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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문화재로 대우받는 분들이 계신다.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무형문화재의 보전과 진흥을 위하여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국민의 문화적 향상을 도모하고 인류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법률로서 지정하고 지원하여 민족의 정체성이 담긴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을 꾀하고 있다.

전통문화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 이를 보유하는 보유자, 혹은 보유단체, 전승교육사, 명예보유자, 이수자 등을 통해 세대에 걸쳐 전승, 유지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고유한 기법과 형식, 지식 등을 전해주어 우리의 전통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나전장 명예보유자인 송방웅 선생님이 별세한 후 새로운 보유자를 지정하기 위한 인정조사를 거쳐 박재성(朴載成, 경남 통영), 장철영(張哲榮, 경남 통영), 최상훈(崔相勳, 서울 성동구)씨가 2023년 2월 1일자로 나전장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나전장 보유자는 줄음질에 1인이 있고, 끊음질은 없는 상태인데, 이번 인정조사를 통해 3명이 '나전장' 끊음질 보유자로 새롭게 추가 인정됨에 따라 향후 전승 현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나전이 뭐죠?

나전(螺鈿)은 소라 라(螺), 비녀 전(鈿)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자개'라고 부르는 것을 말한다. 보통 소라, 전복, 조개 등을 얇게 오려 나무 위에 붙이고 옻칠을 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시작되어 고려시대에 정점을 찍고 조선시대로 이어져 내려온 전통기술이다.

하지만 19세기 개항 이후 일본의 상업 자본에 종속되면서 재료나 제작 과정의 변질을 거치면서 해방 이후에는 몇몇 장인들에 의해 가내 수공업 형태로 명맥을 이어 나갔다. 1950~1960년대에는 부의 상징으로, 1980년대에는 혼수품목 1위였던 자개로 만든 장롱 등은 현대사회로 들어서면서 취향과 주거환경이 변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나전기법 - 끊음질
▲ 나전구갑문사각함 나전기법 - 끊음질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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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인정된 보유자들이 지닌 나전의 기법은 끊음질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기법으로 날카로운 칼날이나 송곳을 이용하여 자개를 실처럼 가늘게 끊어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나전기법_주름질
▲ 나전칠상자 나전기법_주름질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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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보유자 지정이 되어 있는 줄음질은 실톱, 가위, 칼 등으로 자개를 도안대로 자르거나 오려 자개 문양을 만드는 기법이다. 그 외에도 모조법(양각 또는 음각으로 섬세하게 표현), 타발법(문양의 윤곽과 같은 모양을 지닌 도구를 이용하여 자개무늬를 따내는 기법) 등 다양한 표현 기법이 있다.

그들이 사라지지 않는 방법

지난 2018년 충청북도 '충주 마수리 농요'가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지정에서 해제되었다. 보유자가 세상을 떠난 후 전수자들간의 분쟁과 갈등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전승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무형문화재의 경우 가치의 소멸, 전승의 단절 및 불가능, 소멸 위험이 현저히 없어졌을 경우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을 해제할 수 있다.

현재 많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한 장인들의 나이가 고령인 경우가 많으며 보통 이수자–전승교육사-보유자까지 20~40년까지 걸리는데, 이러한 이유로 보유자가 없는 무형문화재도 있어 명맥이 끊길 위험에 처한 경우도 있다.

무형문화재법에서는 보유자나 보유단체에서는 전수교육을 해야 하며 국가는 예산의 범위에서 필요한 경비와 수당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공개의무를 규정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매년 1회 이상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에 소재한 한국문화재재단의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https://www.chf.or.kr/cont/calendar/play/month/menu/265)과 전주'국가무형유산원'(https://www.nihc.go.kr/index.9is)에서 공연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부설 전통문화교육원(서울,세종)에서 전통공예체험교육생(https://nuch.ac.kr/kr/brd/list.domnuBaseId=MNU0000146&topBaseId=MNU0000009&tplSer=2)을 모집하여 단청, 배접, 모사, 전각, 전통한지 등의 과정으로 매년 전통공예에 대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명맥이 끊어지면 전통은 사라져버리고 만다. 그리고 이 명맥은 국가의 지속적인 지원과 국민들의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저 고리타분한 옛것이라고만 보지 말고 그 속에 담겨진 조상들의 정신과 기술을 보려는 노력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들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는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에서 근무중이며 <과학으로 보는 문화유산> 책을
지난해에 발간하였습니다.
- 개인 블로그(https://blog.naver.com/newlotus82)에도 게재합니다.


태그:#국가무형문화재, #나전장,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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