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늘 아침 그리고 어제 저녁, 지난 주 금요일 세 번에 걸쳐서 교토 기온마츠리에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신을 태운 가마를 조립하는 모습을 보고 왔고, 어제 저녁에는 축제의 활기를 보기 위해서, 그리고 오늘은 신을 태운 가마가 시가지를 거니는 모습을 보고 왔습니다.
해마다 7월이 되면 교토에서는 기온마츠리 준비가 시작됩니다. 신을 태운 여러 가마들이 시가지를 거니는 순서를 정하는 제비뽑기를 합니다. 물론 교토 시내에서 기온 마츠리에 참가하는 마을은 정해진 조직과 회비 그리고 신 가마를 보관하는 창고와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있습니다.
처음 기온마츠리가 시작된 것은 오래전입니다. 지금처럼 과학적인 방법으로 병을 치료하고 위생관념이 생기기 전입니다. 마을에 전염병이 돌면서 피해자가 생기면 신의 노여움이라고 생각하여 신들을 불러서 위로하고 인간의 건강과 행복과 풍요를 빌기도 했습니다.
처음 신을 두려워해서 생긴 축제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 축제를 지낼 때보다 더 성대해지고 구경꾼들도 더 많아졌습니다. 지난 한 해 교토를 찾는 관광객이 5천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이 가운에 관광객이 가장 많은 때는 기온마츠리가 열리는 때와 가을 단풍철 그리고 봄 벚꽃이 필 무렵입니다.
작년 교토를 찾은 관광객 가운데 외국 사람은 113만 명이었습니다. 관광객 가운데 숙박자 수는 1308만 명이고 소비 금액은 7000억 엔이었다고 합니다. 숙박 손님 한 사람은 대략 32630엔을 사용했고, 당일치기는 7천 엔을 조금 넘게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제 기온마츠리는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축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국 사람들도 일부러 기온마츠리를 보기 위해서 교토에 오기도 합니다. 장마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될 기온마츠리는 열립니다. 무더위 속에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기온마츠리에 참가한다고 합니다.
참가자들은 과학적이고 위생적인 방법으로 더위를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축제의 열기와 수많은 구경꾼들 속에서 축제의 기원을 깨닫고, 무더위를 더 뜨거운 열기로 이겨내고자 하는가 봅니다.
올해부터 기온마츠리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밤 시가지 차량 통행을 금지하는 날이 줄어들고, 후제라고 하여 출발지를 떠난 신 가마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행사가 추가되었습니다.
기온마츠리에서는 각 마을에서 신을 태운 가마를 만들어서 시가지를 돕니다. 신 가마는 모두 23기를 만듭니다. 신 가마 가운데 호코(鉾)는 크기가 크고 사람이 타고 앉아서 악기를 연주하거나 신 아이가 앉기도 합니다. 야마(山)는 여러 가지 주술적인 목적으로 만든 신 가마로 사람이 타지 않고 상징물만 실려져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신 가마를 만들어 시가지를 도는 것은 우리의 지신밟기와 닮았습니다. 정월 보름이나 특별한 날 마을 사람들이 신을 상징하는 상징물이나 줄다리기용 줄을 만들어서 어깨에 메고 풍물패를 앞세우고 마을을 돌거나 동네 앞 넓은 곳에서 진 쌓기 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지신밟기는 사람들이 땅을 눌러서 지신을 진압하거나 위로하고 땅에서 나는 소출이 더 많기를 기원하는 행사입니다. 기온마츠리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조립해서 만든 신가마를 가지고 시가지를 돌기도 하고, 야사카신사에 신 가마를 가지고 나와서 시가지에서 힘겨루기를 하기도 합니다.
기온마츠리 때 신 가마를 가지고 시가지를 돌기 전날 16일 밤에는 야사카신사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가구라(神樂)라고 하는 연극이나 북춤들을 추기도 합니다. 이들은 처음 이곳을 만든 신들이 어떻게 생겼고 그들이 어떻게 잡귀나 악신을 물리치고 선신으로 등장했는가를 연극으로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마을 사람들은 기온마츠리 축제를 준비합니다. 기온마츠리 축제가 열리는 시가지는 발 디딜 틈이 없이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모두 무더위를 열기로 이기려고 참가하는 사람들입니다.
참고 누리집> 교토시 누리집,
http://www.city.kyoto.lg.jp/,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