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촬영 장면.오마이뉴스의 기사를 보고 인간극장 촬영팀에서 연락이 왔다. 촬영팀의 이야기로는 소재를 찾느라 가장 열심히 살펴보는 코너가 오마이뉴스의 사는이야기라고 한다.
이정혁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면서 내게 일어난 변화는 크게 둘로 나뉜다. 한 가지는 글쓰기에 임하는 태도의 변화다. <오마이뉴스>의 기사는 오름부터 생나무까지 다섯 등급으로 나뉘는데, 그 중 최상단에 사진(섬네일)과 함께 배치되는 기사를 '오름'이라고 한다. 첫 기사가 오름에 배치되는 영광을 누린 후로, 나는 기사를 쓸 때 신중하고 엄격해진다.
초고를 쓰고 나면 반드시 출력해서, 하루를 묵힌다. 다음날 다시 꺼내 퇴고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예 처음부터 다시 쓴다. 한 편의 기사를 쓰는데, 이삼일 정도 소요되는 셈이다.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행하는 습관이다. 편집부에서는 기가 막히게 알아낸다. 대강 썼는지, 공들여 썼는지. 덕분에 전체 156개의 기사 중 105개가 오름에 올랐다.
기사의 배치는 내게 있어 정신 차리고 똑바로 쓰라는 선생님의 회초리와 진배없다. 이승엽 선수도 매번 홈런을 치는 것은 아니지만, '오름'이 아닐 때는 절망한다. 모든 건 내 탓이오. 기사를 다시 보며 원인을 분석한다. 시간에 쫓기거나, 쥐어 짜내어 쓴 글은 여지없이 편집부의 레이더망에 걸린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과외를 받는 셈이다.
이런 습관이 굳어지면서 10년 전과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 글쓰기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글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말보다 글이 편하게 느껴진다. 제 2의 인생을 계획하며, 가장 먼저 '작가'를 떠올릴 수 있던 것도 <오마이뉴스> 덕분이다. 재능을 일깨우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준 덕에 글쓰기는 내 남은 인생 최고의 동반자가 되었다.

▲오마이뉴스 기사쓰기요즘도 반드시 출력해서 하루가 지난 뒤 퇴고하는 습관을 유지한다. 오마이뉴스는 나의 가장 큰 글쓰기 스승이다.
이정혁
글을 쓰고, 내 삶의 주인공이 되었다
다른 한 가지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의 변화다. 사는이야기의 소재를 찾다 보니 매사에 호기심이 생긴다. 왜? 라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관련된 자료를 공부한다.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관찰력과 분석력이 길러진다.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각도에서 고민하니 통찰의 근육도 붙는다.
이러한 태도는 삶에 대단히 긍정적인 에너지원이 되었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사는 거 다 똑같지, 대강 넘어가자. 조연처럼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주변 사람들과는 다르게, 내 삶을 들여다보는 힘을 얻게 된 것이다. 이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관이나 나의 가치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왜? 라고 스스로 묻고,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답을 먼저 가르쳐 주기보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에 큰아이가 공동작업으로 <오마이뉴스>에 첫 기사를 써내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뿌듯했고, 지금까지의 교육 방법에 확신이 들었다.
▲오마이뉴스에서 받은 상패와 메달첫 기사를 쓰고 2년만에 신인기자상에 해당하는 2월 22일상을 받았고, 몇년이 지나서 명예의 숲이라는 영광의 자리까지 올랐다.
이정혁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과정이다. 단순히 A4용지 한 장을 채우는 것이 아닌, 하나의 주제에 관한 충분한 사유가 필요하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해 두었다가, 정리해서 문장으로 만드는 과정. 모든 의문에는 답이 있으며, 답을 못 찾을 때는 문제를 다시 분석하라. 습관이 가치관을 형성하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내 삶의 진짜 주인공이 되었다. 이게 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기 시작하며 생긴 변화다.
내 나이 또래의 주변 사람들을 만나보면, 대부분은 무기력하다. 무엇이든 새로 도전해보고, 과정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 스스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필요해 보인다. 내 시작은 작은 용기 하나에서 출발한 <오마이뉴스>의 기사로부터 비롯되었다.
십 년 전, 캠핑장에서 떠들던 이웃들에게 장엄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오마이뉴스>의 첫 기사를 쓰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여전히 글 쓰는 일을 망설이고 있을지 모른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의 그 짜릿함이 지금껏 기사를 쓰고, 글과 더불어 살게 만들어 준 것이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는 순간, 시작은 미약하더라도 결과는 창대해지리라 확신한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오마이뉴스>다.
▲ [쏙쏙뉴스] 배우 박중훈 만나고 TV 출연까지, 이게 끝이 아닙니다 ⓒ 이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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