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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저녁 7시부터 서울역 앞 광장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14차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5일 저녁 7시부터 서울역 앞 광장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14차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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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불꽃축제 한다는데, 저희는 내일 가기로 했어요."

아스팔트 바닥 위에 앉은 김지현(28)씨는 부끄러워 하는 남자친구 팔을 잡으며 웃었다. 한강 위에는 불꽃이, 서울역에는 촛불이 수놓인 밤이었다. 50미터 정도 떨어진 무대 위에서 락그룹 '블랙스완'이 부르는 노래가 서울역 주변의 밤 공기를 울렸다.

28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시국회의(시국회의)는 5일 오후 7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14차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모인 시민 5000여 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500명)은 국정원이 지난 대선에 부당하게 개입했음을 주장했다.

지난 집회들에 비해 시민들의 발언 수위도 높아졌다. 일부 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기도 했다.

"국정원, 경찰, 새누리당, 청와대가 한통속으로 민주주의 무시"

문화제는 이전과 동일하게 자유발언 및 문화공연 형식으로 열렸다. 이날 자유발언 시간에 단상에 오른 시민들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기정사실화 하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원도에서 온 한 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은 부정선거의 최대 수혜자"라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은 국정원이 댓글 등으로 여론을 조작한 선거이고, 그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이다 .

이 시민은 "국정원, 경찰, 새누리당, 청와대가 한통속으로 헌법을 짓밟고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촛불 시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14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민저항권 발동을 위한 촛불시민·누리꾼 3차 시국선언문을 읽고 있다.
 5일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14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국민저항권 발동을 위한 촛불시민·누리꾼 3차 시국선언문을 읽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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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 앞서 열린 '민주수호 코스프레 데이' 행사에 참여했던 시민 오가빈씨는 한복 복장 그대로 무대에 올랐다.

오씨는 자신을 "정치 따위엔 관심도 없던 평범한 직장맘"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나는 민주당도 통합진보당도 아니지만 내 한 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에 18대 대선이 불법선거라는 것을 자나깨나 알리고 있다"면서 "지난해 부정선거는 지워지지도, 덮어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정봉주 전 의원의 팬카페 운영자라고 밝힌 한 시민은 국내 언론들의 보도 행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국정원 댓글 논란을 보도하지 않고 보수 신문들은 '물타기'식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같은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이 없다면 다시는 국민의 뜻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문화제에는 김정회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장도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김 위원장은 한전이 밀양 송전탑 건립을 밀어붙이자 지난 2일부터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단식을 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공사를 강행하는 한전에 맞서다가 매일 정신을 잃고 병원에 가 회복하면 다시 공사현장으로 올라오는 밀양 지역의 할머니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태그:#촛불집회, #국정원, #촛불문화제, #서울역, #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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