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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선거가 열린 4일, 인천시 계양2동 1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절차를 밟고 있다.
 지방자치선거가 열린 4일, 인천시 계양2동 1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절차를 밟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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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당일 투표소에서 직접 만나본 인천 민심은 세대별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50대 이상은 유정복, 30, 40대는 송영길이었다. 초접전지역으로 꼽히는 인천은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시장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선거가 진행중인 인천시 계양구와 부평구의 투표소를 찾았다. 이 두 지역은 4년 전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되는데 압도적인 역할을 했던 지역이다. 당락을 갈랐던 8만 7000여 표 중 5만 7000여 표가 이 지역에서 나왔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바뀌었다. 이날 찾은 두 지역은 모두 여론조사를 통해 알려진대로 팽팽한 모습이었다. 유권자들의 지지 이유도 비교적 분명하게 달랐다.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강력한 시장'을, 송 후보에 표를 준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심판을 강조했다.

오전은 '노인 투표'...젊은 세대는 오후부터 투표 나서 

이날 오전 인천시 계양 2동 제1투표소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투표소를 찾는 인원이 끊이지 않았지만 줄을 서거나 하는 풍경은 보이지 않았다.

오전에 투표소를 찾은 이들은 대부분 50~60대 이상 세대들이었다. 젊은 세대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대략 노인 셋에 젊은이 하나 꼴이었다. 남성들은 대부분 등산모자와 등산바지, 낚시조끼 등의 차림으로, 여성들은 등산복이나 양산, 벙거지 모자 등을 착용한 차림으로 챙겨 투표소를 찾았다.

투표를 마치고 밖으로 나온 노인들은 '어떤 후보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대체로 '여당'이라고 답했다. 여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안정적이라는 이유였다. 계양 2동 주민 유아무개씨(70)는 "인천이 빚이 많다던데 정부가 좀 도와줘야 발전하지 않겠느냐"면서 "1번 찍었다"고 답했다.

투표 후 투표소 앞에 앉아 숨을 돌리고 있던 이아무개(66)씨 역시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 얘기하면서 야당 찍어줘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사고난 게 박 대통령 책임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사람들이) 틈만 나면 대통령 탓을 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투표소가 설치된 계양 2동은 아파트, 다가구 주택 등 주거밀집 지역이다. 인근에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들도 위치하고 있다. 투표소 바깥으로 보이는 큰 길을 통해 마트쪽으로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가족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오전 내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는 30~40대 부모들은 10분에 한 가족 정도에 그쳤다.

오후 1시 30분께 자녀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이 아무개씨는 "정부·여당은 세월호 해결 의지가 안 보인다"면서 "지금 애들 키우는 사람이라면 세월호 사고를 지켜봤는데 당연히 1번한테는 표를 안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정론' 내세운 50대는 유정복, '세월호 심판' 30~40대는 송영길 지지 뚜렷 

4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4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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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가 넘어가자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투표소를 찾았다. 부평구 진산중학교에 위치한 삼산2동 5투표소도 마찬가지였다. 아이와 함께 온 30~40대 젊은 부모들도 오전에 비해 부쩍 눈에 띄었다. 이 지역은 인천의 대표적인 아파트 밀집 지역 중 한 곳이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의 지지성향은 세대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50대는 유정복 후보 지지가, 30~40대에는 송영길 후보에 대한 선택이 두드러졌다.

김아무개(50)씨는 '어떤 기준으로 투표했느냐'는 질문에 "새누리당 위주로 찍었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지지에 대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안정"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투표권이 있는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손 아무개(50)씨 역시 "유정복 후보가 평이 좋고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인천 발전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정부 도움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이었다. 이들은 "구청장 등 다른 후보들도 안정을 기준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반면 비교적 어린 자녀들과 온 부모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을 거론했다. 아들과 함께 온 강 아무개(44)씨는 "세월호 사건 대처하는 걸 보고 정부 여당을 심판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송영길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인 이아무개(47)씨도 지지 기준을 묻는 질문에 "세월호"라고 답했다. 이씨는 "자세한 이유는 설명 못 하겠지만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에 투표장에 왔다"고 설명했다.

아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놀고있는 사이 투표를 마친 이아무개(45)씨 역시 세월호 참사를 투표의 기준으로 꼽았다. 그는 "나는 서민이니까 그나마 서민 입장을 대변해주는 곳에 투표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일부 유권자는 정당 지지는 새정치민주연합에, 시장은 새누리당 쪽에 표를 주기도 했다. 아들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김아무개(41)씨는 "원래 성향은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인데 지난 4년간 인천이 좀 정체된 느낌이 있어서 고민하다가 시장은 유정복 후보를 찍었다"고 말했다.


태그:#유정복, #송영길, #지방선거, #인천시,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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