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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 전 상임고문은 전대 하루 전날 탈당을 결행한 까닭에 대해 "나는 민주통합당 당원으로 남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며 "내가 국민의 명령을 필두로 통합운동을 시작한 건 민주통합당에 시민정치네트워크를 탑재하자는 것이었는데 그게 안 됐으니 나는 나대로 그걸 밖에서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근 전 상임고문은 전대 하루 전날 탈당을 결행한 까닭에 대해 "나는 민주통합당 당원으로 남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며 "내가 국민의 명령을 필두로 통합운동을 시작한 건 민주통합당에 시민정치네트워크를 탑재하자는 것이었는데 그게 안 됐으니 나는 나대로 그걸 밖에서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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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잘못 가고 있다는 걸 역사에 정확하게 기록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전대에서 당명이 민주당으로 결정됐다. 이건 단순히 '통합'이라는 두 글자가 빠진 게 아니다. 민주통합당은 '혁신과 통합' 흐름으로 가고 있었는데 그 흐름에 마침표를 찍은 것과 같다." 

5.4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전격 탈당한 문성근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사흘만에 입을 열었다. 10%대로 내려앉은 현재의 민주당 지지율로는 내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모두 결과가 예측 가능하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에 탈당했고, 자신은 차라리 밖에서 다시 '시민정치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정치운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문 전 고문은 6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대선 후 민주통합당 구성원들은 집단최면에 걸린 것 같다"며 "민주당이 국민 속에 뿌리박은 정당으로 가려면 국민참여를 확대해야 하고 그 수단은 모바일뿐인데 국민참여 확대와 모바일 문제를 혼동하면서 결과적으로는 국민참여를 배제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다 후퇴하고 약속위반이라고 질타하면서 우리는?"이라고 반문한 뒤 "이것은 합당정신을 부정하고 대선공약을 파기한 것이며 지난 대선 때 국민참여로 함께한 35만 시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친노 핵심 탈당? 맘대로 불러라...나는 시민참여 확대파"

전대 하루 전날 탈당을 결행한 까닭에 대해서는 "나는 민주통합당 당원으로 남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며 "내가 국민의 명령을 필두로 통합운동을 시작한 건 민주통합당에 시민정치네트워크를 탑재하자는 것이었는데 그게 안 됐으니 나는 나대로 그걸 밖에서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의 탈당 소식을 두고 언론은 '친노 핵심 탈당'이라고 썼던데 굳이 규정한다면 나는 시민참여 확대파"라며 "시민참여확대파로서 민주통합당에 합류했는데 민주당이 그걸 파기했으니 탈당한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문 전 고문은 "한국의 보수는 돈의 99% 모든 권력의 99%를 갖고 있지만 우리 민주진보는 시민의 숫자밖에 가진 게 없다"며 "다 같이 뭉쳐서 보수와 맞붙을 뭔가를 만들어내기 전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서 (탈당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친노 핵심 탈당? 맘대로 불러라"라며 "이번 기회에 친노가 몰락했다니 되게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문 전 고문은 "친노 프레임도 결국 조선일보가 다 만들어놓은 프레임"이라며 "지난해 1.15 지도부 선출 이후 선대본에 못 들어간 사람이 유일하게 나인데 이유는 친노라서였다, 친노 프레임 때문에 꼼짝 못하게 하는데 계속 이걸 왜 쓰고 있냐? 그러니 나는 차라리 밖에서 시민정치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문 전 고문은 "어차피 지금 상황을 보면 (야권은) 재편될 수밖에 없다"며 "재편의 시기가 언제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말은 '새로운 야권재편'을 위한 시동을 민주당 밖에서 걸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 전 고문은 "이대로 또 당을 정비하지 못한 채 내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을 치른다? 이대로?"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정치활동 계속... 정계은퇴 아니다"

부산 북강서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문 전 고문은 이 지역에서 계속 활동할 계획임도 밝혔다. 일각에서 '정계은퇴'라는 주장이 있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문 전 고문은 "부산 북강서을에서 지역활동을 계속 할 것"이라며 "지난해 총선 때 시민문화교실을 열겠다고 약속했고 지난 1년간 지속했다, 앞으로도 시민문화교실을 계속 열면서 민주진영의 정당재편이 빨리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서 막상 뛰어보니 민주진영이 부산에서 정치 혹은 사회운동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라며 "부산에서 우리쪽 시의원 단 하나 당선시킨 적이 없고 그러니 출마자원을 찾기도 어렵다"고 지역정치의 벽을 절감하기도 했다.

문 전 고문은 "현재 10%대로 떨어진 민주당 지지도를 어떻게 40%대로 높일 것이냐 하는 데 내 관심이 있다"며 "전통 민주당 지지자+민주세력+2030 젊은 자유주의적 진보 이 세 덩어리의 온전한 결합만이 그걸 가능케 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를 위한 활동을 펴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시민포럼을 통해 각종 캠페인을 열면서 회원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정치적으로는 시민참여, 경제적으로는 협동조합운동을 적극적으로 펴면서 새로운 야권재편운동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명령'으로 시작한 야권통합운동 3년에 대한 평가는 "좌절이었다"라고 짧게 밝힌 뒤, "그러나 의미 있는 진전은 이뤘다고 스스로 위로한다"며 "민주통합당은 지금 '모바일 싫어!' 이렇게 생각하고 그 느낌을 표현한 것이지만 우리 모두는 민주당이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안 된다는 것을 다 안다, 국민 속에 뿌리내린 생활밀착형 정당, 이걸 어떻게? 그건 바로 온오프라인네트워크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다 안다"고 다시 강조했다.

김한길 신임 대표에 대해서는 "탈당한 내가 무슨 말을 하겠나"라면서 "이제 당을 나왔기 때문에 내 일을 충실히 하겠다, 김한길 대표는 많은 구상을 했을 테니까 잘 하시길 바란다, 특히 뭘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뭐 이런 말은 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당명에서 '통합' 뺀 민주당, '혁신과 통합' 흐름에 마침표 찍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다 후퇴하고 약속위반이라고 질타하면서 우리는?"이라고 반문한 문성근 전 상임고문은 "이것은 합당정신을 부정하고 대선공약을 파기한 것이며 지난 대선 때 국민참여로 함께한 35만 시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다 후퇴하고 약속위반이라고 질타하면서 우리는?"이라고 반문한 문성근 전 상임고문은 "이것은 합당정신을 부정하고 대선공약을 파기한 것이며 지난 대선 때 국민참여로 함께한 35만 시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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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탈당했다. 왜 탈당을 결심했나.
"민주통합당이 잘못 가고 있다는 것을 역사에 정확하게 기록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전대에서 민주통합당의 당명이 민주당으로 결정됐다. 이것은 단순히 '통합'이라는 두 글자가 빠진 게 아니다. 지난 시기 민주통합당은 '혁신과 통합'의 흐름으로 가고 있었는데 그 흐름에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것과 같다." 

- 당명변경에는 통합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보는 건가.
"이번 전대 규칙은 5 : 3 : 2(대의원 50% 권리당원 30% 일반 당원 및 여론조사 반영 비율 20%)였다. 실질적으로 국민참여를 전면 배제한 거다. 이것은 민주통합당의 합당정신을 완전히 부정하는 일이다. (정당혁신에서) 국민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은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를 위한 새정치선언에도 들어가 있다. 대선공약에도 포함돼 있다. 그러니 이것은 합당정신 부정이요, 대선공약 파기다.

지난 3월 중앙위에서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이의 있습니다' 했지만, 대충 버무리고 수정해서 넘어가자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그냥 내가 퇴장할 테니 만장일치로 하시라 하고 나와 버렸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후회가 된다. 끝까지 남아서 '반대하는 한 표'로 기록됐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

또, 대선평가보고서. 민주통합당은 우리 정치사상 가장 광범위하게 각 세력이 다 모인 정당이다. 대선 중에는 입당하지 않은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까지도 시민캠프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결국 우리가 부족해서 48%밖에 못했으니 부족한 2%를 어떻게 채울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데, 대선평가보고서 같은 걸로 내부적으로 삿대질 했다. 정강정책은 우클릭 했고, 당명에선 '통합' 자도 떼버렸다. 전대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낭패감이 들었고 결국 이렇게…."

- 민주당이 잘못 가고 있다는 걸 역사에 기록하겠다고 했는데 제일 심각한 문제는 뭔가.
"대선 후 민주통합당 구성원들이 집단최면에 걸린 것 같다. 우선 모바일 문제다. 민주당이 국민 속에 뿌리박은 정당으로 가려면 국민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그 수단은 모바일뿐이다. 그런데 국민참여 확대와 모바일 문제를 혼동하고 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는 국민참여를 배제하는 길을 선택했다.

입당을 안 해도 민주통합당에 참여할 국민이 많이 모이게 되면 당연히 당원 대의원들은 선거인단과 달리 당내에서 존중받아 마땅하다. 이건 국민의 명령 초기 제안서에도 나온다. 다들 입당을 꺼려하시니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에게 차등화 된 의결권을 준다, 이런 거다. 선거인단으로만 활동하다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의사를 반영하고 싶다 그럼 나 당비 내고 당원될 게 이럴 거 아닌가. 이렇게 3~5년이 가야 민주통합당의 당원이 확대될 것 아니냐. 국민참여형 정당은 우리 정당사의 결과물이다. 존중받아 마땅하다."

- 국민참여를 확대해야 하는데 오히려 축소하는 길로 역행했다는 건가.
"지난해 1월 한명숙 지도부가 뽑힐 때 18만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번 전대 때는 당원 10만에 3만이 투표했다. 그럼 이건 참여민주주의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걸 넘으려면 국민참여를 받아들여서 당원은 아니지만 일반 시민들이 민주당의 의사결정이나 정책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

그 다음 차츰 시간을 들여 일반시민이 당원으로 입당할 수 있도록 길을 터야 한다. 그렇게 당을 강화하자고 나선건데 모바일 문제를 핑계 잡고 다 깨버리나? 박근혜 대선공약이 다 후퇴하고 약속위반이라고 질타하면서 우리는? 우리는 약속 지켰나? 합당정신을 부정하고 대선공약 파기하고 지난 대선 때 국민참여로 함께한 35만 시민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나."

"대선공약 안 지킨다고 비판하면서 정작 민주당도 공약 파기"

- 모바일투표라는 제도는 선진적이나 당장 수도권에서 농촌까지 전일적으로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게 아닐까.
"모바일과 국민참여를 연관지어 국민참여가 과다했다는 비판이 있다. 그건 당연하다. 왜냐, 창당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대가 바로 그 점을 조정하는 국면이 됐어야 했다. 그럼 적어도 5 : 5 정도로 했어야 했다. 지난해 6.9 전대 때부터 대선 때까지 선거인단으로 모은 사람이 35만 명이다. 그런데 이번 전대에서 그 분들은 할 게 없었다. 결국 이번 전대 룰은 민주통합당 의사결정에 참여하겠다는 35만 선거인단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입당은 안 했지만 의사결정에 참여하겠다는 분들께 좋다고 해놓고 빼버린 것이다.

지난 총선 때 80개 지구당에서 시민이 안 모인 상태에서 100% 국민참여경선을 하다보니까 후보들이 너무 피곤했다. 선거인단 등록시키느라 너무 힘들었다. 모바일투표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무지 컸던 것이다. 또 1.15, 6.9전대 그리고 대선후보경선과정에서 국민참여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집단최면 걸리듯이 어~ 하면서 퇴행을 결정한 것이다. 한명 한명이 앞으로 이렇게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않고 그냥 불쾌감을 표현한 것이 결국 이렇게 큰 흐름을 형성한 게 아닌가 싶다. 이건 정당이 진화하는 과정이었고 그 진화의 고통이었다는 것이다.

또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을 구분해서 모바일투표를 도입했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대도시는 빨리 가고, 농어촌은 좀 천천히 가는 식으로 배합해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

- 부산 북강서을을 지역구로 뛰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건가.
"부산 북강서을에서 지역활동을 계속 할 것이다. 지난해 총선 때 시민문화교실을 열겠다고 약속했고 지난 1년간 10번 가량 했다. 시민문화교실을 계속 열면서 민주진영의 정당재편이 빨리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내 뜻이다. 부산에서 막상 뛰어보니 민주진영이 부산에서 정치 혹은 사회운동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

부산에서 우리쪽 시의원 단 하나 당선시킨 적이 없다. 그러니 출마자원을 찾기도 어렵다. 내가 트위터에 '민주통합당을 떠납니다'라고 쓰면서 제일 맘에 걸린 건 바로 북강서에서 함께 활동하며 격려했던 당원들이다. 그들을 생각하니까 정말 미치겠더라. 그러나 나는 민주통합당 당원으로서 혁신된 정당을 포기할 수 없었고, 각자 노력해서 빨리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

민주당…, 이렇게 가면 떨어지는 정당 지지도 회복이 안 되지 않을까 싶다. 민주사회에 있어 국민참여는 시대의 흐름인데 이걸 왜 거역하는지. 민주진영의 정당재편이 빨리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 탈당을 결행하기 전 누구와 상의했나. 추가 탈당은 없겠나.
"일부러 아무하고도 의논하지 않았다. 의논하면 탈당을 말리지 않겠나. 또 내 뒤로 추가탈당은 없을 것이다. 정당활동을 시작한 사람은 정당중심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현재 의원을 하는 분들은 민주진영이 어떻게 정권을 맡을 수 있을 것인가, 떨어진 지지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세 덩어리(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세력, 민주당 밖의 민주세력, 20~30대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형성된 자유주의 진보세력)가 같이 갈 방법은 뭔가,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블록이 형성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시 시민운동가로 서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문재인에게도 안 말해... '친노 탈당'이라고 몰아칠 거라 생각했다"

그는 "친노 핵심 탈당? 맘대로 불러라"라며 "이번 기회에 친노가 몰락했다니 되게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문 전 고문은 "친노 프레임도 결국 조선일보가 다 만들어놓은 프레임"이라며 "지난해 1.15 지도부 선출 이후 선대본에 못 들어간 사람이 유일하게 나인데 이유는 친노라서였다, 친노 프레임 때문에 꼼짝 못하게 하는데 계속 이걸 왜 쓰고 있냐? 그러니 나는 차라리 밖에서 시민정치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친노 핵심 탈당? 맘대로 불러라"라며 "이번 기회에 친노가 몰락했다니 되게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문 전 고문은 "친노 프레임도 결국 조선일보가 다 만들어놓은 프레임"이라며 "지난해 1.15 지도부 선출 이후 선대본에 못 들어간 사람이 유일하게 나인데 이유는 친노라서였다, 친노 프레임 때문에 꼼짝 못하게 하는데 계속 이걸 왜 쓰고 있냐? 그러니 나는 차라리 밖에서 시민정치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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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당 직전 문재인 후보와 상의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문재인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전대가 다가올수록 잠이 안 오기 시작했고, 3일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아침에 트위터에 딱 올리고 전화를 딱 끈 채로 고봉산에 갔다. 물 한 병 들고 혼자서 세 시간동안 등산했다. 물론 나의 탈당을 두고 친노 탈당이라고 몰아칠 거라고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어쩌겠나. 내가 아무리 시민참여확대파라고 해도 믿어주겠나. 세 시간동안 산속을 걸으면서 진짜 많이 한 생각은 이 판을 정말 떠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였다. 그런데, 없더라고. 후후. 시민정치네트워크가 있어야 (야권의) 재편도 빨라질 수 있다는 확신만 생겼다."

- 전대 하루 전날을 탈당일로 선택한 까닭은 무엇인가.
"나는 민주통합당 당원으로 남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내가 국민의 명령을 필두로 통합운동을 시작한 건 민주통합당에 시민정치 네크워크를 탑재하자는 것이었는데 그게 안 됐으니 나는 나대로 그걸 밖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어차피 지금 상황을 보면 (야권은) 재편될 수밖에 없다. 재편의 시기가 언제냐가 관건이지. 지금도 통탄스러운 것은 2010년 12월에 민주통합당을 만들고 1년간 네트워크를 안착시킨 상태에서 4.11 총선을 맞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너무 늦어져버려서 당을 정비할 시간 없이 1월 15일에 지도부 뽑고 곧바로 4월 11일 총선, 12월 대선을 치렀다. 이대로 또 당을 정비하지 못한 채 내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을 치른다? 이대로?

혹자는 대선 10년 주기설을 말하면서 저쪽(새누리당)은 후보군도 없다 등등 낙관론을 펴지만 2016년 총선에서 지면 대선도 꽝이다. 그렇다면 현재 (야권의) 재편은 빠를수록 좋다. 지금 구조에서는 2014년 지방선거 어떻게 할 건지 정말 난감하다. 그러나, (야권의) 재편은 된다. 아니 될 수밖에 없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요구를 빨리 조직화 해야 한다."

- 현재는 어떤 모색을 하고 있나.
"대선 때 함께 활동했던 시민캠프 사람들이 모여 새정치시민포럼을 만들었다. 대선 때도 시민캠프는 온오프결합 네트워크 정당으로 가는 길에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런데 대선에선 실패했고, 시민캠프는 해체해야 했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가기에는 민주통합당이 준비가 안 돼 있었고 오히려 퇴행해 버렸다. 그래서 시민캠프는 해체됐지만 새정치시민포럼으로 시민정치네크워크를 형성해갑시다,라고 합의하고 홈페이지 등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 새정치시민포럼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
"시민정치네트워크로 활동할 예정이다. 온라인에서 어떤 네트워크를 만들어갈 것이냐, 이것은 원래 민주통합당이 했어야 했던건데 그냥 밖에서 우리가 하련다. 민주당과는 크게 재편할 때 그때 합류하겠다."

"민주당 지지도 40%대로 높여야...광범위한 세력 함께하는 활동 펼치겠다" 

- 또 다른 정당의 신호탄을 쏴 올리는 건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세력, 민주당 밖의 민주세력, 20~30대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형성된 자유주의 진보세력이 모두 같이 가야 한다. 이들이 같이 가는 것을 촉진하기 위한 활동이지 이 자체를 정당화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아무리 높게 쳐도 준정치결사체지 정당은 아니다. 현재 10%대로 떨어진 민주당 지지도를 어떻게 40%대로 높일 것이냐 하는 데 관심이 있다. 이것은 위에 언급한 세 덩어리의 온전한 결합만이 가능하게 한다. 돌이켜보면 민주통합당이 가장 지지율이 높았던 때가 1.15 전대 때다. 이때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을 약 8%앞섰다. 바로 딱 고 지점을 가야 한다."

-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시민정치네트워크를 형성하자는 것으로 합의가 돼 있다. 일종의 캠페인이 앞설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발의제도를 도입하자, 혹은 국민소환제도를 확대하자 등등의 캠페인이 될 것이다. 그러면서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해나갈 것이고 또 다른 하나의 접근은 협동조합운동이다."

- 정치와 경제 투 트랙으로 움직이게 되나.
"새누리당의 뿌리는 공화당이다. 50년 된 정당이니 그 조직이 관변단체에 민간단체까지 피라미드 구조로 돼 있다. 활동인자들은 점조직 같이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수천개의 카톡방을 열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웬만한 차이는 그냥 넘어간다. 박근혜 후보에게 공천독재를 허용하지 않나. 그들은 권력과 돈을 나누는 구조로 움직인다.

민주진보는? 역사발전에 기여했다는 기쁨과 보람을 빼고는 남는 게 없다. 대체로 선거과정에서만 자원봉사로 참여했다가 돌아가는 구조다. 그러나 앞으로는 민주진영의 공동체에 참여했더니 좋더라, 경제적인 이득도 있고, 사회적 보람도 있더라 이런 걸 경험해야 한다. 그래야 평시에도 이 공동체 안에 남아 있다. 그 방법이 협동조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 일을 박원순 시장이 다 하고 있다. 트위터로 시민과 직접 소통하면서 마을공동체와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등을 활성화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민주진영이 한편에서는 그런 활동도 해야 한다."

- 국민의 명령으로 야권통합운동을 벌였는데 새정치시민포럼과는 어떤 관계가 되나.
"새정치시민포럼은 국민의 명령이 추구해왔던 것의 업그레이드 확대판이다. 국민의 명령운동을 3년 전 시작했는데 그 사이 시민정치네트워크에 대한 인식의 공유는 상당히 돼 있고, 또 문재인 후보 시민캠프에서 모여 활동도 해봤다. 그러니 3년 전보다는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민사회활동을 오래 해온 분들도 많이 결합해 있기 때문에 그때보다는 훨씬 쉬울 것으로 예상한다."

- 지난 3년간 노력해온 야권통합운동을 평가한다면.
"좌절이다. 그러나 의미 있는 진전은 이뤘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민주통합당이 '모바일 싫어!' 라고 하지만 우리 모두는 민주당이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안 된다는 것을 다 안다. 국민 속에 뿌리내린 생활밀착형 정당, 이걸 어떻게? 바로 온오프라인네트워크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다 안다."

"문재인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전대가 다가올수록 잠이 안 오기 시작했고, 3일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아침에 트위터에 딱 올리고 전화를 딱 끈 채로 고봉산에 갔다. 물 한 병 들고 혼자서 세 시간동안 등산했다. 물론 나의 탈당을 두고 친노 탈당이라고 몰아칠 거라고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어쩌겠나. 내가 아무리 시민참여확대파라고 해도 믿어주겠나. 세 시간동안 산속을 걸으면서 진짜 많이 한 생각은 이 판을 정말 떠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였다. 그런데, 없더라고. 후후. 시민정치네트워크가 있어야 (야권의) 재편도 빨라질 수 있다는 확신만 생겼다."
 "문재인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전대가 다가올수록 잠이 안 오기 시작했고, 3일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아침에 트위터에 딱 올리고 전화를 딱 끈 채로 고봉산에 갔다. 물 한 병 들고 혼자서 세 시간동안 등산했다. 물론 나의 탈당을 두고 친노 탈당이라고 몰아칠 거라고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어쩌겠나. 내가 아무리 시민참여확대파라고 해도 믿어주겠나. 세 시간동안 산속을 걸으면서 진짜 많이 한 생각은 이 판을 정말 떠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였다. 그런데, 없더라고. 후후. 시민정치네트워크가 있어야 (야권의) 재편도 빨라질 수 있다는 확신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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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별다른 선택지 없어... 국민참여확대 방향으로 가야"

- 안철수 의원 쪽과는 어떤 관계를 설정할 계획인가. 
"안철수 의원도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새정치선언 약속을 지키려면 국민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안 의원은 민주당 전통 지지자+민주당 밖의 민주세력+2030 젊은 자유주의적 진보 사이에 떠오른 분이다. 결국 이 세 덩어리가 같이 가도록 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새누리당으로 갈 게 아니라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 시민으로서 안철수세력은 분명 존재한다. 그 세력과 민주당, 시민들이 모두 함께가야 한다. 새정치시민포럼은 모두 함께 가는 것을 촉진하는 것이지 어느 한편에 서는 것은 아니다."

- 이번 전대 결과 친노가 몰락했다는 평가들이 줄을 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의 탈당 소식을 두고 언론은 '친노 핵심 탈당'이라고 썼다. 굳이 규정한다면 나는 시민참여 확대파다. 시민참여확대파로서 민주통합당에 합류했다. 그런데 그걸 파기했기 때문에 탈당한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국민 속에 뿌리박은 혁신된 정당을 만든다면 그 누구라도 좋다.

한국의 보수는 돈의 99% 모든 권력의 99%를 갖고 있지만 우리 민주진보는 시민의 숫자뿐인데 다 뭉쳐서 보수와 맞붙을 뭔가를 만들어내기 전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서 (탈당을) 한 것이다. 그런데 친노 핵심 탈당? 맘대로 불러라. 이번 기회에 친노가 몰락했다니 거참 되게 반가운 현상이다. 그놈의 친노 프레임 때문에 민주통합당이 작동되지 못했다.

친노 프레임도 결국은 조선일보가 다 만들어놓은 프레임이다. 지난해 1.15 지도부 선출 이후 선대본에 못 들어간 사람이 유일하게 나다. 이유는? 친노라서 안 돼. 그래? 그럼 난 트럭 타고 다닐래 해서 유세 다닌 거다. 친노 프레임 때문에 꼼짝 못하는데 계속 이걸 왜 쓰고 있냐? 나는 시민정치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일을 할 것이다.

민주당도 당장은 아니겠지만 결국에는 국민참여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당내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이제 시민참여파를 만들어라. 그걸 만드는 게 당연한 순서다."

- 신임 김한길 대표가 제일 먼저 추진해야 할 혁신과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탈당한 내가 무슨 말을. 여하간 나는 이제 당을 나왔기 때문에 내 일을 충실히 하겠다. 김한길 대표는 많은 구상을 했을 테니까 잘 하시길 바란다. 특히 뭘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뭐 이런 말은 할 게 없다."

- 룰 자체가 문제였다고 비판했는데, 그렇다면 그 룰로 뽑힌 사람도 문제라고 생각하나.
"다수의 의견으로 룰을 정했고 당시 내가 끝까지 반대했지만 (김한길지도부는) 다수결로 선택된 체제다. 그러니 그 체제는 인정해야 한다. 다만 다수결로 선택한 그 룰 자체가 퇴행이었고 또 치명적 실수였다는 것을 민주당이 빨리 깨닫길 바란다."

- 정계은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계은퇴는 아니다. 정당인에서 다시 운동가 겸 배우로 돌아온 것이다. 2010년 국민의 명령을 시작할 때도 운동가 겸 배우였고 지금도 그렇다. 실은 얼마 전 장준환 감독 영화에 딱 하루 촬영했다. 전대 앞두고 머리가 너무 복잡했는데 그 인물에 확 빨려 들어가서 촬영했는데 너무너무 행복했다. 정말 배우만 하면서 살고 싶은데 이게 운명이지 뭐. 앞으로도 나는 영화로 가끔 행복하고 가끔은 의무 때문에 움직이면서 그렇게 섞어서 살게 될 것이다.

새누리당에서 그렇게 공격하더라. 배우 하지 왜 정치권에 왔냐? 배우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배우를 하지. 저축은 얼마 없지만 한때 잘나가던 배우였는데 배우로 왜 못 살겠냐. 얼마 전 KBS 드라마에 명계남씨가 나오는 거 봤다. 박근혜정부는 MB처럼 천박하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다."


태그:#문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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