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고등학교를 포기한 인상이 녀석과 함께 토란을 심었습니다.
 고등학교를 포기한 인상이 녀석과 함께 토란을 심었습니다.
ⓒ 송성영

관련사진보기


"그만 자고 일어나."

아침 7시 30분.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집에서 공부하기로 한 인상이 녀석이 늦잠을 잡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한창 등교을 서두르는 시간임에도 늘어지게 잠을 잡니다. 밤늦게까지 기타나 드럼을 치고 때로는 책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기 때문입니다.

보름 전, 녀석과 머리를 맞대고 대략 일일 계획표를 짰습니다. 하루 여덟 시간을 공부시간으로 정해놓았습니다. 검정고시를 위한 영어를 비롯한 학과 공부 3시간. 책읽기 2시간. 인터넷 등을 뒤져가며 칼 만들기나 목공에 관련된 자료 찾아 나서기 3시간, 그 나머지는 자유시간으로 드럼이나 기타를 치거나 작곡을 하고 컴퓨터 게임을 해도 상관없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친구들을 만나 신나게 놀거나 여행을 하는 시간으로 정했습니다.

계획표를 짰다고는 하지만 군대나 학교에서처럼 못 박아 놓듯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얼마든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습니다. 아무튼 녀석의 책상머리에 붙어 있는 계획표대로라면 아침 7시 30분,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 곰순이와 함께 바다 산책을 나서는 시간입니다. 다른 시간들은 대충 실행에 옮기고 있지만 아침 산책 시간 만큼은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습니다. 녀석 나름대로 계획표 대로 움직이기 위해 핸드폰에 '알람시계'를 맞춰놓고 있지만 소용없습니다. 영등철로 접어들면서 바다 바람이 거칠다는 핑계로 나 또한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인저 날 풀렸으니께, 오늘부터 바다 산책 나가자 잉."

녀석이 부스스 일어납니다. 녀석은 어떤 것을 요구하면 거부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 녀석의 성품을 잘 알고 있기에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침 8시가 다 되어 녀석과 함께 아침 바다로 나섭니다. 바다로 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물 만난 고기처럼 펄쩍펄쩍 뛰어대는 곰순이의 목줄을 풀어 함께 나섰습니다.

"너무 방안에서만 있으면 묶여 있는 곰순이와 다를 바 없는 겨. 아침 산책 나서면 곰순이 한티도 좋고. 너도 좋잖어? 아빠한티도 좋고. 일어날 때가 힘들어서 그렇지 막상 바다에 나오니께 좋지?"
"응 좋아."
"학교 안 간지 한 달이 다 돼가고 있는디, 기분이 어뗘?"
"아직은 잘 모르겠어."

"너 저번에 고등학교 다니는 친구들 만나 봐서 알잖어. 다들 힘들다고 하지?"
"응"
"검정고시는 부담 갖지 말어, 서두를 것 없어. 그냥 천천히 준비 하믄 돼. 지금처럼 책 좀 읽어가면서 니가 하고 싶은 칼 만드는 자료 찾아보고 준비하면 돼."

녀석은 전통 칼 만드는 사부의 연락을 기다리며 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인터넷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지난번 <오마이뉴스>에 녀석이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칼 만들고 싶다는 기사를 올렸는데, 그걸 보고 몇몇 분들이 칼 만드는 동영상 사이트를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에서 돌칼을 만든다는 교포 분은 이메일을 통해 자료를 챙겨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공부 시작한지 보름 째, 여러 가지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인상이 일일 계획표에서 그동안 지키지 못했던 아침 바다 산책을 곰순이와 함께 나섰습니다.
 인상이 일일 계획표에서 그동안 지키지 못했던 아침 바다 산책을 곰순이와 함께 나섰습니다.
ⓒ 송성영

관련사진보기


녀석은 곰순이와 나란히 갯바위에 앉아 바다를 봅니다. 뭔가 생각에 잠깁니다.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한지 보름 째.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녀석은 여러 가지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그 고민이 뭐든 간에 스스로가 견뎌내야 할 것들입니다. 녀석은 바다를 바라보며 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고등학교에 진학했다면 녀석은 지금 이 시간, 교실에 앉아 수업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뭔 상상을 하고 있을까? 물어 볼까 하다가 그만둡니다. 어떤 상상이든 녀석의 상상은 바다만큼이나 자유로울 것입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만큼 스스로가 헤쳐 나가야 할 바다입니다.

사진기를 들이대자 녀석이 배시시 웃습니다. 웃고 있는 녀석이 잔잔한 바다만큼이나 평화로워 보입니다. 적어도 고민의 바다를 헤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 어떤 기분 좋은 상상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나는 녀석의 기분 좋은 상상 속에 빠져 들어 바다를 봅니다. 녀석과 똑같은 시선으로 배 한척 없는 단지 바다만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녀석의 생각과 내 생각은 다를 것입니다. 녀석은 바다와 하나가 되어 아무런 생각도 상상도 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바다는 스스로 생명을 키우고 정화시킬 능력이 있습니다. 바다에는 교과서처럼 이미 정해져 있는 것들, 누군가에 의해 손아귀에 쥐어지고 누군가에 의해 머릿속에 강압적으로 입력되는 것들이 없습니다.

실행에 옮기지도 못하는 똥막대기와 같은 부질없는 철학도 이념도 관념도 없습니다. 그저 바다일 뿐이지만 백지와 같은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상상하는 대로 그려 나갈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그 자유로움을 만끽 하는 순간만큼은 내 자신은 물론이고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습니다. 너와 내가 없는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한결 가뿐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 늦은 아침을 먹고 나서 호미를 챙겨 밭으로 나섭니다. 오늘은 인상이 녀석과 밭일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털신은 흙 묻으믄 털어내기 힘드니께, 양말 벗어 놓고 고무신 싣고 와라."

오늘은 인상이 녀석과 밭일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7년에 걸쳐 유전자 조작 배추씨를 대대로 채종해 파종한 봄동배추가 푸르기만 하다. 지난 해 늦가을 밭을 갈지 않고 함부로 배추씨를 뿌려 놓았습니다. 종묘상에서 구입하는 배추 씨앗은 그 값이 너무 비싸(최소 1만원) 함부로 뿌릴수 없습니다.
 7년에 걸쳐 유전자 조작 배추씨를 대대로 채종해 파종한 봄동배추가 푸르기만 하다. 지난 해 늦가을 밭을 갈지 않고 함부로 배추씨를 뿌려 놓았습니다. 종묘상에서 구입하는 배추 씨앗은 그 값이 너무 비싸(최소 1만원) 함부로 뿌릴수 없습니다.
ⓒ 송성영

관련사진보기


녀석이 느릿느릿 털신을 싣고 밭으로 나서다 말고 다시 집안으로 들어서 고무신으로 바꿔 싣고 나옵니다. 녀석이 다가오는 밭 주변 곳곳에는 겨울을 난 봄동 배추가 푸르게 자라 있습니다. 지난 가을 밭조차 갈지 않고 맨땅 곳곳에 뿌려놓은 배추인데, 벌써 꽃대를 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7년째 배추 씨앗을 채종해서 파종해 온 녀석들입니다. 

일곱 살 먹은 녀석들은 본래 종묘상에서 구입한 유전자 조작 배추 씨앗이었습니다. 유전자 조작 배추씨앗들은 한 살도 되기 전에 생명을 다합니다. 더 이상 김장배추로서의 생명력을 키울 수 없기 때문에 씨앗받기를 하지 않습니다. 해봤자 소용없습니다. 꼬갱이가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종묘상에서 그렇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일반 씨앗에 비해 5배나 비싼 배추씨앗이기에 더 이상 씨를 받아쓰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일테면 씨알머리 없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경쟁 속에서 살아가게끔 자본의 구조에 맞게 교육시켜 그 자본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는 현 정부의 씨알머리 없는 교육정책처럼 말입니다. 씨알머리 없는 유전자 조작의 배추 씨를 7년에 걸쳐 대를 이어 받아쓰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김장김치를 담굴 만큼 꼬갱이 실한 녀석들이 거의 나오질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 포기가 차지 않습니다. 배추도 무도 아닌 쭉쟁이로 자랍니다. 백포기를 심으면 꼬갱이 실한 녀석들은 열 포기도 채 안 나옵니다.

하지만 녀석들은 봄동 배추로서의 가치를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생명력이 강해져 밭을 갈지 않는 상태로 맨 땅에 뿌려 놓아도 싱싱한 잎사귀를 유지하면서 겨울을 잘 납니다. 스스로가 힘을 키워나가는 것이지요. 씨앗값 걱정 없이 함부로 뿌려 놓은 그 싱싱한 녀석들을 수확해 순천 사랑어린 쉼터, 고흥 녹색평론 모임 사람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과 나눠 먹었고 여전히 밭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겨울 버텨낸 꼬갱이 실한 배추... 씨받이로 쓸 생각입니다

꼬갱이가 실한 7대째 배추. 추운 겨울을 났음에도 여전히 푸르기만 합니다. 이 녀석에게서 씨를 받아 올 가을 파종할 예정입니다.
 꼬갱이가 실한 7대째 배추. 추운 겨울을 났음에도 여전히 푸르기만 합니다. 이 녀석에게서 씨를 받아 올 가을 파종할 예정입니다.
ⓒ 송성영

관련사진보기


지난해 종묘상에서 모종을 구입해 심은 유전자 조작배추. 7대째 씨앗을 받아 심은 배추와 달리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썩어 문드러졌습니다.
 지난해 종묘상에서 모종을 구입해 심은 유전자 조작배추. 7대째 씨앗을 받아 심은 배추와 달리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썩어 문드러졌습니다.
ⓒ 송성영

관련사진보기


올해는 그나마 겨울을 버텨낸 꼬갱이 실한 녀석들이 몇 포기 보입니다. 씨받이로 쓸 녀석들입니다. 작년 가을 종묘상에서 모종을 구입하여 김장배추를 담구고 남은 몇 포기의 배추들은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썩어 문드러졌는데, 녀석들만큼은 여전히 알차게 버티고 있습니다. 조만간 꽃대를 올리고 꽃을 피워 씨를 맺게 될 것입니다. 이 실한 녀석들의 씨를 받아 올 가을 다시 파종할 것입니다. 100포기 중에서 90포기의 꼬갱이 실한 녀석들로 김장김치를 담굴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밭 가장자리의 키 작은 매실 나무가 3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꽃을 화사하게 피워내고 있듯이 남녘의 봄은 빨리도 찾아옵니다. 밭 500 평 중에 벌써 반 이상을 갈아 씨를 뿌렸습니다. 느린 성품 그대로 하루에 열댓 평씩 보름에 걸쳐 감자, 취나물, 도라지, 고수, 대파, 쑥갓 등등을 파종했습니다.

남녘의 봄은 매실 나무에서 부터 찾아옵니다. 3월 중순부터 매실나무에 꽃이 주렁주렁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인상이 하고 토란을 심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남녘의 봄은 매실 나무에서 부터 찾아옵니다. 3월 중순부터 매실나무에 꽃이 주렁주렁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인상이 하고 토란을 심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 송성영

관련사진보기


우리집에서 가장 빨리 피는 냉이꽃. 2월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지금은 밭 주변에 아예 꽃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집에서 가장 빨리 피는 냉이꽃. 2월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지금은 밭 주변에 아예 꽃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 송성영

관련사진보기


오늘은 토란을 심기로 했습니다. 어제 오후 내내 갈아 놓은 밭 자리입니다. 비가 많이 오면 물이 고이는 밭 자리이기에 최대한 두둑을 높였습니다. 토란을 심기 전에 할 일이 있습니다. 인상이 녀석과 함께 밭을 갈면서 뒤섞여 있던 쑥 뿌리를 골라냈습니다. 작은 쑥 뿌리 토막이라도 골라내지 않으면 금새 쑥밭을 만들어 놓기 때문입니다.

"그냥 밭에 앉아서 하믄 안 돼?"
"왜?"
"장단지가 아퍼서."
"그려? 그람 편하게 앉아서 혀. 푹신푹신하고 좋을 겨"

녀석이 똥싸는 폼으로 쪼그려 앉아 일하기가 힘들었는지 퍼질러 앉습니다. 그 자세로 세월아 내월아 느릿느릿 쑥 뿌리를 골라내다가 혼자서 중얼거립니다.

"얘들은 춥겠다."
"뭐가?"
"지렁이들이..."

우리 밭은 화학비료조차 주지 않기에 지렁이가 아주 많습니다. 녀석이 지렁이 한 마리를 손가락에 올려놓고 요리저리 살펴보더니 다시 땅속으로 돌려보냅니다.  

오늘은 토란을 심기로 했습니다

작은 녀석 송인상과 함께 오전 내내 토란을 심었습니다. 자식과 함께 흙을 만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작은 녀석 송인상과 함께 오전 내내 토란을 심었습니다. 자식과 함께 흙을 만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 송성영

관련사진보기


쑥 뿌리를 대충 골라내고 나서 토란을 심었습니다. 내가 호미로 구멍을 파놓으면 녀석은 그 자리에 토란을 넣고 흙을 덮는 일을 합니다. 키가 나만큼이나 다 자란 자식새끼와 함께 일하다보니 밭일이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즐겁습니다. 행복합니다. 세상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흙이 부드러워서 만지기가 좋아." 
"그렇지 잉. 그래서 아빠가 농사짓는 겨. 흙이 부드러워서..."
"근디 참외는 언제 심어?"
"한 달 쯤 있다가 심는디, 참외 먹고 싶어?"
"응."
"수박도 먹고 싶지? 그리고 너 또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 해..."

"사과?"
"그려 사과나무도 심으면 되지 뭐. 또."
"참다래..."
"참 다래는 저기에 심었어, 이따 보여줄께. 그려, 까짓거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뭐든지 말해라! 먹고 싶은 거 다 심으면 되니께. 참 신기하지? 밭에서 먹고 싶은 것이 심는대로 막 나올수 있다는 게."
"그러네?"

녀석이 환하게 웃습니다. 웃고 있는 녀석의 눈빛이 반짝입니다. 나는 큰 소리로 "와 하하하" 웃어 제깁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보통 먹고 싶은 것이라 하면 음식을 말하곤 하는데, 밭에서 먹고 싶은 것을 찾으니 새삼스럽게도 신기합니다. 사진기를 들고 밭일을 하고 있는 나와 인상이 주변을 오락가락하던 아내가 점심은 언제 먹을 거냐고 말하고 있지만 그 신기함으로 먹지 않아도 배부릅니다.

토란 씨를 다 넣고 홀가분하게 나오는데 성체를 본듯 갑자기 환한 기운이 다가옵니다. 지난 늦가을에 갈아놓은 상추밭입니다. 토란을 심으며 흙에만 시선을 집중하다보니 노란 잎을 키우고 있는 상추밭에서 갑작스럽게 환한 빛을 느낀 것입니다. 스스로 겨울을 견뎌낸 어린 상추들의 생명력입니다.

어린 상추 잎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비닐 하우스 조차 없이 어린 상추들이 겨울을 견뎌내며 스스로 기운찬 생명력을 키워내고 있는데, 학교 없이 홀로 서기를 하고 있는 인상이 녀석인들 스스로 그 어떤 기분 좋은 생명력을 키워내지 못하겠는가? 그게 어디 인상이 녀석뿐이겠습니까?

두 컬레의 고무신을 번가라가며 신었는데 이제 한 컬레는 인상이 녀석의 것이 됐습니다.
 두 컬레의 고무신을 번가라가며 신었는데 이제 한 컬레는 인상이 녀석의 것이 됐습니다.
ⓒ 송성영

관련사진보기



태그:#아침 바다산책, #자유로운 시간, #씨알머리 없는 배추와 교육정책, #토란심기, #스스로 키우는 생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연을 살리고 사람을 살릴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는 적게 벌어 적게 먹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평생 화두로 삼고 있음. 수필집 '거봐,비우니까 채워지잖아' '촌놈, 쉼표를 찍다' '모두가 기적 같은 일' 인도여행기 '끈 풀린 개처럼 혼자서 가라' '여행자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