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이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거센 정치 공방과 폭로 등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후보 간 접전 양상을 보이는 지역에서는 비방과 고발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선거 막판 기세를 잡기 위한 전략치고는 너무 과열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상기 후보 측 가수 현진우씨, 박지원 후보가 광고 중단 압력 행사"
목포에서는 국민의당 박지원 후보의 '광고 중단 압력행사'논란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조상기 후보 측은 지난 5일 "박지원 후보의 압력으로 조상기 후보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는 가수 현진우씨가 출연한 광고가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뒷날인 6일에는 가수 현진우씨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사실을 추가로 폭로했다.
가수 현진우씨는 국민의당 소속 임태성 목포시 의원이 운영하는 '요한이네 중고가구 할인매장' 광고에 출연했다. 이 광고는 케이블 TV와 지상파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임태성 시의원은 지난 1월 박지원 후보와 함께 더민주를 탈당한 뒤 3월 초 박 후보와 함께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조 후보 측과 현진우씨에 따르면, 가수 현진우씨는 지난달 30일 임태성 시의원으로부터 "다른(더민주) 당 선거운동을 하면 광고를 중단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지난 4일 임태성 시의원의 측근은 현진우씨와의 전화통화에서 "박지원 후보가 아침 7시에 (임태성 시의원에게)전화를 해왔다. 박 후보가 '가수가 무슨 정치를 안다고 나를 비판하고 다닌다는데 그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으며 "박 후보가 문광부 장관 출신인데, 당선되면 방송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임태성 시의원은 "조상기 후보 측은 있지도 않은 사실로 본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허위사실 유포 및 낙선 목적 비방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DJ 3남 김홍걸, 벌써 3번째 목포방문...더민주 조상기 후보 지원활동목포에서는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지켜온 박지원 후보를 향한 매서운 공격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무소속 유선호 후보는 6일 목포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지원 후보는 5·18 광주학살 원흉 전두환 정권에서 받은 국민훈장을 반납하고 5·18민주영령과 광주·전남 시민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유 후보는 또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총칼로 짓밟은 전두환 국보위에 부역하고, 그 공로로 보국훈장 천수장을 받은 것에 구역질이 난다는 것이다"며 "(박 후보가 이를 비판하면)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비난했다.
DJ의 3남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도 7일 벌써 3번째 목포를 찾아 "(박 후보를 비롯한)그분들은 야권이 분열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여당만 이롭게 하는 행위를 하는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여수을 더민주 백무현-국민의당 주승용 '맞고발' 갈등여수을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가 맞고발하며 갈등양상을 보였다. 지난 1일 국민의당 주승용 후보는 더민주 백무현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여수시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고발 사유는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 명예훼손이다. 주 후보는 "백 후보가 연설·대담 차량 LED전광판에 '변절과 구태의 정치인 퇴출! 구태와 분열의 대명사-주승용, 백무현이 심판합니다'라고 게시해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더민주 백무현 후보는 지난 4일 국민의당 주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명예훼손혐의(허위사실 유포 및 후보자비방)로 고발했다. 백 후보 측은 "주승용 후보가 과거 수차례에 걸쳐 탈당을 했음에도 이를 지적하는 후보에게 허위사실로 비방하는 후보라고 폄훼했다"고 주장했다.
나주·화순, 영암·무안·신안, 고흥·보성·장흥·강진에서 비방문자 대량 살포선거 때면 단골로 등장하는 흑색선전·비방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다. 더민주 신문식 후보(고흥·보성·장흥·강진)는 지난 주말부터 더민주 후보 비방 문자 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대량 살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측은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승남 의원(무소속)을 '철새정치인'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한 인터넷 신문 기사를 링크시킨 문자메시지가 대량 발송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당 황주홍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 신문식 후보의 흑색선전이 도를 넘어 지나칠 정도에 이르렀다"며 "흑색선전과 비방이 계속된다면 저는 무관용 원칙에서 끝까지 책임자와 기획자를 찾아내 고소·고발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선 무안군수와 3선 전남도지사 출신이 맞붙은 영암·무안·신안에서도 더민주 서삼석 후보가 불법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가 지난 4일부터 해당 선거구에서 살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 후보 측은 "문자 메시지 발송자를 추적, 확인했다"며 "국민의당은 깨끗한 선거운동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나주·화순에서도 더민주 신정훈 후보가 전과 5범이라는 내용을 담은 문자가 퍼지고 있다. 이와 관련, 신정훈 후보는 7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허위 사실을 담은 문자메시지가 무차별 살포되고 있다"며 선관위와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더민주 전남도당, 사문서위조 혐의로 황주홍 후보 고발치열한 막판 선거전에 더민주 전남도당도 거들고 나섰다. 더민주 전남도당은 7일 국민의당 황주홍 후보(고흥·보성·장흥·강진)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광주지검 장흥지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번 고발은 지난 1월 19일 황주홍 후보 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더민주 지역당원 6212명의 집단탈당계 제출 사실을 밝혔으나 이 중 58명은 탈당계를 쓴 사실이나 얘기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더민주 전남도당은 집단 탈당 당원들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더민주 전남도당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의해 분명한 사실이 밝혀지겠지만 황 의원은 후보직을 사퇴하고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라남도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창한)는 4·13 총선과 관련해 나주·화순, 영암·무안·신안 선거구를 2차 혼탁지역으로 지정하고 막바지 특별 단속활동에 들어갔다. 1차 혼탁지역은 여수갑이였다. 이밖에 고흥·보성·장흥·강진, 순천, 담양·함평·영광·장성 등은 관심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국민의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전남에서도 접전이 펼쳐지는 곳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