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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에게 선물로 준 14K목걸이
ⓒ 송진숙
지난 21일은 부부의 날이기도 했지만 성년의 날이기도 했다. 매년 5월 셋째 월요일. 성년의 날이 제정된 것은 1973년의 일이지만, 전통적인 성년식에 해당하는 관례(冠禮)와 계례(筓禮)는 중국의 예교(禮敎)가 들어온 이후 상류계급에서 널리 행하여졌다.

관례는 성인이 되었음을 상징하기 위하여 남자에게 상투를 틀어 갓을 씌우는 것이고, 계례는 여자에게 쪽을 찌고 비녀를 꽂아 주는 것인데, 이들 행사에는 복잡한 의식이 따랐다. 남자는 관례의 절차를 마치면 아명(兒名)을 버리고 평생 쓸 이름과 자(字)와 호(號)를 가졌으며, 결혼할 자격과 벼슬길에 오를 권리도 갖게 되었다.

<문공가례(文公家禮)> <사례편람(四禮便覽)>에 의하면 남자는 15세에서 20세 사이에 관례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조선 후기에 와서는 10세가 지나면 이미 혼인을 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관례도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옛날의 성년식은 지금처럼 20세로 고정된 것은 아니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들이 20세부터 성인으로 인정 하고 있는데, 미국은 투표권과 관련하여 20세에서 18세로 낮추었다. 프랑스의 경우는 나이와 관계없이 결혼을 하면 성인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15세 이상 되는 소년·소녀들에게 자기가 마음대로 관리할 수 있는 일정한 재산을 주어 법률행위를 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네이버 백과사전 참고)

지금의 성년식은 거창한 의식은 아니지만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사회구성원으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어른이 되었다는 자부심과 새로운 출발선상에 서서 용기를 가지고 생활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올해로 만 20살이 된 딸아이에게 어떻게 축하를 해줄까 고민했다. 일단 평상시 구입하기엔 좀 부담스러웠던 조그만 목걸이를 골라서 예쁘게 포장해서 전했다. 딸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막상 월요일 귀가 길에 전화해서는 말했다.

▲ 딸에게 선물로 준 장미 한송이
ⓒ 송진숙
"엄마 나 장미꽃 못 받았는데."
"그거야 남친한테 받아야지."
"내가 남친이 어딨어?"
"알았어. 네가 오면서 한 송이 사가지고 와, 내가 다시 전달해줄게!"

아이는 진짜로 장미 한 송이를 사와서 내게 내밀었다. 전달받은 장미를 아이에게 다시 전해 주었다. 우습긴 했지만 엄마에게라도 장미꽃을 받으며 축하받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의 요구대로 해주었다.

"딸 축하해, 이제 성인이야. 앞으로는 엄마와 똑같은 어른으로서 사회구성원으로 책임감을 갖고, 그리고 사회에 새내기로 나서는 만큼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나가길 바란다."

"이제 엄마 허락 없이도 결혼할 수 있어."
"엄마는? 남친이 있어야 결혼을 하든지 말든지 하지."
"하여튼 앞으로 결혼하고 싶은 사람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해."

우리는 축하하는 의미로 시원한 캔 맥주 하나를 따서 컵에 가득 따랐다.

"자, 건배."

엄마와 딸은 부모자식간에서 동지로, 여인으로서의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엄마보다 자유롭고 아픔 없이 밝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특별한 5월 응모글


태그:#성년식,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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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과 감동은 늙지 않는다"라는 말을 신조로 삼으며 오늘도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에 주저앉지 않고 새로움이 주는 설레임을 추구하고 무디어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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