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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홀로 입학생’이 꿈에 그리던 엄마의 고향, 필리핀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4인이 현석이네 가족이고 그 오른쪽이 경옥이네 가족이다.
▲ 꿈은 이뤄진다 두 ‘나홀로 입학생’이 꿈에 그리던 엄마의 고향, 필리핀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4인이 현석이네 가족이고 그 오른쪽이 경옥이네 가족이다.
ⓒ 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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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도 되고 싶어요, 어른도 되고 싶고요. 짝꿍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어머니의 고향에 가보고도 싶어요. (문경옥, 전남 구례 토지초등학교 연곡분교 1년)"

"제 소원은 필리핀에서 시집온 엄마 손을 잡고 엄마의 고향을 찾아가는 것이에요. (양현석, 충북 보은 수정초등학교 삼가분교 1년)"

경옥이와 현석은 각각 지리산 피아골에 있는 연곡분교와 속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삼가분교의 '나홀로 입학생'이다. 이들은 올해 또래친구 없이 혼자 초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 110명 가운데 두 명이다.

두 산촌마을 다문화 가정 학생의 소원은 엄마 고향 찾기

두 어린이는 '나홀로 입학생'이라는 점 말고도 산촌의 다문화가정 학생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 공통점으로 인해 두 학생은 오늘(20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엄마의 고향, 따뜻한 남쪽 나라 필리핀을 방문하기 위해서이다.

지난 3월 입학식을 전후해 청취한 두 나홀로 입학생의 '소원'이 5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할머니와 문경옥(오른쪽)·경미(가운데). 지리산 피아골에 위치한 연곡분교의 '나홀로 입학생' 경옥이에게 아직 짝꿍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엄마의 고향을 찾아가는 소원은 이뤄지게 되었다.
▲ "짝꿍이 생겼으면 좋겠고, 엄마의 고향에도 가보고 싶어요" 할머니와 문경옥(오른쪽)·경미(가운데). 지리산 피아골에 위치한 연곡분교의 '나홀로 입학생' 경옥이에게 아직 짝꿍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엄마의 고향을 찾아가는 소원은 이뤄지게 되었다.
ⓒ 조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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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옥이는 9년 전에 필리핀 세부 지역에서 시집온 엄마(리자 비 암비, Liza B. Ambe)의 고향을 처음 찾게 되었다. 이 긴 여정에는 동생들(경미·경은)도 동행했다.

경옥이는 <오마이뉴스>가 지난 2월부터 연재한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시리즈의 첫 주인공이다. 그러나 경옥이는 지난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더불어 함께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엄마와 아빠가 모두 생업을 위해 일하느라 2박3일간의 서울 나들이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옥이는 이미 전국에서 온 나홀로 입학생들에게 낯익은 친구다. '더불어 함께 입학식'을 계기로 개설한 나홀로 입학생 팀블로그의 대문에는 경옥이가 동생 경미와 함께 놀고 있는 큼지막한 사진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현석이네 가족. 속리산 기슭에 자리잡은 삼가분교의 '나홀로 입학생' 현석이(오른쪽에서 두번째)의 소원은 필리핀에서 시집온 엄마 손을 잡고 엄마의 고향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 "엄마 고향에 가고 싶어요" 현석이네 가족. 속리산 기슭에 자리잡은 삼가분교의 '나홀로 입학생' 현석이(오른쪽에서 두번째)의 소원은 필리핀에서 시집온 엄마 손을 잡고 엄마의 고향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 최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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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이 역시 8년 전에 필리핀의 마스베타 지역에서 시집온 엄마(가나레스 달리사이 가날레, Canares Dalisay Canale)의 고향을 처음으로 방문하다. 현석이는 경옥이보다 더 든든하다. 국제선과 국내선 비행기 그리고 배를 갈아타는 먼 길이지만 아빠(양재붕씨)와 남동생 광석이가 함께 가기 때문이다.

현석이네 가족은 이미 지난 7월 오마이뉴스와 아름다운재단이 공동주최한 '더불어 함께 입학식' 참석차 2박3일 동안 서울 나들이를 한 적이 있다. 현석이네 가족은 그 때 이미 필리핀 방문에 대해 귀띔을 받았다. 그래도 궁금한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외할아버지·외할머니와 사촌 형제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엄마 고향 동네에도 학교가 있을까?"

'나홀로 입학생' 개인과 공동체에 4500만원 지원

두 '나홀로 입학생'과 동생들은 비행기가 뜨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설레는 눈치가 역력하다. 오마이뉴스는 두 '나홀로 입학생'을 필리핀 방문을 동행 취재해 이들의 '소원 성취' 과정을 전국의 나홀로 입학생들과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오마이뉴스(오연호 대표)>와 아름다운재단(박상증 상임대표)은 올해 공동사업으로 기획한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캠페인의 일환으로 '소원우체통 지원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두 나홀로 입학생 가족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 마음은 벌써 필리핀 외갓집으로 두 나홀로 입학생 가족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 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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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우체통 지원사업은 나홀로 입학생과 그 학생이 다니는 학교 또는 마을 공동체의 소원을 발굴해 공동체 회복을 위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것이다. 협약서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무너지는 농어촌 공동체와 나홀로 입학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지 유도를 목적으로 전국의 나홀로 입학생 중 오마이뉴스에서 기획 취재한 학생 혹은 마을'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아름다운재단은 지난 7월 열린 '더불어 함께 입학식'에 1000만원을 특별지원한 데 이어, 8월부터 12월까지 소원우체통 지원사업으로 4500만원(개인 소원 1인당 300만원씩 5건과 공동체 소원 600만원씩 5건)을 지원한다.

이번 두 다문화가정 학생의 엄마 고향 방문은 소원우체통 개인 지원사업 가운데 첫 사례다.

올해로 창립(창간) 8주년을 맞이한 아름다운재단과 오마이뉴스는 창립(창간) 기념사업으로 올해 8살을 맞이해 혼자 입학한 전국의 농산어촌 초등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캠페인을 공동 기획했다.

덧붙이는 글 | 제1차 소원우체통 지원사업에 대한 취재는 (주)하나투어의 협찬으로 이뤄졌습니다.



태그:#나홀로입학생, #소원우체통, #연곡분교 문경옥, #삼가분교 양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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