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독립언론 뉴스민 홈페이지 화면
뉴스민
생각보다 큰 호응과 격려를 받고 보니, 그동안 뉴스민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동시에 '이젠 망하고 싶어도 망할 수 없겠구나' 하는 무거운 책임감이 마음 한켠을 차지하고 들어왔다.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이 시작해, 이제 겨우 10년을 넘긴 작은 언론사의 존폐에 이토록 많은 분들이 마음을 내주는 이유가 있을 것이어서다.
아마도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뉴스민은 권력이나 자본의 시선이 아니라 보통의 시민과 사회적 약자의 시선에서 보도하고, 해야 할 보도는 반드시 한다는 신뢰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뉴스민이 그러한 보도를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게도 독자회원들의 지원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독자회원이 늘고 지원이 늘면 그만큼 보도할 수 있는 역량과 영역도 늘어난다는 의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그동안 뉴스민은 400명을 조금 웃도는 독자회원의 지원을 종잣돈 삼아 취재·보도의 방향성을 침해하지 않을 용역 사업(생중계, 콘텐츠 제작, 교육 등)을 하거나, 소액의 광고로 운영해왔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도처에 있다. 유혹도 있었지만 거절했다. 뉴스민이 문을 닫을 거라고 하니, '포털에 뉴스검색제휴가 된 언론사가 왜 돈 때문에 문 닫는다는 소릴 하느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업자들에게 넘기면 못해도 수억 원 가치는 할 거라는 말도 들었다. 그만큼 뉴스를 돈벌이로 삼으면 쉽게 돈을 벌 방법은 널렸다.
단적인 사례가 기사형 광고다. 2016년 뉴스민이 네이버 뉴스검색제휴사가 된 직후 한 광고대행사는 '기사형 광고를 전송하면 대가로 건당 30만 원을 준다'고 제안해 왔다. 당시 포털의 제재 조항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월 최대 4500만 원을 손쉽게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유혹이었다.
그 무렵 한참 유행하던 영화 대사,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를 되뇌며, 제안을 거절하고 제안 사실을 기사화했다. 해당 업체의 제안처럼 기사형 광고가 작성된 사례를 찾아보니 꽤 많은 언론이 그 일을 했다. 대형언론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사화를 하지 않을 뿐이지, 이후로도 유사한 제안은 잊을 만하면 들어온다.
광고를 매개로 한 지자체의 회유도 적잖다. 2014년 대구시가 이우환 미술관 건립을 추진할 때 김범일 당시 시장과 이우환 화백이 주고 받은 서신을 공개하자, 대구시는 광고로 기사 삭제를 회유하기도 했다. 직접 광고를 언급하지 않아도 대구시나 지역 권력기관들은 다양한 경로로 기사 삭제나 큰 폭의 수정을 요구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뉴스민이 요구를 거절할 수 있었던 건 그들에게서 받는 게 없기 때문이다. 반복하면, 그들에게서 아무것도 받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독자회원들의 지원인 것이다.
뉴스민 제2 창간 프로젝트
1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독자회원을 늘려 뉴스민의 제2 창간을 이뤄재내자는 프로젝트가 본격 논의됐다. 독자회원 1000명 확보. 현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원이다. 부족한 건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일을 해서 메꾸면 된다고 생각한다.
구성원들 사이에도 다시 활력이 돈다. 박중엽 기자가 뒤를 이어 뉴스민을 함께 이어가고 싶다는 고백을 했고, 막내 장은미 기자도 그 뒤를 이었다. 김보현 기자는 외부에 소식을 알렸고, 대표는 다시 계획을 세웠다. 오는 3월 31일 대구에서 뉴스민 제2 창간을 위한 후원의 밤이 예정돼 있다. 창간일인 5월 1일까지는 지속해서 독자후원회원을 늘리는 캠페인을 이어간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고 한다. 400여 명이 함께 만들어낸 뉴스민의 1회차는 여기까지였다. 이젠 1000여명으로 늘어난 독자회원들과 함께 더 멀리 나아가는 뉴스민이 되고자 한다. 그 길에 함께 해주길, 부탁드린다.
▲대구경북 독립언론 '뉴스민' 구성원들. 가운데가 이상원 편집국장.
뉴스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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