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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덕 케이블비정규직 조합원이 12일 서울 서울파이넨셜센터 앞 광고탑 위에서 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 해고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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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방송사 씨앤앰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이 12일 서울 서울파이넨셜센터 앞 광고탑 위에서 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 해고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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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12일 오후 5시 21분]

"저희가 많이 욕심내는 게 아니거든요. 그냥... 후...우리 109명 해고 해결해주세요.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 회사(씨앤앰)고 회사 대주주(MBK파트너스)니까 (이 앞에서) 얘기하는 거거든요."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답변마다 짧은 한숨이 따라붙었다. 그는 "답답하고 욕이 나온다"고 했다. 해고된 동료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12일 광화문 네거리의 지상 30미터 위 전광판으로 올라간 비정규직 노동자 임정균(38)씨다.

수도권 최대 케이블방송업체인 (주)씨앤앰의 외주업체서 일하던 임씨와 강성덕(35)씨는 이날 새벽 4시 반 중구 프레스센터와 파이낸스센터 사이에 있는 전광판 위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전광판에 "비정규직 109명 대량해고, MBK와 씨앤앰이 책임져라"는 내용의 세로 현수막을 설치하고 해고자들의 복직 및 고용 보장을 요구했다.

임씨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 '장윤선의 팟짱'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전광판 위로 올라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그는 "해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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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된 동료 109명 복직 될 때까지 안 내려갈 것"

임씨와 강씨는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소속이다. 이들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지난 7월 9일부터 127일째 광화문 파이낸스 센터 및 프레스 센터 인근에서 노숙 농성을 해왔다.

이들이 농성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하도급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의 1/6 가량인 109명이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됐기 때문. 모두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이었다.

임씨는 이 책임을 원청인 씨앤앰과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돌렸다. 이들이 회사 매각을 앞두고 노조를 없애기 위해 노조원들만 선별해서 해고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는 "케이블 방송 구조상 모든 돈줄과 권한이 원청에 있다"면서 "6월 바뀐 하도급업체들은 계약기간도 남아있는 상태였는데 씨앤앰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씨앤앰은 '하청업체의 노사관계'라면서 책임을 회피했다. 임씨는 "씨앤앰에서는 우리더러 자기네 노동자가 아니라고 하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우리는 대주주일 뿐이니 노사관계를 따지지 말라'고 했다"면서 "막막하고 괴로웠는데 노조 간부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나 고민하다가 (고공 농성을) 시행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임씨와 강씨는 이날 "전광판에 올라가면서 침낭과 옷, 핸드폰 충전용 건전지, 다량의 물과 햇반, 초코파이 등 먹을 것들을 최대한 챙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씨앤앰과 MBK파트너스의 답변이 있을 때까지 계속 고공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임씨는 회사에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묻자 "직원들이 제대로 대우받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고 답했다.

임씨가 올라간 전광판 내부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구조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통화에서 "구조물이 배를 탄 것처럼 흔들려서 올라가 있으면 중심을 잡을 수 없는 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면서 "지금도 움직이니까 현기증이 난다"고 토로했다.

"노조 조합원들, 해고 문자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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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덕 케이블비정규직 조합원이 12일 서울 서울파이넨셜센터 앞 광고탑 위에서 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 해고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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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공농성 "비정규직 철폐하라" 케이블방송사 씨앤앰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이 12일 서울 서울파이넨셜센터 앞 광고탑 위에서 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 해고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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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오마이뉴스>가 임씨와 나눈 통화 전문이다.

- 왜 높이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했나.
"'내가 꼭 올라가야 하나'하는 생각 많이 했다. 그런데 (상황이) 해결되는 게 없으니까. 해고된 동지들이 지쳐있으니 노조 간부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며칠 간 알아보고 시행하게 됐다."

- 지난 7월 씨앤앰 하청업체 3곳이 바뀌는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109명이 해고 통지를 받았다. 씨앤앰은 어떤 입장인가.
"씨앤앰에서는 자기들이 뭔가를 해줄 의무가 없다고 한다.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자기네 노동자가 아니라는 거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우리는 대주주일 뿐이다 노사관계 우리한테 따지지 말아라'라고 한다."

- 책임이 없다는 건가.
"그런데 케이블 방송 구조가 모든 돈줄과 권한이 원청에 있다. 이번 경우도 씨앤앰이 아직 하청업체와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계약파기를 하면서 벌어진 거다. 과거에는 하청 계약이 파기돼 업체가 바뀌면 노동자들은 전원 고용 승계가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노조 조합원들만 고용 승계가 안 됐다."

- 노조 조합원들만 해고가 된 건가.
"그렇다. 추측이지만 대주주인 MBK가 회사 매각을 추진하면서 노조를 없애는 게 매각 가치를 더 높이는데 이익이라 판단한 것 같다. 능력 있고 그 지역을 잘 아는 기사들을 고용 안 할 이유가 없다. 노조 조합원들은 해고 문자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왔다."

-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109명은 어떻게 하고 있나.
"저희가 노숙만 130일 가까이 됐고 파업은 5개월째다. 해고자들 생활 해결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씨앤앰에도 정규직 노조가 있는데 거기서 우리가 발행하는 채권을 매달 사 줬다. 그래서 그 기금으로 많게는 100만 원, 적게는 40만 원씩 해고자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해 왔다."

-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들 간에 연대가 잘 되는 것 같다.
"지금은 원청 정규직과 협력업체 직원으로 나뉘어 있지만 원래 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 직원들이었다. 둘 다 정말 좋은 회사 만들어 보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사모펀드가 들어오고 나서 점점 회사 상황이 안 좋아지고 기술력이나 이런 부분의 투자도 안 하려고 하니 회사가 어렵다. 적은 노동력으로 너무 많은 지역을 맡다 보니 이직도 많아졌다."

- 새벽에 전광판에는 어떻게 올라갔나.
"거짓말을 하면 안 되지만 사다리차 아저씨들에게 전광판 기사라고 직업을 속였다. 올려만 주면 내려가는 건 우리가 하겠다고 했다. 왜 작업을 새벽에 하느냐고 하길래 도로가 좁아서 그렇다고 했다."

- 오늘 바람이 많이 분다.
"전광판 내부에 구조물이 있어서 바람이 강하게 불 때는 안에 들어가 있기도 한다. 제일 큰 문제는 구조물이 배를 탄 것처럼 흔들린다는 거다. 올라가서 서 있으면 어지러워서 중심을 못 잡을 정도다. 지금도 움직이니까 현기증이 난다."

- 뭘 가지고 올라갔나.
"최대한 먹는 것 위주로 많이 챙겼다. 오래 버틸 수 있게끔 초코파이라든지, 햇반 같은 거. 침낭도 챙기고 물도 많이 챙겼다."

- 옷은 어떻게 입었나.
"껴입는다고 껴입었는데 한계가 있더라. 두 개씩만 껴입었다. 또 건전지 넣어서 사용할 수 있는 핸드폰 충전기와 건전지를 넉넉하게 챙겨왔다. 외부와 소통 가능한 도구는 핸드폰뿐이다."

- 씨앤앰 측에 하고싶은 말이 있나.
"우린 많이 욕심내는 게 아니다. 그냥 우리 109명 해고 해결해달라는 거다.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 회사고 MBK파트너스니까 이렇게 얘기하는 거지 우리가 해결 못하는 사람한테 얘기하는 것 아니지 않나. 그리고 우리 직원들이 제대로 대우받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줬음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고 회사에 하고 싶은 말이다."

- 집에는 얘기했나.
"아내에게 어제 얘기했다. 많이 슬퍼해서 편지도 한 통 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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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방송사 씨앤앰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이 12일 서울 서울파이넨셜센터 앞 광고탑 위에서 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 해고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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