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해례본 최초 한글 글꼴 모음(김슬옹 글·강수현 그림, <누구나 알아야 할 훈민정음, 한글 이야기 28>, 44~45쪽)
글누림
또한 훈민정음 창제와 반포를 혼동하게끔 기술한 곳도 있었다. 훈민정음 창제 연도인 1443년도 '훈민정음 완성'이라 하고, <훈민정음 해례본> 간행 연도인 1446년도 '훈민정음 완성'이라 했기 때문이다. 훈민정음 연구의 권위자인 정우영 동국대 명예교수는 "1443년은 훈민정음 창제로 1446년 훈민정음 해례본 완성으로 또렷하게 구별되도록 기술해야 하고 <세종실록> 1446년 9월 29일 자에 나오는 "<훈민정음 완성>(訓民正音成)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완성"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잘못된 정보를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훈민정음> 원본의 본문(예의)을 번역한 언해본으로서 세조 5년(1459)의 간행으로 추정되는 <월인석보(月印釋譜)> 권 1책 첫머리에 실려 있다. 총 15장으로 되어 있다. 한문으로 된 훈민정음의 본문을 먼저 쓰고, 그 아래에는 한글로 새로이 한문을 풀이하는 방식으로 쓰여 있어 한문을 모르더라도 훈민정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종이야기'에 등장하는 '훈민정음 언해본' 설명)
원래 "<훈민정음> 원본"은 1446년에 나온 "<훈민정음> 해례본"초간본을 가리키는 것인데, 여기서 '원본'은 초간본을 가리키는 것인지 언해본의 뿌리로서의 '원본'이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훈민정음>(1446) 해례본"으로 표기하는 것이 가장 좋다.
'본문(예의)'은 여기서 해례본에서 세종대왕이 직접 저술한 '정음편'을 가리키는 것으로 '정음편'은 이른바 '세종(어제) 서문'과 '예의'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세종이야기의 설명은 정확하지 않다. '권 1책'은 지금과 다른 15세기 용어이므로 지금 용어를 사용해 '1권'이라고 하는 것이 좋다.
"총15장으로 되어 있다"라는 내용을 번역한 "Consisting of 15 chapters"에서 'chapters'는 오역이다. 여기서 '총 15장'은 모두 열다섯 장(엽), 다시 말해 30쪽이라는 의미이지 내용 구성으로의 장이 아니다. 한국어 기술이 모호하다 보니 잘못된 영어 번역으로 이어졌다.
장영실과 앙부일구에 관한 기록도 잘못이 있다. 장영실은 태종이 발탁했는데도 세종이 발탁해 놓았다고 기술해 놓았고 아주 공들인 대형 조형물이기도 한 앙부일구는 세종과 장영실 정신에 어긋나는 후대의 잘못된 앙부일구를 전시해 놓았다.
1434년에 완성된 앙부일구는 한자 모르는 백성들을 위해 동물 그림(시신)으로 시각 표시를 해 놓았는데(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세종이야기> 앙부일구는 중국인들도 잘 모르는 추상화에 가까운 전서체 한자로 표기해 놓았다. 누리집의 전시유물 해설에서는 '양(←앙)부일구'라고 표기해 놓아 오타 수준이 안타까움을 더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