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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 동안 중구 은행동 문화의거리 일원에서 열린 '대전 0시 뮤직페스티벌'에 50만 명이 찾았다고 대전시는 밝혔다. 사진은 이 페스티벌에서 나온 1회용 쓰레기가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채 쓰레기 봉투에 담겨있는 모습.
 지난 해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 동안 중구 은행동 문화의거리 일원에서 열린 '대전 0시 뮤직페스티벌'에 50만 명이 찾았다고 대전시는 밝혔다. 사진은 이 페스티벌에서 나온 1회용 쓰레기가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채 쓰레기 봉투에 담겨있는 모습.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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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이 대전시에 축제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 저감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29일 공동성명을 내 "대전시는 0시축제를 비롯한 대전시가 주관하는 축제에서 일회용품 사용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시는 오는 8월 11일부터 17일까지 7일간 '2023 대전 0시축제'를 개최한다. 0시축제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공약으로, 29억 원이 소요된다. 이 시장은 지난 19일 열린 0시 축제 중간보고회에서 0시축제를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이 시장과 대전시는 0시축제를 일회용품 저감 등 친환경 축제로 만들기 위한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단체들의 주장이다.

이들 3개 단체들은 지난해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50톤의 쓰레기가 배출됐고, 대전에서 열린 0시 뮤직페스티벌에서도 우산 거리 조성에 따른 우산 남용, 분리수거 없는 쓰레기 배출 등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축제 기획 및 실행으로 비판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전환경·시민단체들은 지난 12일 대전시 관광진흥과에 0시 축제에서의 일회용품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계획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야외 먹거리 판매 부스 운영을 최소화하고, 일회용품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 권장을 추진 중"이라고 답변했다는 것.

이에 대해 단체들은 "이는 말 그대로 '권장' 사항으로, 제도적 장치 등 구체적 계획이 없으면 그저 말뿐이며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 상인들의 자발적인 동참 유도'라는 답변 내용도 실제 지켜질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계획을 실천한 구체적인 예산이나 인력배치 등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는 대전시가 0시축제를 친환경 축제로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전시는 0시축제를 친환경 축제로 기획,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대전광역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 제6조(1회용품 사용제한) 1항을 보면 '공공기관의 장은 공공기관이 주최·주관하는 행사 또는 회의에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대전광역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 제2조(시장의 책무) 3항에는 '시장은 대전광역시가 시행 주체가 되는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아울러 "지난 4월 이장우 시장은 일상생활 속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을 약속하는 '1회용품 제로 챌린지'에 참여했다. 이 시장은 챌린지에서 '일회용품 줄이기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라고 언급했지만, 공약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0시축제에서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전시에 타 지자체의 사례를 참고할 것을 권유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강릉커피축제는 아예 '일회용품 전면 사용 금지'를 내세워 쓰레기 배출을 예년의 10분의 1로 줄였다는 것. 참가자들은 각자 텀블러 혹은 머그잔을 준비해 오고, 미처 준비하지 못한 참가자는 주최 측이 마련한 다회용 컵을 빌려 활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5월 진행된 수원연극축제도 '축제도 기후위기 등 생태 문제에 일정한 책임이 있다'는 반성을 담아 친환경 축제로 진행됐다면서 축제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축제 홍보 안내판은 폐목재를 재활용했다는 것. 그 결과 2019년에 비해 쓰레기를 1만1500L를 줄였다고 소개하면서 이러한 다양한 사례는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전시의 말뿐인 '친환경 축제 문화를 정착하겠다'는 답변은 '어불성설'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대전시는 2022년 5월 '대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해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약 36.6% 감축,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가 목표로만 남지 않으려면, 대전시는 현재 추진 중인 0시축제부터 친환경 축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대전시는 지금이라도 0시축제 일회용품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 예산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계속해서 "우선 일회용품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다회용기 사용 시 가산점 부여 등 제도적 장치를 활용해 강제해야 한다"며 "친환경 축제 문화를 정착해나갈 생각이라면 0시축제의 쓰레기 배출량, 일회용품 사용량 등 구체적 수치를 측정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축제의 목표를 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단체들은 '대전 축제 시민 모니터링단'을 꾸려 올해 0시축제에서의 일회용품 사용과 쓰레기 배출 등에 대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일회용품, #다회용기사용, #대전시, #0시축제, #친환경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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