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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일부 지방에서는 초여름을 연상시킬 정도로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는 봄날이면, 서구에서는 웃옷을 벗어 던지고 잔디에 드러눕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국내에서는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들이라도 반나에 가까운 옷차림으로 '해바라기'를 하는 이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해가 좋은 날 '일광욕'은 사실 더 이상 문화나 풍습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하게 살기 위한 햇빛 쪼이기는 현대, 특히 도시인들에게는 필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감기 들 걱정이 없는 정도의 날씨라면 풍속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노출을 하는 게 좋다. 피부에 햇빛을 쪼여줘야 하는 이유는 비타민 D를 만들기 위해서다.

비타민 D는 다른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영양소다. 암 예방, 면역력 강화, 질 좋은 수면, 골다공증 예방 등에 긴요한 성분인 까닭이다. 특히 산모들에게는 한층 중요한 비타민이다. 암 예방이나 골다공증 같은 건 몸으로 느끼기 어려울지 몰라도 햇살을 받으며 산책한 뒤 잠이 잘 오는 정도는 경험적으로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은주가 오르기 시작하는 봄은 당장 일광욕을 실천해야 할 시기다. 무엇보다 겨우내 햇빛 쬐기가 부족했던 탓이다. 더구나 한국의 도시 성인들은 서구인들에 비해 일광욕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고, 피부색이 서구인들보다 덜 밝은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타민 D 성분이 많은 우유를 자주 먹는 편도 아니다.

흔히 하루 10분 정도 햇빛 쪼이기를 권장하지만, 한국인들은 평균 20분 안팎은 쪼여주는 게 좋다. 하루 10~20분 이라는 시간은 신체의 절반 정도를 햇빛에 노출시킨다고 가정했을 때다. 즉, 반팔 혹은 팔 없는 웃옷에 반바지 차림 기준이다. 얼굴이 타는 게 싫다면 얼굴을 가려줘도 된다. 손등이나 얼굴 부위 정도만을 햇빛에 노출시키는 정도라면 1시간으로도 부족할 수 있다.

피부에 비타민 D 합성을 촉진하는 햇빛은 자외선이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햇빛을 쬔다면 일광욕은 하나마나다. 혹자는 아침 저녁 출퇴근 할 때, 햇빛을 안고 차를 몰기 때문에 하루 10~20분 분량의 햇빛은 충분히 쬔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비스듬히 내리쬐는 자외선은 '영양가'가 없다. 더구나 유리는 자외선 대부분을 차단한다. 가장 좋은 햇빛은 그러니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이다. 직장인이라면 점심을 먹고 산책이 보약인 셈이다.

10~20분 정도면 충분한데, 몸에 좋다고 하니 1~2시간씩 산책을 하며 일광욕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피부는 필요한 만큼의 비타민 D를 만들고 나면 합성을 멈춘다. 피부 속의 비타민 D는 만 48시간 이내에 핏속으로 흡수된다. 더구나 과도하게 오래 햇빛을 쪼이는 건 피부암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

봄철 중국 등에서 황사가 많이 몰려오는 날은 일광욕을 피하는 게 현명하다. 오염된 공기는 호흡기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늘이 희뿌열 경우, 비타민 D의 합성을 촉진하는 자외선(UVB)이 제대로 투과될 수 없어 햇빛을 쪼인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 또 피부색이 짙은 사람들은 비타민 D 합성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리므로 보다 장시간 햇빛을 쬐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위클리 공감(korea.kr/gonggam)에도 실렸습니다. 위클리 공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정책주간지 입니다.



#일광욕#비타민#피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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