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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06 병술년이 저물어가면서 여러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올해의 10대 뉴스'를 뽑아 사람들에게 알리느라 바쁘다. 또 사람들은 이러한 10대 뉴스를 보면서 올 한 해 국내·외적으로 일어났던 여러 가지 일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다가오는 2007 정해년 새해에는 해묵고 언짢았던 뉴스보다 좀 더 싱싱하고 반가운 뉴스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눈치다.

사람은 늘 뉴스를 몰고 다닌다. 우주 삼라만상도 늘 뉴스를 몰고 다닌다. 하지만 사람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뉴스는 뉴스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을 것이다. 대자연이 스스로 빚어내는 신비로운 현상이나 여러 재앙의 조짐들도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톱뉴스가 되기도 하고, 쪼가리 뉴스가 되기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BRI@나는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했을까. '2006 나만의 10대 뉴스'는 없는 것일까. 있다. 사람들 누구에게나 여러 가지 뉴스가 있다. 그 뉴스가 혼자만이 소중하게 숨겨둔 비밀이든 수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일이든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자기만의 독특한 뉴스가 있다.

한 해를 보내면서 '나만의 10대 뉴스'를 찾아 꼼꼼히 되짚어보는 것도 자신을 한 차원 높게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임이 틀림없다.

곰곰이 되돌이켜보면 나 또한 지난 1년을 정말 숨가쁘게 살아왔던 것 같다. 가족들의 의식주를 위해,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서 좀 더 넓은 세상을 제대로 알기 위해 전국 곳곳에 입품과 발품을 팔았다. 그렇게 뛰어다니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람도 많았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옛 벗들과 선후배 문인들도 참 많이 만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 한 해는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이 더 많았다는 점이다.

'2006 나만의 10대 뉴스'를 꼽으라면 ▲15여 년 만의 제주 방문 ▲<오마이뉴스> '명예의 전당' 선정 ▲<오마이뉴스> 기사 1200꼭지 금자탑 ▲12년 만에 펴낸 네 번째 시집 <바람과 깃발> ▲꼭 가고 싶었던 독도 첫 방문 ▲<오마이뉴스> 연재기사 '음식사냥 맛사냥' 100꼭지 달성 ▲<오마이뉴스> '2006 이 여름을 시원하게' 우수작 선정 ▲SBS 8월 우수 U포터 선정 ▲한미FTA 저지 '영천농민문학축전' 시 낭송 ▲이선관 시인 1주기 추모행사 마무리가 그것들이다.

올해 나만의 10대 뉴스 중 <오마이뉴스>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다른 뉴스도 모두 기사를 통해 <오마이뉴스>에 소개된 것들이다. 이는 그만큼 나의 삶에서 <오마이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몹시 크다는 사실이다. 그중 베스트 뉴스를 굳이 손꼽으라면 올 2월 '명예의 전당'에 선정된 것과 올 4월 시집 <바람과 깃발>을 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 눈 덮인 한라산에 우뚝 서 있는 백록, 백록 바라보며 새해 행운이 함께 하시길...
ⓒ 이종찬
15여 년 만에 가족들과 함께 찾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나는 올해 새해 첫날부터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를 찾았다. 지난 1980∼90년대에 세 번인가 갔었던 제주도를 무려 15여 년 만에 다시 찾았던 것이다. 그때 제주도 한라산은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제주의 코발트 빛 바다는 서울에서 낙향한 뒤 모진 세상의 파도에 시달려왔던 내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었다. 제주민들의 끈질기고 억센 삶이 금빛 감귤로 빛나고 있었다. 이젠 네 인생도 곧 금빛 감귤을 딸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듯이.

▲ <오마이뉴스> 창간 6주년, '명예의 전당'에 선정된 뉴스게릴라들과 오연호 대표기자.
ⓒ 이종찬
3년 6개월여 만에 쌓아올린 금자탑 '명예의 전당'

지난 2월 22일 열린 <오마이뉴스> 창간 6주년 기념식에서 나는 영광스럽게도 <오마이뉴스> '명예의 전당' 순금 메달을 목에 걸었다. '명예의 전당'은 그동안 톱기사 100꼭지를 쓴 사람과 잉걸기사 1000꼭지를 쓴 뉴스게릴라를 뽑아 그 이름을 거는 곳이다.

지난 2002년 5월 16일 첫 기사를 쓰기 시작한 나는 거의 매일 한 꼭지씩의 기사를 썼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끝자락 마침내 3년 6개월여만에 1000꼭지란 금자탑을 세웠다.

▲ 1200꼭지 금자탑 세우다.
ⓒ 이종찬
나도 모르는 새기사 1200꼭지 금자탑 세우다

올 중순에는 나도 모르는 사이 <오마이뉴스>에 내가 쓴 기사가 1200꼭지를 훌쩍 뛰어넘어 버렸다. 4년 6개월 남짓한 세월 끝에 나는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사실, 나는 그동안 '올해 안에 몇 꼭지 달성'이란 특별한 목표를 두고 기사를 쓰지는 않았다. 그저 나와 내 주변에서 수없이 일어나는 일들을 매일 같이 기사로 만들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로운 금자탑들이 자꾸만 생겨나는 것뿐이었다.

▲ <바람과 깃발> 출판기념회에서 임헌영 선생이 축하의 말을 하고 있다.
ⓒ 이종찬
12년 만에 펴낸 네 번째 시집 <바람과 깃발>

올 4월에는 마침내 나의 네 번째 시집 <바람과 깃발>을 펴냈다. 지난 1994년 서울에서 살 때 세 번째 시집 <어머니, 누가 저 흔들리는 강물을 잠재웁니까>를 펴낸 뒤 무려 12년 만의 일이었다.

이때 서울과 고향의 수많은 선후배 문인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나의 시집 출간을 축하하는 축배를 들었다. 나는 그 시집에다 간절한 소원을 빌었다. "글만 써도 먹고 살 수 있는 그날이 어서 오라"고.

▲ 아, 꿈에도 그리운 대한민국 땅 독도여!
ⓒ 이종찬
머리털 나고 처음 가 본 한반도 지킴이 '독도'

지난 5월 중순에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신비의 섬 '독도'를 다녀왔다. 그것도 <오마이뉴스>에서 마련해 준 여비로. 그때 일본에서는 역사교과서 왜곡과 더불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마구 우기고 있을 때였다. 그날 나는 독도의 짙푸른 하늘에 걸린 해와 그 하늘을 힘차게 날고 있는 괭이갈매기를 바라보면서 독도의 하늘에 태극무늬가 또렷하게 그려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독도는 분명 우리 땅이었다.

▲ 100가지 음식의 맛 탑 세우다.
ⓒ 이종찬
연재기사 <음식사냥 맛사냥> 100회 맛 탑 새우다

지난 11월 끝자락에는 2005년 1월 31일부터 연재하기 시작한 <음식사냥 맛사냥>을 마침내 100회라는 맛깔스런 맛 탑을 새롭게 쌓았다. 거의 2년 만의 일이다. 나는 그동안 전국 곳곳의 맛집에 다니며 여러 가지 우리의 음식을 맛보았다. 하지만 일부러 찾아간 곳은 없었다. 그저 그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아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게 되면 '기왕 끼니를 때울 것이면 독특한 맛집으로 가자'는 게 나의 음식철학이었다.

▲ 독도! 독도가 내게 '이 여름을 사원하게' 우수상을 주었다.
ⓒ 이종찬
독도 기사. '2006 이 여름을 시원하게' 우수작 뽑혀

나는 올해 <오마이뉴스>에서 실시한 '2006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응모에 독도 방문 기사를 써서 우수작으로 뽑혔다. 지난 2004년부터 해마다 응모하여 해마다 우수작(3회 연속)으로 뽑히는 큰 영광을 안았다.

그때 같이 응모했던 뉴스게릴라 한 분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이 기자님은 썼다 하면 우수작으로 뽑히니 무슨 비결이라도 있습니까?"라고. 하지만 특별한 비결은 없다. 그저 주제에 맞게 열심히 성실하게 쓰는 것뿐이다.

▲ SBS에서도 '8월의 우수 유포터' 상을 받았다.
ⓒ 이종찬
'SBS 8월의 우수U포터'에도 뽑혀

요즈음 기사 중복 투고에 대해 말이 많은 듯하다. 하지만 나는 이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실, 글만 써서 먹고 사는 글쟁이로서 그 기사의 취재에 따른 경비도 만만치 않지만 나의 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하다. 무릇 글이라는 것은 만인이 읽어줄 때 빛이 나는 게 아니겠는가. 글이 한 권의 책이 되어 그 누군가의 서고에 꽂혀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다면 보기 좋겠는가.

▲ 영천에 가서 한미FTA에 허덕이는 농민들의 삶을 시로 읊었다.
ⓒ 이종찬
한미FTA 저지 '영천농민문학축전'에서 읽은 시

쌀 한 톨에
씨나락 똥구멍 간지럽히던
봄바람이 씨눈으로 잠들어 있다

쌀 한 톨에
아지메들 여윈 장단지 빨다
똥배 터져 죽은 왕거머리 우글거린다

쌀 한 톨에
메마른 하늘 두 동강 내던
날벼락이 내려치고 있다

쌀 한 톨에
훠어이 훠어이 참새 쫓다
에라이 모르겠다 주저앉은 허새비가 보인다

쌀 한 톨에
동지섣달 배불리 채우는
봄 여름 가을이 하얗게 잠들어 있다 -'쌀 한 톨' 모두


▲ 이선관 시인 1주기 추모모임 기자회견.
ⓒ 이종찬
이선관 시인 1주기 추모행사 성황리에 끝내다

나의 올 한 해는 지난해 12월 14일 이 세상을 떠난 시인 이선관을 위한 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초부터 경남 마산에서는 '이선관시인 1주기 추모모임'을 위한 회의가 수차례 열렸다. 그리고 4월 중순 추모모임이 발족하였다. 그때 나는 시인 이선관과 가장 가까이 지냈다는 죄 아닌 죄(?)로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12월 14일부터 16일까지 이선관 시인 1주기 추모행사를 성황리에 끝냈다.

2006년 나의 1년은 이 '나만의 10대 뉴스'가 주춧돌이 되어 그렇게 흘러갔다. 나는 이제 곧 1300꼭지 산봉우리 등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기사가 <오마이뉴스>에 올린 1289번째 기사다.

다가오는 12월 31일까지는 꼭 1주일 남았다. 과연 이 기간 11꼭지의 기사를 다 써서 올해 안에 1300꼭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기사 꼭지 수에 얽매이지 않으려 했건만 고지가 다가오니 자꾸만 조바심이 나는 걸 난들 어떡하랴.

덧붙이는 글 | '2006 나만의 특종'에 응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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