서 '신중한 선택을 하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노 후보는 개혁과 변화의 원칙을 거듭 강조하고 있고, 국민정당쪽에서는 노 후보가 개혁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이번 대선에서 확실히 밀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국민브리핑 때 '(국민정당에 대한 애정 표현이) 자칫 반노(反盧)쪽에 이탈의 명분을 주고 본인의 당내 입지를 좁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노 후보는 "내가 지금 평당원이고, 선대위가 꾸려지면 민주당이 단일 지도부가 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평당원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나는 지분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는 선대위 구성 이전에도 (계파를 거느리지 않은) 평당원이고, (결과와 관계없이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평당원이 된다는 아주 상식적인 발언이지만,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누가 뭐래도 '노무현은 노무현'이고, 노무현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켜온 노무현의 상식을 잣대로 대선가도를 헤쳐나가겠다는 뜻이다. 그런 바탕에서 보자면 국민정당의 담론이 노무현의 상식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 오마이뉴스> 제19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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