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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에 차린 예비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에 차린 예비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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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지역연고가 호남이라서 날 찍을 것이다, 이런 것이 새정치라고 할 수 있겠나.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것인데 창피한 줄 알아야지."

6·4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경쟁자'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향해 직격탄을 던졌다. 당내 일각에서 호남(전남 장성) 출신인 김 전 총리의 '확장성'을 부각시키는 분위기에 일침을 놓은 것이다. 무엇보다 친박 주류가 김 전 총리를 밀고 있다는 소위 '박심(朴心, 청와대의 의중) 논란'에 대한 불쾌감이 짙게 배 있었다.

14일 미국 체류를 마치고 돌아오는 김 전 총리는 이미 경선 준비를 마친 상태다. 특히,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조직총괄단장, 2012년 대선 당시 당 국민소통본부장을 맡았던  이성헌 전 의원이 경선 캠프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외곽조직인 '국민희망포럼' 실무진도 대거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심 논란의 실체가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정 의원은 13일 여의도 용산빌딩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경쟁력 없는 후보가 무슨 표의 확장성이 있겠나"라며 "본인(김 전 총리)은 그런 얘기를 안 하시는데 참모라는 사람들이 그런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박심 논란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이라기보단 새누리당의 책임"이라며 "집권여당으로서 평소 역할을 못하고 청와대에 의존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의 하부조직처럼 인식되는 당 상황을 악용하는 인사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그는 "친박이란 분 중 일부가 그런다, 소위 말해 박심이 있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면서 '새정치'란 용어를 쓰고 있는데 우리도 이젠 그런 구태정치는 벗어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전 총리를 "대한민국 국민 중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박원순 서울시장처럼 법대를 나온 법조인 출신이고 관리(임명직)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88 서울 올림픽 및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 현대중공업 등의 발전 등을 거론하며 "그 분들(박 시장과 김 전 총리)과 일을 만들어내는 저는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박 대통령 좋아한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에 차린 예비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에 차린 예비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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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박심 논란'은 그에게 야속한 상황이다. 정 의원은 당의 서울시장 출마 요구를 오랫동안 고사하다 받아들였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18대 총선 때도 당은 울산에서 내리 5선을 했던 정 의원을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 동작을로 차출했다. 대선후보를 지냈던 정동영 전 민주당 의원을 상대할 '거물급 인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그 때도 그는 응했다.

특히 이번 차출로 인한 대가는 크다. '차출'에 부응하면서 그는 2017년 대권행보를 포기했다. 자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백지신탁 부담까지 끌어안았다. 그런 자신을 두고 당 일각에서 김 전 총리를 민다는 얘기는 상처일 수밖에 없다. 이를 놓고 박 대통령이 정 의원을 '불편'해 하는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돈다.

그러나 정 의원은 "나는 불편하다고 느껴본 적 없다, 개인적으로 박 대통령을 좋아한다"라며 "소위 말해 이건 '정치'니깐 대통령이 저만 특별히 좋아한다는 표현을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웃어 넘겼다, 다만 "내가 얘기를 좀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라 대통령께서 불편하신 적은 없었는지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심 논란의 원인 역시 당에서 찾았다. 그는 "지방선거가 중요한 일인데 당에서만 결정할리 있겠나, 뭐든지 청와대와 상의하지 않겠냐는 인식이 깔려 있다, 박심 논란이 벌어지는 이유다"라며 "당이 무엇이든 중요한 일이면 모여서 논의하고 결정한 뒤, 그를 꼭 지켜야 하는데 우리 당은 그런 게 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결정적인 부담을 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가 곧 국정운영의 결정적 요인이라고는 안 보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보다는 다음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새누리당의 차기 당대표나 정부와 정책을 협의해야 할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얘기였다. 청와대가 서울시장 경선을 놓고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기도 했다.

다만 정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도 막걸리 파티를 하시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하루 사이에 연락해서 (정치인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했다"라며 "(대통령이)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 국회하고도 가까이 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증거조작 사건,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는 박한 평가를 내놓았다. 정 의원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만 열심히 했고 시민이 관심있는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라며 "행정을 정치의 도구로 쓰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야권의 차기 대권후보로 꼽히는 박 시장이 자신의 지지기반을 고려한 시정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박 시장 측과 논쟁 중인 용산재개발 사업과 관련, "박 시장은 '어려운 사업인데 되겠나'라는 입장인데 '모든 기회에는 어려움이 있고 모든 어려움에는 기회가 있다'는 서양속담이 있다"라며 현재 난항에 부딪힌 개발사업 등을 풀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자신이 1인당 평균 주거면적률과 교통 연계 등을 강조한 '창조건축'과 '공간복지' 등을 내세우는 것이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토건주의'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는 "요새 쓰지도 않는 '토건'이란 말을 쓰면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은 잘못됐다"라며 "그것은 '부정의 정치'인데 이젠 '긍정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무료급식소 '따스한 채움터'를 방문해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 '밥퍼' 배식 봉사 나선 정몽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무료급식소 '따스한 채움터'를 방문해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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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에 대형 악재로 떠오른 '국가정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는 "(사건의) 실체가 나오면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잘라 말했다. 당내서 확산 중인 남재준 국정원장 자진사퇴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다만 그는 "누가 책임지느냐보다는 국정원이 저렇게 허물어져 있다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라며 이를 역대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짚었다. 그는 "(역대 권력자들이) 정무적 판단을 보좌하는 기관으로, 남북관계에서 자신의 심부름을 하는 기관으로 (국정원을) 전락시켰다"라며 "국정원을 국내파트와 해외파트로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일문일답①] "박 대통령, 정치인들을 너무 멀리 한다"
[일문일답②] "증거조작 문책 당연, 더 시급한 건 국정원 복원"


태그:#정몽준, #6.4 서울시장 선거, #박원순, #김황식,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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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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