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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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가이스트의 위력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2006 독일 월드컵 개막전 독일-코스타리카와 폴란드-에콰도르 두 경기를 통해 본 팀가이스트는 이전의 피버노바(2002년 한일 월드컵 공인구)나 펠리아스(2004 아테네 올림픽 공인구)보다 확실히 원에 가깝게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상당한 반발력을 보여주었다. 수비 때나 미드필드에서 상대의 압박을 이기기 위한 패싱 게임을 해야 할 경우 좀 더 세밀한 볼 컨트롤을 요구받게 되었고 공격을 할 경우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에 공간이 나면 킥력이 좋은 선수들에게는 중거리 슈팅에 대한 욕심이 생길 정도로 이전 공인구들보다 반발력이 뛰어났다. 이날 두 경기 중 독일-코스타리카 전에서는 중거리 슈팅에 의한 득점을 두 골이나 만들어냈다. 특히 야신 사각지대로 불리는 골문 구석 쪽으로 각을 잡아 슈팅했을 때는 가차 없이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이에 따른 볼의 궤적 역시 환상적이었다. 골문으로 향할수록 더욱 빨리지는 것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또 전방으로 침투 패스를 할 때 공중 크로스의 경우 공격수 앞으로 떨어지면 반발력이 커서인지 선수 앞으로 지나치는 경우가 여럿 보였는데 폴란드의 경우 이러한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경기가 끌려가고 있어서 조급한 마음에 그런 점도 있었지만 측면에서 좌우 방향 전환 크로스의 경우 크게 빗나가면서 공격의 흐름을 스스로 끊어 버렸다. 헤딩할 때 조금이라도 자세가 흐트러지면 어김없이 빗나갔다. 또 세트피스 상황에서 볼이 조금이라도 길면 선수들 뒷 공간으로 빠르게 빠져 나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상당한 탄력 답게 정확하게 방향이 제시된 볼은 여지없이 골로 연결되었다. 에콰도르의 첫 득점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아구스틴 델가도(SC 바르셀로나)의 백 헤딩이 카를로스 테노리오(알 사드)에게 정확히 이어져 골문 구석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런 위력 탓에 팀가이스트는 이미 대회 시작 전부터 골키퍼들에게 껄끄러웠다. 독일 대표팀 골키퍼 옌스 레만(아스날)은 월드컵 시작 전 스위스 제네바의 트레이닝캠프에서 팀가이트스로 훈련을 해 본 뒤 "새 볼은 미끄럽고 변화가 심하다"고 말했다. 팀가이스트가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득점력을 얼마나 올려줄 수 있을지 두 경기만으로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두 경기를 통해서 확인한 것은 중거리 슈팅의 경우 골키퍼 선방으로 막히더라도 펀칭을 하면 그 반발력이 상당해 멀리 나갔다는 점과 패싱 게임에서 조직적인 전개를 통해 전방으로 볼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슈팅의 정확도를 높이면 득점에 대한 기대감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 대표팀에서 슈팅력이 상당한 김진규(주빌로 이와타)나 김동진(FC 서울)이 2선에서 공을 잡았을 경우 골문 안으로 향하는 슈팅을 과감하게 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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