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좋고 나쁜 먹을거리에 따라 암세포의 세력 확장 여하가 달려 있다고 믿고 있기에 그만큼 식이요법이 중요합니다.
송성영
자동차로 단순 비유하자면 기혈운동이 자동차가 잘 굴러가게 정비하는 일이라면 식이요법은 연료공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휘발유나 경유가 없으면 자동차가 움직이지 못하듯 먹지 않으면 몸의 기능이 멈추게 됩니다.
또한 휘발유 차에 경유를 혹은 경유 차에 휘발유를, 가짜 휘발유나 유사휘발유를 넣게 되면 자동차는 독을 먹은 것이나 마찬가지겠지요. 차는 부속품을 갈아 수리하면 되지만 독이 되는 식품을 섭취한 몸은 치명적인 상태가 됩니다. 그만큼 어떤 먹을거리를 먹느냐에 따라 몸의 상태가 달라집니다. 좋고 나쁜 먹을거리에 따라 암세포의 세력 확장 여하가 달려 있는 저 같은 암환자의 부실한 몸엔 그만큼 식이요법이 중요합니다.
항암식품 과일과 채소, 독이 될 수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과일과 채소들 대부분은 암환자들에게 좋다는 항암 식품입니다. 녹차, 블루베리, 적포도주, 귀리, 브로콜리, 연어, 마늘, 견과류, 토마토, 시금치 등 <뉴욕타임스>가 선정했다는 10대 건강식품을 비롯해 양배추, 케일, 생강, 콩, 가지, 사과, 바나나, 고구마, 블루베리 등등과 더불어 견과류를 비롯해 우리가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어지간한 과일과 채소들 대부분에 항암 성분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맹점이 있습니다. 모든 약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독이 되거나 약이 될 수 있듯이 항암식품이라 하여 그냥 먹기만 하면 항암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름 몸을 통해 임상을 한 결과, 항암에 좋다는 몇몇 과일을 어떻게 언제 먹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암 판정을 받은 그 다음해인 2019년 봄 위출혈과 함께 두 번째 쓰러졌습니다. 나중에 그 원인을 분석해 보았는데 저의 경우는 항암에 좋다는 과일과 채소, 특히 토마토, 사과, 바나나, 고구마의 꾸준한 섭취와 과로 때문이었습니다.
기혈운동과 명상을 포함한 자연치유법의 한 줄기인 식이요법에 대해 그만큼 무지했던 것입니다. 항암에 좋은 식품이라면 아무런 의심 없이 무조건 먹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 좋다는 항암 식품이 독이 되었을까요?
두 차례의 암 판정과 더불어 수술을 거부한 그해 겨울, 평소 즐겨먹던 바나나와 토마토를 믹서에 갈아 매일 아침 공복에 주스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사과는 한 겨울 그 값이 한 개에 3천 원 가까이 하여 비싸서 사먹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오일장에 나가보았더니 한 박스에 2만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싼 맛에 그 농약에 찌든 사과를 서너 박스 사다 놓고 갈아 먹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몇 개월 동안 매일 아침마다 항암에 좋다는 바나나와 토마토, 사과를 넣고 주스를 만들어 마시고 속이 출출할 때는 평소 좋아하던 고구마를 삶아 점심 대용으로 먹기도 했습니다.
그 무렵 산막에서 매년 열어왔던 '배부른 잔치' 준비를 위해 두 행자의 눈초리를 피해가며 비닐하우스 무대를 만드는데 일손을 보탰고 암환자임을 까마득히 잊고 행사 전후 사나흘 동안 뮤지션들과 새벽까지 어울려 놀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행사가 끝나던 다음날 결가부좌 상태로 위출혈과 함께 혼절했던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