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북 익산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통일 토크콘서트' 도중 한 고등학생이 저지른 사제폭탄테러로 화상을 입은 콘서트 진행팀 곽성준씨가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북 익산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통일 토크콘서트' 도중 한 고등학생이 저지른 사제폭탄테러로 화상을 입은 콘서트 진행팀 곽성준씨가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저는 지난 익산폭탄테러사건으로 화상을 입은 피해자입니다. 사건 직후 화상전문병원에 입원하였고 지금은 통원치료로 전환한 상태이며 앞으로도 꾸준히 화상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사건 당시의 충격으로 현재 정신과 치료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사상 초유의 폭탄테러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19세의 고등학생이라는 사실과 폭탄테러가 치밀하게 준비된 범행이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자 놀라움과 충격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번 폭탄테러사건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테러'는 절대로 용납되어선 안 될 범죄행위라는 것입니다.

A군 구명운동은 비상식적인 일... 

A군은 폭탄테러에사용한 '로켓캔디'와 함께 황산 1리터를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 A군이 익산토크콘서트 폭탄테러범행에 사용한 증거물들 A군은 폭탄테러에사용한 '로켓캔디'와 함께 황산 1리터를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곽성준

관련사진보기


폭탄테러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A군을 열사(烈士), 의사(義士)라고 부르며 모금 및 구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며 저는 안타까움과 분노를 누를 길이 없었습니다. A군의 범행을 부추겼던 일부 종편언론과 최근 들어 부쩍 기승을 부리는 각종 혐오 범죄들을 보면 또 다른 테러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지난 2월 4일 전주지방법원 소년부 재판결정으로 A군은 일단 석방되었습니다. 하지만 재판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죄질이 중해 소년처분이 아닌 형사처분을 받아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으로 사건이 다시 전주지검 군산지청으로 돌려보내진 것이지요. 향후 정식 형사재판(기소) 또는 불기소 결정이 남은 상황입니다(관련기사: 법원 "통일콘서트 테러 고교생, 금고 이상 처벌 필요" ).

그런데 최근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올라온 몇몇 게시물을 보며 저는 말 그대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출소했다. Terrorists', '구속썰을 풀어본다', '이런 건 원래 술자리 무용담으로나 하는 거지만 이 기회에 한 번 풀어본다' 이런 식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합성해서 올린 게시물도 있더군요(관련기사: '폭발물 테러' 고교생 이번에는 '출소 인증샷').

A군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글을 보면서, 지난 법원 재판정에서 만났던 그 학생이 쓴 글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자리한 그 학생은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며 피해자 분들께 사과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석방되자마자 이런 글을 쓰고, 거기다 일베 게시판에 '인증샷'과 함께 자랑하듯 글을 올리다니요. 선처를 호소하던 그 말은 진심이 아닌 거짓말임이 분명해졌습니다.

폭탄테러로 제가 받은 피해는 가볍지 않습니다. 화상피해는 물론이고 정신적, 심리적 고통이 큽니다. 그런데 일베사이트에 올라온 소위 '출소인증샷' 같은 게시물을 보고 난 후 제가 받은 충격은 정말 심각합니다.

단호하고 엄격한 처벌만이 향후 재발할 수 있는 유사범죄들을 뿌리뽑을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라 생각됩니다. 한 교수님은 "해방 직후에나 있을 법한 백색테러가 다시 등장했다"며 개탄했다고 하지요. 저도 같은 심정입니다.

전북 익산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통일 토크콘서트' 도중 한 고등학생이 저지른 사제폭탄테러로 화상을 입은 콘서트 진행팀 곽성준씨가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가운데 회견장에는 곽성준씨가 사고 당할 당시 입고 있던 옷이 전시되어 있다.
 전북 익산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통일 토크콘서트' 도중 한 고등학생이 저지른 사제폭탄테러로 화상을 입은 콘서트 진행팀 곽성준씨가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가운데 회견장에는 곽성준씨가 사고 당할 당시 입고 있던 옷이 전시되어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재판정에서 반성하고 사과했던 그 고교생은 지금 없습니다

반성하지 않는 폭탄테러범은 구속수사해야 합니다. 재판정에서 반성하고 사과했던 그 고교생은 지금 없습니다. 작년에 폭탄테러를 저지르기 전에 일베사이트에 테러예고를 하고 결국 범행을 저지른 것처럼, 2015년 올해에도 일베사이트에 글을 올리면서 폭탄테러 피해자 모두를 우롱하고 모욕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나라에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원하는 소박한 바람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자랑하며 피해자들에게 2차, 3차 피해를 입히고 있는 지금 상황을 안전하다고 느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관계 당국의 각성과 구속수사를 다시금 촉구합니다. '반성하지 않는 폭탄테러범, 구속수사해야 합니다'며 아고라 청원도 했습니다.

이번 테러사건과 같은 끔찍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태그:#익산, #폭탄테러, #신은미, #황선, #토크콘서트
댓글2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