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엘라 브래버먼 영국 내무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영국 법원은 영불해협을 건너 위험한 여행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난민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보내려는 정부 계획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연합뉴스
현재 드러난 신보수 그룹의 면면을 보면 대표는 미리암 케이츠(Miriam Cates)와 대니 크루거(Danny Kruger)이고 공식 명단에는 보수당 하원 의원 25명 정도가 있다. 보수당 부대표 리 앤더슨(Lee Anderson), 불법 이주법안을 추진하는 내무장관 수엘라 브래버먼(Suella Braverman)도 있다. 이들은 당과 내각에서의 역할 때문에 압력 단체 속성을 띠는 신보수 그룹에 이름은 올리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위에서 언급된 네 명은 모두 지난 5월 15-17일 런던에서 열린 국가보수주의회의 (national conservatism conference)에 참가했다. 국가보수주의는 2010년대 중반 미국과 유럽에서 결집하기 시작해 2016년 미국에서 첫 대회를 가졌다. 2021년 테드 크루즈(Ted Cruz)와 제이디 밴스(J.D. Vance) 등 트럼프를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작년 9월 플로리다 마이애미 회의 때는 유력 공화당 대선 후보인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Ron DeSantis)가 참가했다.
국가보수주의자의 사고는 국가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웹사이트에 올린 강령에 따르면 이들은 "보수의 과거와 미래는 (민족)국가와 국가의 독립성"에 있다는 신념으로 " (사회의) 번영을 가지고 오는 힘이 (민족)국가 전통의 부활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국가보수주의가 비판하는 일차적 대상은 세계화와 자유주의다. 냉전이 붕괴된 1990년대 이후 확산된 개인의 자유 경쟁을 기반으로 한 시장 우선주의다. 이들은 세계화와 자유주의 속에서 각 국가의 독립성이 희석되었고 보수가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하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권한을 갖는 것에 반대한다. 경제적으로는 국가의 경제적 독립을 약화시키는 다국적 기업과 글로벌 시장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보수주의는 사회적 통합의 수단으로 문화적 전통을 강조한다. 이때 전통이란 정치적으로는 분권주의와 법치주의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종교적으로는 기독교다. 기독교 정신과 기독교 도덕에 바탕을 둔 공공의 삶을 위해 교육기관에서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적으로는 전통적 가족이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 하에서 결혼과 출산의 감소가 가족의 붕괴로 이어졌고, 민주주의 국가의 위협이 되었다고 파악한다.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이 이루는 전통적 가정을 중심으로 부모와 자식 간의 평생 유대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민주주의, 기독교, 가족을 기반으로 한 국가 공동체를 흔드는 존재를 견제한다. 교육기관은 일차적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자유롭고 세계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 이들은 납세자들의 경제적 지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질적인 이주민도 포함된다. 과거 이주민들은 사회적 기여를 했으나 현재의 이민은 다양성을 강조하는 세계화 속에 동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이민의 통제를 주장한다. 인종 문제를 국가를 갈등으로 몰아넣는 원인으로 파악, 온건한 민족주의와 인종간의 화해를 추구한다.
국가보수주의를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