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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산림청과 산림조합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9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가운데, 국감장 밖에서는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국감장 안에서는 강기갑 의원의 질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원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 충남 천안시 북면 명덕리, 논산 황화정리,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계양산, 전북 남원시 교룡산 율정마을 등 골프장 저지운동을 벌이고 있는 전국 5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골프장 저지 전국 시민공동대책위'는 이날 오전 정부대전청사 남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골프장 인허가를 위한 전제요건인 '입목축적조사서'가 조작 또는 부실하게 작성된 것과 관련, 산림청이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며 산림청이 산림개발청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료를 통해 "산림청이 '입목축적조사서' 작성 과정에서 불법과 조작을 일삼은 산림경영기술자(영림사)와 관련 공무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산림청은 규정 위반, 결과 조작, 허위 서류 작성 등을 일삼은 산림경영기술자를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산림청이 최근 입목축적조사서 작성 과정의 잘못을 인정하고 조사협의체 구성 및 공동조사를 벌이기로 한 태도변화는 환영하지만, 전문가로만 조사협의체를 구성, 주민과 대책위를 배제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입목축적조사서에 관한 문제점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이는 산지관리법 상에 입목축적조사서를 사업주가 산림경영기술자에게 용역을 주어 조사하게 하는 제도 자체의 결함 때문"이라며 "따라서 산림청은 용역을 주어 조사하게 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탁 등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산림청은 산림 개발이 아니라 산림 보호와 육성이 주목적인 부서임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인허가 과정에서 보여준 산림청의 태도는 산림청이 마치 산림개발청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라며 규탄했다.

 

강기갑 의원 "골프장 인허가 과정, 불법·비리 백화점"

 

이러한 주민들의 외침이 청사 울타리를 넘어 들려오는 가운데, 국감장 안에서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송곳 질문'이 이어졌다.

 

강 의원은 "건물로 들어오는 입구에서 주민들의 집회 장면을 보았느냐"고 입을 뗐다. 이에 대해 정광수 산림청장이 "아침 일찍부터 집회를 하고 있다, 내용도 잘 알고 있다"고 답하자 "현재 전국에서 534개의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거나 추진 중에 있다"며 "이는 여의도 면적의 43배나 되는 면적으로 이게 바로 산지 훼손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어 "그런데 골프장 인허가 과정을 현장 점검 해 봤더니 완전히 불법, 비리 백화점이고, 특히 입목축적조사는 엉터리였다"며 "행정상의 문제에 대해서 산림청에서 감사를 시작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이 "감사를 시작한 것은 아니고…"라고 답하자 강 의원은 "지금 당장 해 보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골프장 인허가 과정의 문제가 본 의원실에서 조사한 '골프장허가 산지전용실태 현장 조사'에서 지적된 4곳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며 "현재 본 의원이 전국 30여 개의 골프장을 살펴보고 있는데, 입목축적조사서 오류가 대부분 대동소이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또 "사태가 이 정도면 허가된 모든 골프장 및 최근 허가 중인 골프장에 대해서 전면적인 현장 감사와 실태조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강 의원은 이어 "특히, 이러한 문제는 입목축적조사서를 사업자가 직접 의뢰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심지어 사전에 나무를 베어내기도 하지 않느냐, 이것이야 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기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입목축적조사를 산림청에서 위원회를 구성해서 하는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끝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탄소세'를 도입해야 한다"며 "특히 나무를 베어내고 산지를 전용하는 데에는 반드시 탄소세를 물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지적하신 문제와 골프장 문제 등에 대해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면적으로 법이나 규정을 개편하려고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태그:#국정감사, #입목축적조사서, #강기갑, #산림청, #골프장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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