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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은 이웃이 누구인지 알고 계신가요? 어느새 이웃이 가장 가까이 있지만 가장 멀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얼굴도 보기 힘든 요즘, 저희 아파트에서는 모처럼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개나리를 심기위해 준비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
▲ 개나리를 보고 있는 주민 개나리를 심기위해 준비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
ⓒ 남윤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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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식목일을 맞이하여 수원에 있는 광교오드카운티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함께 꽃을 심고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이번 행사는 어르신부터 유치원생까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주민들이 참여했습니다.

특히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님이 많이 계셨습니다. 자녀에게 개나리를 어떻게 심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환경미화를 하시는 가족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자녀에게 우리 이웃과 함께 사는 법을 알려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개나리를 심으며 설명해주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입니다.
▲ 개나리를 심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개나리를 심으며 설명해주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입니다.
ⓒ 남윤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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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흙을 판 다음에 한주먹정도 개나리를 움켜잡고 심는 거야."
"근데 개나리 위에 돌이 있으면 어떻게 해요?"
"괜찮아 돌이 있어도 피해서 자라."
"아빠, 이렇게 심으면 돼요?"
"그래. 나중에 흙을 발로 꾹꾹 밟아야 돼. 그래야 개나리가 튼튼히 자라."

환경미화를 하며 어머니가 자녀에게 설명해주고 계십니다.
▲ 환경미화를 하고 있는 가족 환경미화를 하며 어머니가 자녀에게 설명해주고 계십니다.
ⓒ 남윤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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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여기 (쓰레기) 또 있어요."
"그래 그렇게 쓰레기를 주워야 같이 사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고 그런 거야. 저기도 한번 가보자."


우리 이웃이 서로를 위해 꽃을 심고 환경미화를 하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대화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제가 개나리가 참 예쁘다며 말을 하니 내년 5월쯤에 본격적으로 꽃이 피면 매우 예쁠 것이라며 꽃에 대한 얘기를 잠시 나누었습니다.

"개나리가 색이 참 예쁘네요. 좋은 꽃인 것 같아요."
"그렇죠? 개나리는요, 특이하게 꺾인 가지를 심어도 다시 자라나요."
"정말요? 그냥 땅에 박으면 다시 자라나요?"
"그럼요. (꺾인 가지를 땅에 박으시며) 이렇게 하면 내년쯤에 꽃이 피어있어요. 신기하죠?"
"네, 정말 신기하네요."

직접 만든 와플에 시럽을 발라 아이에게 주고 있는 모습
▲ 와플을 주고 있는 모습 직접 만든 와플에 시럽을 발라 아이에게 주고 있는 모습
ⓒ 남윤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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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을 위해 준비해주신 두부와 김치
▲ 두부와 김치 주민을 위해 준비해주신 두부와 김치
ⓒ 남윤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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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모종을 다 심고 주변 정리를 마친 후 달려간 중앙광장엔 와플과 팝콘뿐만 아니라 두부와 김치, 그리고 막걸리와 음료수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한쪽에선 열심히 음식을 준비하고 또 다른 한쪽에선 조촐한 막걸리파티가 열렸습니다. 서로에게 고생했다는 말과 앞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많은 대화를 하였습니다.

아파트 보안팀의 이철훈(49·남)씨는 "주민들의 담합, 식목일에 모여서 뜻 깊은 행사를 하게 되어 좋다"고 말했습니다.

정낙만(53·남)씨는 "식목일에 이러한 행사를 하는 건 좋은 일이다"면서 "날씨가 쌀쌀했지만 주민들이 이렇게 협동해서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 아니겠냐"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드카운티 아파트 소장님이신 김성권(61·남)씨는 "아파트 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볼 일이 없어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오프라인을 통해 매년 식목일에 이런 행사를 할 예정이며 앞으로 더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바란다"는 소감을 남기셨습니다.


태그:#식목일, #이웃, #개나리, #오드카운티,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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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충남대학교 자유전공과 언론정보학과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대학생입니다.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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