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경북대와 영남대 등 대구·경북의 지역 대학문제에 대해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27일 낮 영남대 학생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한 후 영남대를 찾은 배경에 대해 "지난 2015년 가을 영남대에 강의를 하러 오기로 했었는데 재단에서 못하게 했다"며 "이 학교가 아무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깝다고 그러는지, 그래서 저는 그때 미안하고 또 제 지역구에서 가까운 학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지역대학 정상화 중요, 경북대총장 임명 비정상"유 후보는 영남대재단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이사가 4명으로 과반수가 넘어 아직도 갈등이 있다는 지적에 "영남대를 둘러싼 역사나 분규에 대해서는 소상히 아는 편"이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영남대 여러 관계자 얘기도 들어보고 양쪽 의견도 듣고 학생과 교직원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겠다"면서 "영남대 같이 지역의 거점대학 정상화가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북대 총장 문제와 대구대 재단 등을 들며 "저는 영남대 정상화에 대해 옛날부터 애착이 많았고 이런 재단의 분규를 겪어오던 학교들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상화 시키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국립대 총장선출 문제 개선책에 대해 "박근혜정부 하듯이 직선제로 1위에 뽑힌 총장을 임명 안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건 각 학교가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대로 정상적으로 선출됐으면 인정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경북대 2순위 총장 임명에 대해 비판했다.
유 후보는 하지만 국립대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국립대 총장을 계속 선거로 하는 게 옳은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최근 불거진 동성애 합법화 문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그는 "동성애 합법화 제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동성애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차별하거나 왕따를 하거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도 안에 끌어들여 결혼이나 혼인관계, 가족제도에 집어넣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취업비리 의혹에 대해 그는 "채용비리는 문 후보가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저도 2명을 키웠고 딸이 취업준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우리 같은 공직자들이 아들딸의 취업이나 입학 등 대한민국 사회의 공정성, 정의 등 이런 부분에 대해 깨끗하게 처신을 못하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학생들과 점심을 같이 먹으며 다양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직접 카드로 계산한 후 식판을 들고 반찬을 담아 학생들 사이로 들어가 앉아 식사를 했다. 학생들은 반갑게 맞으며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 학생이 단일화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유 후보는 "단일화는 명분이 없다"며 "자유한국당과 단일화하는 것은 후보도 문제가 있지만 그런 식의 보수정치는 안 된다고 나왔기 때문에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의당하고 우리는 외교안보 쪽이 너무 다르다. 노선이 너무 다른 정당이 합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반문연대에 대해서도 저는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 후보는 딸 유담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학생이 "어떤 사윗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내 딸 사랑해주면 되지, 진심으로 사랑해주면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한 학생이 손을 들어 "여기 있습니다"라고 하자, 유 후보는 "사진 찍어 (딸에게) 보내줘야지. 반응을 알으켜 줄게"라며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국토대장정 걷기에 유승민 후보 어머니 강옥성씨 나와 응원
이에 앞서 유승민 후보는 이학재 의원과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국토대장정팀과 함께 대구시 수성구 담티역에서 범어역까지 약 2.5km를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담티역에는 유 의원의 어머니 강옥성(88)씨가 나와 응원을 했다.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그러면서 단일화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저는 국민의당이나 자유한국당 후보를 봐서는 원칙에 안 맞는다. 명분도 없고 생각이 다른 부분에서 당이 의견 일치가 안 됐다"고 말하고, 단일화는 당론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전날인 26일 서문시장에서 한 유세현장에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하자 "조직을 동원해서 사람 모으는 것은 옛날에 많이 하던 것"이라며 "시민들께서 누가 대통령으로 자격과 능력이 되는지 보실 것이다. 유세하는데 사람 많이 모으고 하는 그런 걸로 판단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