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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평생 나를 끌어주고 밀어주셨다. 사진은 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2015)
 어머니는 평생 나를 끌어주고 밀어주셨다. 사진은 영화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2015)
ⓒ 나의 아들, 나의 어머니(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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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단 둘이 있는 시간. 지금까지 나에게 큰 힘을 주신 어머니께 작은 선물을 하고 싶었다. 단 둘이 하는 영화관람을 준비했다.

"어머니 TV만 보지 말고 영화 보러 가요. 제가 티켓 구매했지요."
"어? 그래? 왜 나가고 싶니? 갑자기 영화는 왜??"

어머니한테 처음 한 제안이었다. 어머니는 아무런 말 없이 계시다 3시간 후에 함께 영화와 쇼핑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서로가 힘든 삶이었다. 어머니는 지체장애가 있는 나를 위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매일 등하교를 시키고 일터로 향했다. 처음엔 어머니 도움이 편했다. 어머니가 고생한다는 생각은 못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매일 학교를 등하교시키고 일터를 향하는 삶은 힘든 일과였을 것이다.

무엇보다 강원도 강릉에서 신촌에 있는 서울재활병원까지 방학 내내 나와 함께 지내면서 버텨내신 분이다. 재활치료가 싫어서 도망다니기도 했다. 어머니는 내가 독립하기를 원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어머니는 나에게 믿음을 갖고 바깥활동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셨다.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 장애가 있었지만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나도 나이 서른살이 된다. 부모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부모님은 장애아이 하나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셨다. 여행이나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고민하게 된다. 가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나도 여행을 가지 못하고 집에서 지내는 게 일상이었다. 여행을 가게 되면 서로가 힘들었다. 어느 날부터 포기하는 삶이 이어졌지만 어머니는 꾸준히 사랑을 주셨다.

어머니는 3년 전부터 눈에 떨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병원에서는 스트레스이고 많이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때문인지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고 지방에 내려가 편히 쉬고 싶다는 말을 하신다. 어머니에게도 친구들을 만나고 여가생활을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어머니와 자주 데이트를 할까 한다.

영화를 보면서 어머니 마음을 느끼며 돌아왔다. 어머니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아버지에게 오늘 일을 이야기했고, 아버지는 나를 칭찬하셨다. 다른 가족보다 부족하고 힘들지만 서로가 의지하며 삶을 보내기에 행복할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다고 느낀다.

그날 저녁 어머니는 내 방에 와서 감사표시를 하셨다.

"익진아. 영화 잘 보고 돌아왔다. 잠을 청하는데 고마운 마음으로 잠 청한다. 잘 자렴."
"네 어머니. 저도 오랜만에 함께 영화 봐서 기뻐요."

이제 어머니께 그동안 사랑받은 것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효도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고 느낀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어머니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머니는 이제는 독립하여 혼자 행복하게 지내고 결혼도 하라고 말씀하신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못난 아들 때문에 이제야 웃게 합니다. 이제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는 아들로 남도록 할게요. 건강하세요."  


태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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