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윅> 에서 이츠학을 연기하는 서문탁

▲ <헤드윅> 에서 이츠학을 연기하는 서문탁 ⓒ 쇼노트


* 인터뷰 1편에서 이어집니다("완전한 남자 아닌 이츠학, 나와 잘 어울린다")

- 솔직한 성격인 것 같다. 음악적인 솔직함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람의 마음속에는 수치심과 자존심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있다. 속상하거나 부끄러운 등의 다양한 감정들 때문에 마음의 문을 열기란 쉽지 않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오픈 마인드는 중요하다. 인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면 대중은 공감하지 못한다. 음악적인 솔직함이야말로 음악 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 대학생 때부터 음악을 해서 대중과 공감하는 부분은 일찍 터득하지 않았는가.
"사실 대학생 때는 잘 몰랐다. 당시에는 모든 걸 안다고 생각했다. 대중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가수라고 생각한다. 많이 사랑받은 덕에 음악적인 마음문을 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상대방을 알아도, 다양한 감정이 어디에서 찾아오는지 모른다면 마음문을 절대로 열 수 없다.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저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평소에는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저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당시 유학은 인생에 있어서 저 자신과의 여행이었다. 저 혼자 마주앉아서 이야기한 것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사람은 나 자신을 알아야 오픈할 수 있는 거다."

-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유학 생활을 통해 발견한 서문탁은 어떤 사람인가.
"사람은 계속 변한다. 지금의 저를 이야기하는 게 더욱 적절할 듯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 남은 일생 동안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많은 고민을 했다. 미국에서 많은 음악을 접하면서 내 것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제 정체성은 록 가수다. 록이라는 음악이 가지는 자유분방함과 솔직함이 저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이들과 호응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가수이면서도 뮤지컬 연기를 한다. 배우들은 어떤 마음으로 연기할까, 어떡하면 좋은 뮤지컬 연기자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연극이나 드라마를 볼 때 저 배우는 어떤 마음으로 연기할까, 어떤 연기가 좋은 연기인가 곰곰이 되새겨본다.

사람은 보여주는 모습 이전에 가장 밑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감정이 있다. 이때 올라오는 감정은 하나가 아니다. 때로는 천사 같지만 악마 같은 면도 있다. 이를 잘 끄집어낼 수 있는 배우가 좋은 배우다.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연기로 표현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노력한다."

- 미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미국의 연하남들에게 많은 대시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
"저는 좋지만 연하남의 인생을 위해서 놓아준 편이다.(웃음) 동양에서 온 유학생이 록 음악을 한다는 게 당시 연하남들의 입장에서는 본 적 없는 캐릭터라서 호기심에 끌렸을 것 같다. 동양에서 온 여자는 수줍어하고, 적극적이지 않고, 여성스러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저는 정반대다. 자유분방하고, 솔직한 모습이 미국 문화와 가깝다고 느낀 연하남들에게 어필하지 않았나 싶다. 저를 좋아한 남자들은 대부분 버클리대 학생들이었다. 저를 좋아해도 고백하지 못한 남자들이 많다."

<헤드윅> 에서 이츠학을 연기하는 서문탁

▲ <헤드윅> 에서 이츠학을 연기하는 서문탁 ⓒ 서문탁


- <나는 가수다>를 할 때 '난동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음악은 잘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유로움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음악을 찾을 때는 즐거운 때랑 위로받고 싶을 때다. 이런 다양한 감정을 만져주길 바란다면 감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런 차원으로 보면 '난동탁'은 뭐든지 할 수 있는 이미지의 별명이라 듣기 좋다.

- <나는 가수다> 할 때 매번 시험 보는 느낌이었을 텐데.
"<나는 가수다>를 경연으로 생각했다면 그랬을 텐데, 시험 치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그렇지만 일주일 동안 완성도 있는 무대를 매번 보여드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대중에게 평가받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 이번에 싱글 앨범을 내는 걸로 알고 있다.
"<나는 가수다> 출연하며 많은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대중이 어떤 음악을 듣고 싶어 할까,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편안한 음악을 들려드릴까에 주안점을 두고 앨범을 만들었다. 대중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테마는 '사랑'이다. 7년 동안의 이별이지만, 아직도 잊지 못하는 감정을 노래했다. 앨범 재킷의 그림을 제가 직접 그렸다. 봄이 찾아왔지만 아직도 겨울인 그림이다. 앙상한 나뭇가지로 겨울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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