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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대구경북선대본부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대구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이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한 후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최경환 대구경북선대본부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대구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이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한 후 큰 절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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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대구의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새누리당 후보들이 무릎을 꿇었다. 이들은 회초리를 맞겠다며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쳤다. 이들의 사죄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이 잘못했다, 정신 차리겠다"며 큰절을 올린 지 2년만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대구경북선대본부장과 조원진 의원 등 대구지역 11명의 후보와 조명희 비례대표 후보 등은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무릎을 꿇고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다시 한 번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최경환 선대본부장은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국정을 뒷받침할만한 국회가 구성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데 대구시민들이 아직 새누리당에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회초리로 때려 달라"며 "맞을 각오가 되어 있다, 우리 후보자 모두는 지금까지 잘못한 점 깊이깊이 반성하고 우리 대구시민들을 하늘같이 모시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대구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데 여기서 야당 후보 당선되고 새누리당 공천 받지 못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이번에 대구 선거가 잘못되면 박근혜 정부는 식물정부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옛날에 유행한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노래가 있다"며 "새누리당이 밉더라도 이번 한 번만 다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조원진 의원도 "박근혜 대통령께서 사심 없이 4대개혁을 하려고 하는데 대구에서 몇 석 날아가면 야당은 뭐라 하겠느냐"며 "대구에서 새누리당이 무너지면 박근혜 대통령이 식물대통령이 되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대구경북선대본부장이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읽기에 앞서 야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대구경북선대본부장이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읽기에 앞서 야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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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 새누리당 후보(대구 달서병)가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읽기에 앞서 야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대구 달서병)가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읽기에 앞서 야당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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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은 11명의 후보들과 함께 무릎을 뚫고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어 시민들을 향해 용서를 구하는 큰절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새누리당을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대구시민들에게 자긍심을 높여 드리기는커녕 공천과정에서의 불협화음으로 마음을 상하게 했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용서를 구했다. 이어 "심장이 잘못되면 생명이 위중한 것처럼, 대구가 잘못되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위기 때마다 나라를 구하신 그 마음 하나로 모아 다시 한 번 새누리당에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한편 이에 앞서 김문수 수성갑 후보는 범어네거리에서 "새누리당 오만했습니다, 김문수 종아리 걷겠습니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100배 절을 올리며 수성갑 선거구의 유권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이 대구시민들에게 무릎을 꿇고 읍소를 한 것은 공천파동 이후 대구지역의 민심이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12개 선거구 가운데 6곳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고 2곳은 열세, 1곳은 경합열세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구 수성갑의 경우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는 형국이고, 북구을의 경우에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뛰고 있는 홍의락 후보가 양명모 새누리당 후보에 큰 격차를 보이며 앞서고 있다. 여기에 수성을 지역구에서는 3선인 주호영 후보가 이인선 후보에게 앞서고 있고,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지 않은 동구을 선거구에는 유승민 무소속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새누리당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권영진 시장 후보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의 격차가 한 자리수로 줄어들자 '대시민 사죄문'을 발표하고 엎드려 큰절을 올렸다. 이후 권 후보는 김부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 7명은 투표일을 이틀 앞둔 6월 2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신매광장에서 지역 국회의원 12명 명의의 사죄문을 통해 "새누리당이 잘못했다, 이제 정말 정신 차리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위기에서 구해주고 새누리당에 다시 한 번 애정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문수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대구 수성갑)가 6일 오후 범어네거리에서 새누리당의 공천 잘못을 용서해 달라며 100배 큰절을 올렸다.
 김문수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대구 수성갑)가 6일 오후 범어네거리에서 새누리당의 공천 잘못을 용서해 달라며 100배 큰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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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의당 대구시당은 6일 오후 성명을 통해 "새누리당 후보들의 사과는 습관이지만, 애원이기보다는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심장 대구에 스스로 비수 꽂은 이가 누구인가"라며 "노동자를 쉽게 해고하고 서민들 가계비 탈탈 털려 죽을 지경 만들어놓고, 의석 한 둘 위태하다고 질질 짜며 떼쓰는 꼴이 영 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명색이 국회의원 후보들로서 사명감도, 포부도, 긍지도 없이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낡은 공약 걱정 하는 것이 대통령 걱정보다 먼저여야 한다"며 "공천 주는 사람만 무서운 줄 알았지 유권자 무서운 줄 모르는 그들의 오만함을 대구시민들이 깨쳐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그:#새누리당, #최경환, #조원진,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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