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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특검팀의 수사가 70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5일로 막을 내렸다. <오마이뉴스>는 그간 이 사안과 관련해 세 차례 특종을 보도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보도 내용은 특검 수사결과와 거의 맞아 떨어졌다. 특검 수사 마무리를 계기로 <오마이뉴스> 보도내용과 특검의 수사결과를 비교분석해 본다....편집자 주

송두환 대북송금 특별검사는 25일 특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북측에 전달된 4억5000만불(현대측의 현물지원 5천만불 제외)은 모두 정상회담 이전에 전달됐고, (대북송금이) 정상회담과 연계됐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사발표 결과는 지난 1월 29일 대북송금 사건의 진상을 처음 보도한 이후 <오마이뉴스>가 최근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의 본질은 현대가 정부(국정원)의 '묵인'과 '송금 편의' 제공하에 당시 동시에 추진된 남북 정상회담과 '연계'해서 '7대 경협사업 대가금'조로 총액 5억 달러를 비밀송금했다는 것이다"라고 보도해온 것과 일치한다.

1월 29일 첫 보도 이후 일관되게 5억불 경협·정상회담 대가 '연계' 보도

이와 관련, 지난 6월 1일 <오마이뉴스>는 "임동원·박지원·이기호 '3인 회의'…DJ, 사전보고 받고 대북송금 묵인" 제하의 기사에서 특검에서 조사받은 '핵심 2인'의 입을 빌려 이렇게 보도했다.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5억 달러 대북송금은 현대 정몽헌 회장의 대출지원 및 송금편의 요청을 받은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박지원 문광부장관·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의 '3인 협의' 및 '대통령 보고'를 거쳐 김대중 대통령의 '묵인' 아래 이뤄진 것으로 <오마이뉴스>에 의해 6월 1일 확인됐다.

핵심 인사들은 또 당시 현대와 7대 사업을 합의한 북한의 관점에서 보자면, 북으로서는 현대로부터 약속 받은 '대가금'을 가능한 한 빨리 받고 싶었는데, 당시 현대의 자금사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정상회담과 '연계'해서 받아내려고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핵심 인사들의 이같은 진술을 종합하면, '7대 경협사업 대가금 5억달러 대북송금'은 당시 정상회담을 추진한 남북한 당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사업을 보장받으려 한 현대라는 '3자의 이익'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이해관계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특검팀은 지난 6월 5일 브리핑에서 "송금 대가성과 관련, A설(정상회담 대가설)과 B설(경협자금설), 그리고 패키지설(두 가지 성격이 섞여 있는 '연계'설)이 있다"면서 "패키지일 가능성이 크겠지만 아직 A와 B가 각각 몇 퍼센트인지 계량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특검은 이미 핵심 당사자들의 진술을 통해 그 비율을 '계량화'하고 있었다. 다만, 그 부분의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고민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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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6월17일 브리핑서 <오마이뉴스> 보도 거론하며 수사결론 암시

그 이후 <오마이뉴스>는 6월 17일에 "특검 종착역은 '代統領 박지원' 구속, 여소야대 만족시킬 '안성맞춤 희생양'" 제하의 기사에서 특검의 수사 방향에 대해 이렇게 보도한 바 있다.

"결국 '패키지설'에 비중을 둔 특검팀의 발언은 대북송금 사건의 본질인 '대가성'에 대한 특검 수사의 방향이 <오마이뉴스>가 제기한 7대 경협사업-정상회담 대가 '연계론' 쪽으로 가닥을 잡았음을 암시한다.

이는 '7대 경협사업 대가금 5억달러 대북송금' 자체가 당시 정상회담을 추진한 남북한 당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사업을 보장받으려 한 현대 등 '3자의 이익'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이해관계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자 김종훈 특검보는 지난 6월 17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종이 매체들이 많은데 특정 인터넷 매체의 이름을 (지난 6월 2, 5일에 이어) 계속해서 거론해서 그렇지만, 오늘 <오마이뉴스>를 보니 어느 분이 그 동안의 특검수사에 대해 정리를 싹 하셨더군요"라고 밝혀 수사의 결론이 그와 다르지 않음을 암시했다.

다만, 송두환 특검은 이번 수사결과 발표에서 그 액수와 관련해 "현대그룹은 북한으로부터 포괄적 경제협력을 지원받는 대가로 4억불을 지원, 이와 별도로 정부는 1억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 비율을 구체적으로 4(현대몫) 대 1(정부몫)로 특정한 것이다.

핵심 당사자들의 '정부 몫 1억달러' 진술 인지했지만 보도 유보

한편 <오마이뉴스> 취재팀은 이번에 구속·불구속 기소된 핵심 당사자들과의 기소 전 인터뷰를 통해 "정부몫으로 1억 달러를 약정했다"고 진술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취재팀은 그 부분에 대한 보도를 유보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특검의 내부상황을 탐문한 결과, 특검팀이 대북송금 5억 달러 중의 1억 달러 부분을 '정부몫'으로 특정해 발표하는 문제를 두고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었는데, 최종 수사결과 발표 때까지도 특검팀이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몰라 '1억 달러' 관련 보도를 유보했던 것이다.

결국 특검은 이 1억 달러 부분을 적시함으로써 대북송금이 정상회담과 '연계'돼 있다는 '구체적 결론'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송 특검은 수사결과 발표에서 "(정상회담 대가라는 판단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사실상 논란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했다.

정상회담 최초 기획 및 추진과정도 <오마이뉴스> 보도와 일치

한편 이 사건의 본질과 관련된 또 다른 축인 대북송금의 '최초 기획'과 관련해서도 <오마이뉴스>는 6월 16일 "현대 '제안' → 국정원 '검토' → DJ '수용', 정몽헌-박지원 정상회담 타진후 DJ가 국정원에 지시" 제하의 기사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대북송금 및 남북 정상회담은 현대 정주영 전 명예회장 및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제안'을 박지원 전 문광부장관의 '중재'를 거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종 '수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정몽헌 회장은 당시 북한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위원장 김용순 노동당 비서)와 교섭중인 금강산개발사업을 포함한 이른바 '7대 경협사업'을 남과 북 양측 정부로부터 보장받기 위해 북측에 먼저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후에, 박지원 장관에게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당시 박 장관으로부터 이를 보고받은 김대중 대통령은 임동원 국가정보원장에게 "현대가 제안한 북측의 메시지가 신빙성이 있는지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고, 국정원의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신빙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은 김 대통령의 지시로 국정원은 2000년 3월부터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대북 비밀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두환 특검은 수사발표문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과정을 이렇게 밝혔다.

"김대중 정부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하여 남북정상회담을 꾸준하게 추진하여오고 있었고, 1998년부터 금강산 관광사업을 필두로 일련의 대북사업을 추진해 오던 현대그룹 역시 1999년 말 대북사업의 정상적 추진을 위하여는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이 필요하다고 보아 남북정상간의 직접 만남을 주선하고자 함.

현대그룹의 정몽헌은 2000년초 북한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 개최의사를 확인하고 당시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에게 북한의 정상회담 수용의사를 전달하였고, 김대중 정부는 박지원을 대통령 특사로 임명하고 북한과 남북정상회담 개최 관련 예비접촉을 하도록 함. 2000년 3월 8일부터 같은 달 23일까지 남북 특사간의 3차례 접촉 및 북한과 현대그룹의 접촉결과 2000년 4월 8일 접촉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최종합의 함."


이 역시 <오마이뉴스>가 "현대 '제안' → 국정원 '검토' → DJ '수용', 정몽헌-박지원 정상회담 타진후 DJ가 국정원에 지시" 제하의 기사로 보도한 정상회담 추진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한편 송 특검은 기자회견 마무리 발언을 통해 "남북회담 자체가 조사, 수사대상이 된 것은 아니고 불법적 자금조성, 실정법을 위반한 송금 등이 문제가 됐다"며 "(이번 특검수사는) 남북회담 자체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특검은 '입'으로는 이번 특검수사가 "남북회담 자체와는 별개"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구체적으로 '1억 달러' 부분을 적시해 '연계'시킴으로써 이번 특검 수사가 남북정상회담과 별개가 아니었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모순된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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