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가 내년도 무상급식 보조금 지원 중단을 선언해 관심이 높은 가운데, 할머니 초등학생들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을 만나 '걱정'을 나타냈다.
박종훈 교육감은 7일 경남 하동 고전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 33명의 '초미니 학교'다. 이 학교에는 '특별한 2학년 학생' 7명이 재학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생은 9살인데, '특별한 학생'들은 60대부터 팔순에 이른다. 지난해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처하자 할머니들이 신입생으로 입학한 것이다. 고전초교는 1929년 개교했고, '특별한 2학년'은 어린이 신입생이 아니다.
박 교육감은 이날 낮 12시 고전초교를 찾아 박정희 교장의 안내로 2학년 교실을 찾았다. 할머니 초등학생들은 박 교육감과 인사를 나누었다.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박 교육감은 먼저 "공부하는데 불편함이 없으시냐"고 안부부터 여쭈었다. 할머니 초등학생들은 "힘든 게 없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학교 점심시간은 낮 12시 20분. 박 교육감은 급식소에서 위생복을 입고 할머니 초등학생을 포함한 전교생뿐만 아니라 유치원생한테 배식을 하기도 했다.
배식을 마친 박 교육감은 전교생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한 할머니 초등학생은 "요즘 텔레비전에서 점심을 안 준다고 시끄러워요. 농촌에는 엄마들이 농사짓고 맞벌이 한다고 도시락 싸기가 아주 힘들어요. 학교서 점심 계속 먹을 수 있지요?"라고 물었다.
또 다른 할머니 초등학생은 "오늘은 잡곡밥과 콩나물국에, 김치두부조림과 고등어, 김치, 그리고 파프리카가 반찬입니다"며 "학교에서 맛있게 밥 먹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박종훈 교육감은 "힘들고 어렵지만 사람들을 설득해 밥 안 주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며 "학교급식에 대해 걱정하고 급식의 질이 떨어지고 맛이 없다고 우려하는 바깥에 계시는 분들이 학교를 직접 방문해 한 그릇 먹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종훈 교육감은 하동군도의회를 방문해 김봉학 의장을 만나 하동교육 발전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남도교육청이 계속 감사를 거부하고 경남도에서 예산을 반영하지 않으면 하동군에서도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남지역 무상급식 예산은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 18개 시·군청이 분담해 오고 있는데, 경남도는 일선학교에 대해 '2012, 2013년도 무상급식 특정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경남도교육청은 '월권행위'라며 경남도의 감사 거부를 했고, 경남도는 감사 보류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감사 없이 예산 없다"며 교육청이 감사 거부를 계속할 경우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 편성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