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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교육장 실에 놓인 전학신청서
동명중학교 학부모들이 동부교육청 교육장실에 전학신청서를 쌓아 놓고 임시이사 파견 여부를 밝혀 달라고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으니 전학시켜 달라" - "서류가 미비해 접수할 수 없다"

대전 동명중 학부모 100여명이 급기야 대전 동부교육청에 전학신청서를 제출했다.

@BRI@이들은 23일 오후 3시 동부교육청 민원실을 찾아 "투명한 학교경영을 요구하며 임시이사 파견을 요구한 지 1년이 지났건만 묵묵부답"이라며 "더 이상 부도덕하고 부패한 경영자들이 남아 있는 학교에 자녀를 보낼 수 없다"며 미리 작성한 전학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교육청 측은 이들이 제출한 전학신청서가 법정 서식이 아닌데다 타 학군으로 전 가족이 퇴거 해야 하는 등의 전학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며 접수자체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추후 보완하겠다"며 서류 접수를 요구하는 학부모 측과 실랑이를 벌였다.

학부모들은 동부교육청 민원실에서 서류접수를 완강히 거부하자 교육장실로 몰려갔다. 이들은 "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지켜달라는 오랜 외침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으면서 왜 전학 신청서류 접수까지 거부하느냐"며 김창규 교육장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어 김 교육장의 책장 위에 전학신청서를 올려 놓았다.

학부모들 "까맣게 속 타는데 '다음 주' 타령만 하나"

김 교육장은 "이번 주까지 어떤 형태로든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답했으나 학부모들은 "하루 하루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데 태평하게 '다음 주까지''이번 주까지' 타령에 믿음이 안간다"고 쏘아 붙였다.

학부모들이 교육장(오른쪽)에게 임시이사 파견결정을 미루는 이유를 묻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학부모들은 또 "교육주체인 학부모, 학생, 교사가 한 목소리로 부패하고 무능한 이사 전원을 교체해야만 학원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그런데도 '상생'과 '윈-윈'을 말하는 교육장의 행태에 화가 치민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임시이사 파견 여부'를 분명히 밝혀 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하지만 김 교육장은 "교육청에서는 나름대로 속도를 내고 있고 조만간 정상화 방법을 결정해 밝히겠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 했다.

이처럼 동부교육청 측의 답변을 미루자 이건우, 정치원 씨 등 동명중학교 소속 교사 15명이 예정대로 교육청 정문앞에 천막을 치고 '철야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학부모들이 전학신청이라는 극단적 행동을 취했음에도 교육청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참담하고 불행한 사태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어 "명신학원(동명중학교 학교법인) 임원진은 각종 비리행위와 독선적 경영으로 이미 학교를 경영할 자격을 상실했다"며 "임시이사를 파견만이 아이들에게 더 이상 피해를 주지 않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동명중 교사들 '철야 단식농성' 돌입 "임시이사 파견만이 해법"

이들은 또 "학원 경영진의 비리행위와 학교장의 독선적 경영은 교육청의 지도감독 소홀과 직무유기에 기인한다"며 "그런데도 동부교육청이 '임원진 전원 승인 취소'를 머뭇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학교법인 명신학원은 ▲93년 9월 법인재산 매각대금 1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해 보전명령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2년 12월(2차) 미납세금(1억3000여만원) 보전명령 ▲같은 해 12월(3차) 재산변동 신고 및 보전명령 ▲ 2005년 12월 법인재산 임의멸실 시정명령 ▲ 2006년7월 법인재산 손실(1억9000여만원) 보전명령 등 5차례의 행정 명령을 받았으나 단 한건도 이행하지 않았다.

▲ 철야단식농성에 들어간 동명중 교사들
이들은 임시이사 피견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학부모들은 교육청 현관앞에 모여 '임시이사 파견' '임원진 전원 교체'를 거듭 요구하다 오후 4시 반경 해산했다. 대신 교육청 정문앞에서는 철야 단식농성을 시작한 교사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아이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단식농성밖에 없다는 현실이 서글프기만 하다"며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학습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사 교체 폭 놓고 고심 중"

이기황 동부교육청 재무과장은 "그동안 청문절차법에 따라 여러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은 상태로 교육장의 최종 판단만 남겨 놓고 있다"며 "관선이사의 교체 폭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명중학교 사태는 지난 해 2월 이사회가 두 명의 소속 교사를 임의단체 조직 등을 이유로 해임하면서 촉발됐다. 이 후 학부모들의 반발, 학교 비리의혹 제기, 검찰고발, 학생 집단 수업거부, 시교육청 특별감사, 이사장 및 이사 직무정지 등으로 이어지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두 교사의 해임과 관련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각각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으나 학교 측은 아직까지 해임결정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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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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